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해외통신원 5월 원고] 영국_여성평등당, 그리고 다가오는 6월 총선
        등록일 2017-08-03

        여성평등당, 그리고 다가오는 6월 총선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다음 달 8, 영국에서는 조기 총선이 실시될 예정이다. 원래대로라면 차기 총선은 2020년 예정이었으나, 테레사 메이 (Theresa May) 총리의 제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다음달 8일 치르게 되어 영국의 언론과 시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 선거는 하원의원(House of Commons 또는 Member of Parliament, MP)을 선출하는 것으로, 소선거구제로서 선거구별 최다득표자인 1명씩을 선출하는데 그 수가 총 650명에 이른다.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 오늘은 여성평등당 (Women's Equality Party, WEP)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여성평등당은 현재 영국 의회 내 단 1개의 의석도 갖지 못한 원외정당이며, 보수 또는 진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초당파적 성향을 표방하고 있다. 기자 및 작가였던 캐서린 메이어 (Catherine Mayer)와 방송인 샌디 토크스빅(Sandi Toksvig) 두 여성이 2015년 런던에서 매년 개최되어온 세계여성페스티벌(Women of the World Festival)에서 공론화된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창당했다. 여성평등당은 "여성의 평등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며, 평등이란 보다 나은 정치, 보다 활발한 경제, 남녀 모두의 재능이 발휘되는 인적자원, 보다 나은 사회를 의미한다"라는 점을 당의 기조로 삼고 있다. 여성평등당은 남녀 동등한 정치 및 경제 분야 진출, 동일노동 동일임금, 여성대상 폭력 철폐 등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보다 거시적인 정책 면에서는 EU와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영국의 유럽평의회 일원으로서의 지위 유지, 인권 및 양성평등을 담보하는 무역 및 이민제도 구축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군소정당이긴 하나, 여성평등당은 꾸준히 활동해 왔으며 이번 총선에서는 당 대표인 소피 워커(Sophie Walker)가 출마할 것임을 공표하였다. 사실 워커는 작년 영국시장 선거에도 후보로 출마한 바 있지만, 2% 정도의 득표율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번 총선에서 그녀가 출마하기로 한 곳은 쉬플리(Shipley) 지역인데, 2005년부터 Shipley 지역구를 대표해온 보수주의적 토리당(Tory Party) 필립 데이비스 (Philip Davies) 의원과 맞서게 되었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는 벌써부터 여성, 또는 여성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놓고 대립각이 형성되었다.

        워커 당 대표는 데이비스 의원이 올해 초, ‘여성대상 폭력·가정폭력 방지 및 철폐에 대한 유럽평의회 이스탄불 협약 (Council of Europe Convention on preventing and combating violence against women and domestic violence)’ 비준 법안통과에 반대하고자 약 90분 넘게 필리버스터 연설을 하여 의사진행 절차를 지연시켰다는 점, 그의 과거 발언 등이 여성비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전에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데이비스는 "국가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2/3가 여성이지만 동시에, 남성도 1/3를 차지하는 '소수(minority)'"라고 표현하였다. 이어 이스탄불 협약은 비단 가정폭력 뿐만 아니라 모든 유형의 폭력을 포괄하는데다, 사실 남성은 여성보다 폭력의 피해를 입을 확률이 2배가량 높다고 하며, "피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해야하고 모든 법안은 성 중립적(gender neutral)이어야 한다." 주장했다. 데이비스는 의회 내 여성 및 평등 위원회Women and Equalities Committee’ 위원으로도 활동 중인데, ‘여성이라는 단어를 빼자고도 주장해 왔. 이전에는 여성주의(feminism)에 열광하는 자들이 바라는 건 여자들이 케이크 만들어서 그거나 먹길 바라는 것이다.” 라고 발언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현재 영국은 여성 총리를 두고 있으며, 의회에서는 하원의원 650명 중 여성의원은 191명으로, 29%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의 정치 분야 진출도 활발하고 양성평등 정책 추진에 큰 문제가 없다고 일반화 할 수 있을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당 또는 의원 개인의 양성평등에 대한 관점이 지속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르는 의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영국 총선에서 여성평등당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 Ajay Nair (2017), "Anti-feminist Tory MP clashes with Women's Equality Party leader - who wants to OUST HIM," 2017424일자,
        • http://www.express.co.uk/news/uk/795669/Philip-Davies-clashes-with-Women-s-Equality-candidate-sophie-walker-Istanbul-Convention (접속일: 201757)
        • BBC News (2017), "General election 2017: Women's Equality Party leader to challenge MP Philip Davies," 2017423일자, http://www.bbc.com/news/uk-politics-39683982 (접속일: 201757)
        • Sarah Ann Harris (2017) "Philip Davies Claims Men Are A Minority Because Fewer Of Them Suffer Domestic Violence," 2017424일자, http://www.huffingtonpost.co.uk/entry/philip-davies-sophie-walker-shipley-general-election-2017_uk_58fdb27fe4b06b9cb917f3f8 (접속일: 201757)
        • Women’s Equality Party 공식웹사이트, http://www.womensequality.org.uk/ (접속일: 20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