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3월 원고] 유럽의회 : 유럽의회 의원의 성차별적 발언이 빚어낸 논란
        등록일 2017-04-27

        유럽의회 의원의 성차별적 발언이 빚어낸 논란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EP)는 오랜 기간 양성평등을 목표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3월 1일, 그 유럽의회 공식 석상에서 매우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바로 성별 임금격차 문제와 정책적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던 중, 유럽의회 소속 폴란드 극우 정치인 야누쉬 코르빈-미케(Janusz Korwin-Mikke)의 연설이다. 그는 여성이 남성보다 소득이 적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하고(weaker), 작고(smaller), 그리고 덜 똑똑하다(less intelligent)는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에 덧붙인 다음 발언은 더욱 놀랍다. “국제 체스(chess) 상위랭킹 100위권 안에서 여성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십니까?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에 격분한 스페인 대표 의원 이라지 가르시아-페레스(Iratxe Garcia Perez)는 바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당신 논리대로라면 여성인 나는 유럽의회 의원으로 앉아있을 자격도 없어 보이겠네요. 바로 당신 같은 남성들로부터 유럽 내 여성들을 보호하고 대변하기 위해 내가 여기 있는 겁니다!" 이 사건 직후, 유럽의회 여성 의원들 일부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의 가치 자체를 떨어뜨리는 발언이다," "용납될 수 없다. 여성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치는 위험한 관점이다." 등 그의 발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럽의회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입법 기관으로서, 각국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각 28개 (영국 공식 탈퇴 시 27개 예정) 회원국별 의원수가 최종적으로 할당된다. 위와 같은 야누쉬 의원의 발언은 국제사회에서 양성평등의 담론 형성, 가이드라인 논의, 정책 토론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유럽의회 전반의 명성에 반하는 언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그동안 성차별주의적(sexist) 발언으로 논란이 되어왔다. 예를 들면 여성은 남성을 따르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여성은 투표할 권리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2015년에는 과거 나치식 경례 행동을 취해 의회에서 정직된 적도 있다. 그리고 이민정책에 대한 토론 중에는 이민자들을 일할 생각 없이 복지혜택만 누리려하는 '인간 쓰레기(human garbage)'라고 불러 큰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 결국 약 3천유로의 벌금과 10일 정직을 받은 경우도 있다. 유럽의회측은 그의 성차별적 발언 직후 내사에 착수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여부 및 그 수위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약 열흘 뒤, 유럽의회는 10일간 유럽의회 내 활동 정지, 30일간 의원수당 지급 정지, 1년간 의회 대표자 자격 박탈한다는 징계를 발표했다.
        유럽의회 의원은 회원국 시민들에 의해 직접선거로 선출된다. 여느 의회가 그러하듯, 유럽의회도 극우 성향에서 급진적 성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수많은 가치관과 관점이 충돌하기도 하고, 토론과 협의가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의회이다. 한 개인 의원의 성차별적 발언이 유럽의회 전체를 대신한다고 볼 수 없겠으나, 여성을 남성보다 지적능력이 떨어지고 약하다고 인식하는 의원이 유럽의회 공식석상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운 사건이었음이 분명하다. 위와 같은 성차별적 관점을 가진 의원이 한명이 아니라면, 과연 그런 의회에서 양성평등을 위한 적절한 법안 및 정책을 쉽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 참고자료

        □ Helena Horton and Matthew Day (2017), "European Parliament in sexism storm as lawmaker says women are too 'small, weak and unintelligent' for equal pay,” The Telegraph, 2017년 3월 3일자,
        http://www.telegraph.co.uk/news/2017/03/03/european-parliament-sexism-storm-lawmaker-says-women-small-weak/ (접속일자: 2017년 3월 12일)
        □ Jon Sharman (2017) "Polish MEP suspended without pay for saying women should be paid less because they are 'weaker and less intelligent,” 2017년 3월 14일자, http://www.independent.co.uk/news/world/europe/polish-mep-suspended-for-sexist-speech-european-parliament-janusz-korwin-mikke-a7629066.html (접속일자: 2017년 3월 20일)
        □ "Polish MEP insists 'women must earn less' in sexist tirade," Euronews 2017년 3월 2일자, http://www.euronews.com/2017/03/02/polish-mep-insists-women-must-earn-less-in-sexist-tirade (접속일자: 2017년 3월 12일)
        □ "Women should be paid less as they’re ‘smaller, weaker, less clever'? Polish MEP," RT, 2017년 3월 3일자, https://www.rt.com/viral/379264-eu-parliament-sexism-outrage/ (접속일자: 2017년 3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