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회, 50인 이상 중소기업도 남녀 임금 격차 공개 요구
황수영 브리스톨 대학교 공공정책 석사과정
- 영국 국회의원들이 ‘50인 이상 고용한 중소기업들도 2020년부터 성별 임금 격차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한 이들은 비즈니스 에너지 산업전략 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다. 8월 2일 발표한 위원회 보고서인‘제13차 성별 임금 격차 보고서(13th Report - Gender pay gap reporting)’를 통해 “정부의 이번 입법은 평등법을 준수하는데 실패했다. 정부는 이 실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위원장인 레이첼 리브스 국회의원은 올해 4월 처음 발표된 기업의 성별 격차 자료를 인용하며 "남녀 임금 격차가 40% 이상 벌어진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대기업 중에서 여성의 중위임금(median earnings: 전체 근로자 중 임금을 기준으로 50%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곳은 라이언 에어(71.8%)였다. JP 모건이 54%로 2위에 이름을 올렸고, Capita Resourcing Limited(50.8%)와 Clarins(UK) Limited(49%)가 그 뒤를 이었다.
- 지난해 평등법 2010(the Equality Act 2010, Specific Duties and Public Authorities)을 통과시키면서 규정에 성별 임금 격차 신고(gender pay gap reporting) 의무 조항이 삽입되면서 영국 정부는 올해 4월부터 250인 이상 고용한 대기업을 대상으로 남녀 임금 격차를 정부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는 법을 시행했는데, 중소기업엔 이 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법의 대상 범위를 넓혀 노동 시장 전반에 얼마나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서, 이후 해당 법이 개정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 비즈니스 에너지 산업전략 위원회는 또한 몇몇 기업들이 제시간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들면서, 정부 입법 과정에서 남녀 임금 격차 정보를 늦게 제출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법을 따르지 않은 기업에 대한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일부 기업들이 필수 정보를 누락시키거나 마감에 맞춰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 실제 담당 부처인 평등인권위원회(The Equality and Human Rights Commission)에 따르면 1,456개 기업이 마감에 맞춰 자료를 내지 못했다. 제출 마감 6주 전에도 영국의 500대 기업 중 7%만 자료를 제출했으며, 1,691개 기업이 관련 자료를 늑장 제출하였다. 또한 일부 기업은 초기에 잘못된 자료를 제출했다가 정부가 수정본을 다시 요구하는 등 법 시행 초기에 여러 가지 혼선이 발생했다. 이에 비즈니스 에너지 산업전략 위원회는 보고서는“평등법이 자료를 미비하게 제출하거나 제시간에 자료를 내지 않는 기업에 대한 처벌 조항을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arliament UK(2018) “13th Report - Gender pay gap reporting”(접속일자, 2018년 8월 13일) https://publications.parliament.uk/pa/cm201719/cmselect/cmbeis/928/92802.htm
- Government UK(2018) “Gender pay gap data”(접속일자, 2018년 8월 13일) https://gender-pay-gap.service.gov.uk/
- The Guardian(2018) “Smaller firms should have to report gender pay gap MPs say”(접속일자, 2018년 8월 13일)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8/aug/02/smaller-firms-should-have-to-report-gender-pay-gap-mps-sa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