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로아워 계약은 여성고용의 질을 더욱 악화시켜 [The Conversation]
        등록일 2018-07-31

        영국에서는 제로아워 계약이 증가하고 있음. 제로아워 계약은 정해진 노동시간 없이 임시직으로 계약을 한 뒤, 일한 만큼 시급을 받는 노동 계약을 뜻함. 제로아워 계약은 유연성으로 인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근로자들이 자신의 근로시간을 주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었기 보다는 고용주들에게 유리해서, 제로아워 계약을 맺은 근로자들은 해고되거나 일을 제공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약에 제시된 유연성의 대가로 낮은 급여를 받아들이고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디고 있음. 도리어 파트타임(part-time)보다 못한 근로 조건 때문에 노예 계약으로 통함.

        제로아워 계약은 특히 여성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짐. 첫째, 제로아워 계약은 숙박·식품산업, 보건, 사회복지, 소매업 등 여성이 다수인분야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반면, 남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술 등의 분야에서는 제로아워 계약이 거의 없음. 둘째, 여성들은 육아, 학업, 그 밖의 다른 돌봄 책임 때문에 유연한 일을 찾고 있는데, 여성들이 찾는 이러한 유연한 일들은 주로 제로아워 계약의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음. 셋째,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제로아워 계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주가 제시한 제로아워 계약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계약을 하게 되는 것임. 포셋 소사이어티(Fawcett Society)의 연구(2014년 통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들 14%가 제로아워 계약을 맺고 있으며, 제로아워 계약을 맺은 여성들 중 40%는 그 일이 그들이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고, 61%는 다음에 일을 제공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일을 거절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음.

        이렇게 제로아워 계약은 여성고용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생산하는 여성고용 관련 통계자료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움.

        2017년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정규직·파트타임 근로자의 성별임금격차는 18.4%로 나타났으나 이 데이터에는 제로아워 계약을 맺고 있는 여성들의 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음. 만약 제로아워 계약을 맺고 있는 여성들의 수가 포함되었다면 성별임금격차는 더 커졌을 것임. 2017년 도입된 성별임금격차 규정은 250명 이상의 근로자를 보유한 기업들에게 연간 성별임금차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규정에 따르면 제로아워 계약을 맺은 근로자들은 고용인으로 간주되지 않음. 제로아워 계약을 맺는 근로자 구성에서 여성이 54.7%로 남성보다 더 많은데, 공식적인 성별임금격차 보고서에서 빠져있음. [The Conversation, 201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