출산율 계속감소 유럽 ‘발 동동’
        등록일 2002-06-08

        “더 많이 낳으라, 직장도 다녀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요즘 출산율 높이기와 여성노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파이
        낸셜 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15개국의 평균 출산율은 1960년대 초반 2.75명이었으나 70년대 들어
        급락,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2000년 출산율은 1.53명으로
        2.06명의 미국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출산율은 여자 1명이 일생동안 낳는
        아기들의 평균 숫자이며 전문가들은 사고사 등을 감안할 때 2.0을 조금 넘어야
        한 세대가 제대로 계승될 것으로 본다.

        지난 2000년 EU는 1백만여명의 인구증가를 기록했지만 이중 이민자가 68만명으로
        전체 증가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EU는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2023년쯤 EU의
        전체인구가 최고조에 달한 뒤 2050년쯤 현수준으로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은 이 때문에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을 이민노동자에 의존해왔으나 앞으로는
        이민을 억제하는 대신 출산율을 높이고 여성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보수세력이 집권한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제2의
        베이비 붐이 조성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3세 이하의 아기를 둔 직장여성에 대해 아기 1명당 1,200유로의
        세금혜택을 주도록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보육원을 증설하고 젊은 부부에게 집장만을 위한 보조금 지급을 검토
        중이다. 이탈리아는 이미 보육수당을 2배로 늘려 매년 516유로를 지급하고 있다.

        핀란드는 20여년 전부터 보육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11개월의 보육휴가도 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보육수당을 올려 어린이 1명당 매년 120유로를 지급
        하고 있다.

        스웨덴은 1990년 2.14의 출산율로 세대계승을 위한 최소치에 이르렀으나 10여년이
        지난 2001년 1.57로 뚝 떨어졌다. 스웨덴 정부는 올 1월 보육보조금을 올려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민자들의 출산율이 비교적 높아 EU 15개국의 출산율을 그나마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노동력 부족이 유럽경제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
        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이에 아랑곳없이 반(反)이민 극우파가 득세하고 있으며
        오는 21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는 국경수비대 창설 등 강력한
        불법이민 대책이 강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