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작년부터 가족휴직제도 확대 시행
        등록일 2023-02-01

        핀란드, 작년부터 가족휴직제도 확대 시행

        곽서희, 에라스무스 로테르담 대학(Erasmus University Rotterdam)
        국제사회과학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of Social Studies) 객원연구원
         
        ○ 핀란드 정부는 2022년 8월 1일부터 확대 개편한 가족휴직제도(family leave)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족휴직 제도 개혁이 이루어지면서 고용계약법(Employment Contracts Act) 내 가족휴직 내용 관련 조항도 개정되었다. 여기서 지칭하는 가족휴직은 자녀 출산과 가족 돌봄 전반과 관련 있는 다양한 휴직들을 포괄한다. 본고에서는 작년 하반기 도입된 핀란드의 가족휴직제도를 개괄해보면서 어떤 부분에 변화가 있었으며, 그 특징은 무엇인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 핀란드 가족휴직은 출산휴가, 특별출산휴가, 육아휴직 뿐만 아니라 3살 이하 자녀 전일제(full-time) 돌봄 휴가, 10살 이하 자녀가 갑작스럽게 아픈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최대 4일간의 자녀 병가, 가족 구성원의 질병이나 사고로 돌봄이 불가피한 경우 주어지는 임시돌봄휴가를 포함한다. 그리고 이번에 제도 확대 개편에 따라 새로운 비공식 돌봄휴가도 추가되었는데, 자녀가 아니더라도 피고용주와 같은 가구 내 구성원이 돌봄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한 경우 피고용주가 1년에 최대 5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해당 휴가는 비공식 돌봄휴가로서 피고용주가 법적으로 해당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절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고용주와 피고용주간 합의에 따라 세부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 이번 육아휴직제도 개혁은 크게 다음 세 가지 목표를 토대로 진행되었다. 첫째, 부모가 동등하게 가족 관련 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자격 부여 및 돌봄 의무 분담, 둘째, 직장 내 가족 관련 휴직으로 인한 차별 철폐 및 평등 촉진, 셋째, 성별임금격차 감소다. 이와 같이 개정된 가족휴직 제도는 자녀 출산 예정일이 9월 4일부터인 가구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 사회보험청(Social Insurance Institution of Finland, Kela)은 가족휴직 관련 급여 제도 이행 전반을 관할하고 있는 기관이다. 대개 피고용주의 출산 또는 가족돌봄 관련 휴직 사용 시, 고용주가 첫 몇 주간의 급여를 지급한다. 하지만 가족휴직 급여 액수나 기타 세부사항은 피고용주의 단체노동협약(collective agreements) 세부규정이나 근로 계약 유형에 따라 상이하다. 
        ○ 우선 임신한 피고용주에게는 40일간의 출산휴가가 주어진다. 유급 휴직으로, 출산휴직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보통 출산 예정일 30-50일 전부터 사용할 수 있고, 늦어도 예정일 14일 전부터는 사용해야 한다. 만약 자녀나 임산부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 특히 작년 법 개정으로 확대된 육아휴직은 부, 모 양측에게 각 160일씩 동등한 기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부모 양측을 합하면 총 320일이다. 육아휴직은 유급으로, 부모는 사회보험청(Kela)에 휴직 급여를 신청하면 된다. 자녀가 태어나면 부모는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부모 양측 모두에게 사용 자격이 주어지나, 한 번에 부 또는 모 한 명만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단, 출산 또는 육아휴직의 일부인 18일간은 부모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 그리고 본인에게 주어진 160일의 육아휴직 기간 중 최대 63일은 배우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부 또는 모 측이 혼자 총 320일을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은 자녀가 2세가 될 때까지 최대 4회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데, 1회에 최소 12일은 사용해야 한다. 또한 육아휴직은 시간제(part-time)로 분할 사용 할 수도 있다. 
        ○ 자녀가 2세가 될 때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나서도 필요시에는 자녀가 3세가 될 때까지 자녀돌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자녀돌봄휴직 역시 최대 4회에 나눠 사용할 수 있으며, 1회에 최소 한 달은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고용주와 피고용주의 합의에 따라 자녀돌봄휴직 기간은 더 길거나 짧게 유동적으로 변경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자녀돌봄휴직 또한 시간제로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자녀가 학교 2학년을 마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부모가 계속 일하면서도 자녀돌봄에 일정 시간을 쓸 수 있는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 이번 가족휴직제도 개혁은 다양한 정부 및 비정부 이해관계자들이 정책 논의를 통해 발전시킨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 하다. 다자실무그룹이 조직되었는데, 사회보건부(Ministry of Social Affairs and Health)의 주도하에 교육문화부, 재정부 등 관계 정부부처 뿐만 아니라 기업 연합, 고용주 연합, 피고용주 연합 등 해당 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관들도 참여했다.
        ○ 헬싱키타임즈(2022)에 따르면, 사회보험청(Kela)에서 급여지급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담당자는 "새롭게 확대된 가족휴직제도 혜택 지원이나 관련 절차가 다소 촉박하게 진행되기는 했으나, 대체로 잘 진행되었다. 당국은 이미 2021년 말, 해당 제도 개혁에 관해 미리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미 새로운 가족휴직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양도 가능한 유급 육아휴직 일수에 대해 문의해 오는 남성(아버지)들이 있다는 점도 밝혔다.
        ○ 핀란드 정부는 이번 가족휴직 제도 개편으로 국민들이 가족 관련 휴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보다 폭넓은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임신, 출산 및 육아 관련 휴직제도가 시행 중인데, 꾸준히 사회 현황과 수요에 따라 세부 내용들이 개정되어온 만큼, 향후 관련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이번 핀란드 사례도 긍정적으로 참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Helsinki Times (2022.7.30) "Family leave reform enters into force – benefits for both parents now open for applications", https://www.helsinkitimes.fi/finland/finland-news/domestic/21959-family-leave-reform-enters-into-force-benefits-for-both-parents-now-open-for-applications.html (접속일: 2023.1.21.)
        ■ InfoFinland.fi (2022.11.28) "Family Leave", https://www.infofinland.fi/en/work-and-enterprise/employees-rights-and-obligations/family-leave (접속일: 2023.1.21.)
        ■ Kela (2022.12.9) "Parental allowances when the estimated due date of the baby is on or after 4 September 2022", https://www.kela.fi/parental-allowances-after-4-9-2022 (접속일: 2023.1.23.)
        ■ Ministry of Economic Affairs and Employment of Finland (n.d.) "Family Leave", https://tem.fi/en/family-leave (접속일: 2023.1.21.)
        ■ Ministry of Social Affairs and Health (2022.12.20) "Reform encourages both parents to take family leave", https://stm.fi/en/reform-aims-to-encourage-both-parents-to-take-family-leave (접속일: 2023.1.21.)
        ■ The Local Austria (2022.11.16) "What is Austria’s Mutter-Kind-Pass and how is it changing?", https://www.thelocal.at/20221116/what-is-austrias-mutter-kind-pass-and-how-is-it-changing (접속일: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