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9월 원고] 네덜란드 : 시간선택제 그리고 가족 친화적 근로문화 정착을 통한 일·가정 양립
        등록일 2016-11-17

        [해외통신원 9월 원고] 네덜란드

         

        시간선택제 그리고 가족 친화적 근로문화 정착을 통한 일·가정 양립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네덜란드는 여성 고용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워킹맘의 일·가정 양립이 잘 실천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겠으나, 특히 파트타임제라 불리기도 하는 시간선택제, 그리고 가족 친화적 근로문화 두 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OECD에서 매년 발표하는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나은 양질의 삶을 측정하는 지표들 중 일·가정 양립 부분에서 2016년 네덜란드가 10점 만점에 9.4점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 네덜란드는 여성 고용률이 OECD 회원국 평균인 57.5%에 비해 12.4% 높은 69.9%에 이르며, 지난 20년간 네덜란드의 꾸준한 여성 고용률 증가에는 파트타임 근무제의 안정적 시행이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오늘날 네덜란드 내 파트타임 여성 근로자는 61%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워킹맘들이 많이 선택하는 일·가정 양립 방안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양질의 파트타임이라는 점이다. 네덜란드에서는 파트타임이 일반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와 동일한 권리 및 혜택을 지니며, 단지 근로자가 유연근무제의 일환으로서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시간선택제 근무를 한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네덜란드에서는 20161월부터 기존 근로시간법(Wet Aanpassing Arbeidsduur)이 유연근로시간법(Wet flexibel werken)으로 그 이름과 내용이 일부 개정되었다. 그 중 하나는 근로자가 본인의 근로시간 및 장소 조정에 대해 고용주로부터 허용받는 것이 보다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근로간 및 장소 조정 요청은 고용 후 1년 뒤부터 요청이 가능했던 것이 6개월로, 요청기한은 적용 희망 일자 기준 4개월 이전에서 2개월 이전으로 단축되었다. 그리고 고용주는 보안, 업무 일정, 재정 등의 문제와 같이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의 요청에 동의해야 한다.

         

        네덜란드 내 일·가정양립에 있어 살펴볼 주요한 부분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가족 친화적 근로문화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주 50시간 이상, 즉 장시간 일하는 근로자 비율이 0.4%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평균이 13%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괄목할만한 수치이다. 그리고 일·가정 양립 문제를 비단 여성근로자에게만 부여하지 않는 근로문화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Papa Dag" 이라고 불리는 단어가 있는데, 직역하면 "아빠의 "이다. 이는 1년에 한번 찾아오는 기념일이 아니다. 무급출산휴가의 일환으로서, 최대 약 26주에 걸쳐 아버지인 남성근로자가 주 4일 근무를 하고 하루 자녀들과 간을 보내는 날을 의미한다. 이러한 근로문화를 통해 아버지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며, 나아가 일·가정 양립은 자연스럽게 부모 양측에게 주어지는 과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서는 평일에 아이들과 한가롭게 공원이나 식료품점, 길거리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남성들을 정말 흔하게 마주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네덜란드의 정책이 남녀 일·가정 양립에 있어 만능 해결비법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OECD Better Life Index에서도 여성의 파트타임 근무제는 승진 또는 여성이 교육 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 역시 존재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또한 두 자녀의 워킹맘이 파트타임으로 근무할 경우, 근무 시간이 짧은 만큼 다른 전일제 여성 근로자에 비해 평균적으로 절반 이하의 소득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 정부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다보니, 재정적 독립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과 고위급 의사결정직에 오르는 여성 비율이 낮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여성 고용률 그리고 높은 수준의 일·가정 양립에 있어 네덜란드가 성공사례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양질의 시간선택제 이행, 가정 및 개인의 삶을 배려하는 가족 친화적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료 출처

        Government of the Netherlands Website,

        https://www.government.nl/topics/gender-equality/contents/womens-labour-force-participation (접속일: 2016919)

        Loyens & Loeff, New Dutch flexible work legislation, Lexology (December 14, 2015),

        http://www.lexology.com/library/detail.aspx?g=59e9aaf0-5542-42d5-a2ed-15dd287a8cbd (접속일: 2016919)

        OECD Better Life Index Website,

        http://www.oecdbetterlifeindex.org/topics/work-life-balance/ (접속일: 2016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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