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디지털 성범죄를 EU에서 가장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 제정
        등록일 2022-05-31

        아일랜드, 디지털 성범죄를 EU에서 가장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 제정

        임다혜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국제보건/보건정책학 박사과정

        ○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불법 촬영 및 불법 유포는 큰 문제이며, 이는 아동 성착취물 유포도 포함된다. 아일랜드에서도 여성과 아동의 불법 성착취물이 유포되는 사이트에 수백만 명이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큰 이슈가 되었다. 영국과 미국은 디지털 성범죄에 관한 처벌 규정과 피해자 보호에 대해 일찍이 논의한 국가들이다. 반면, 아일랜드는 영국과 미국에 비해 최근에 디지털 성범죄 관련 처벌 규정을 제정했으나,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 온라인 불법 촬영 및 불법 유포 처벌수위가 가장 강력한 나라이다. 아일랜드에서는 2020년 “학대, 유해한 소통, 그리고 관련된 가해에 관한 법안 (Harassment, Harmful Communications and Related Offences Act),” 일명 “코코법”이 국회의원 만장일치로 제정되었다. 아일랜드 전역에서 온라인 불법 촬영 및 불법 유포를 처벌하는 법 제정을 요구하는 청원서가 수 만명의 서명을 얻은 한 사건이 법 제정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본론에서는 해당 법안의 내용과 아일랜드 정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와 불법 촬영물 삭제에 관한 정책을 살펴본다. 
        ○ “학대, 유해한 소통, 그리고 관련된 가해에 관한 법안”의 내용
        - 아일랜드 노동당은 오랜 시간 온라인 학대, 괴롭힘,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와 같은 성착취물, 그리고 불법 촬영 및 유포를 형법상 처벌하는 법 제정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2017년이 되어서야 동의 없이 촬영물을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되었다. 2017년은 다라 퀴글리(Dara Quigely)라는 여성이 경찰이 불법으로 유포한 본인의 나체 영상으로 인해 자살한 사건이 있던 해이다. 다라 퀴글리(Dara Quigely)는 정신질환과 중독 증세로 인해 나체로 거리를 걷다가 경찰에 연행되었고, 해당 장면이 담긴 CCTV를 동행하던 경찰이 온라인에 불법 유포하였다. 해당 영상이 불법으로 유포된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다라 퀴글리(Dara Quigely)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가해자를 불법 촬영물 유포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없었다. 이후 2020년 12월, “학대, 유해한 소통, 그리고 관련한 가해에 관한 법안(Harassment, Harmful Communication, and Related Offences Bill 2017)”이 법으로 제정되었다. 해당 법안은 2018년 온라인 학대와 괴롭힘으로 인해 21세의 나이에 자살한 니콜 코코 폭스 (Nicole Coco Fox)를 기리는 뜻으로, “코코법(Coco’s law)”으로도 불린다.
        - 해당 법안에서 불법 촬영물은 사람의 나체 또는 성행위 장면이 담겼거나, 인체의 사적인 부위 또는 속옷으로 해당 부위가 가려진 사진 모두를 포함한 사진 및 영상을 말한다. 해당 법안은 다른 사람의 신체 일부를 합성한 “딥페이크(deep fake)” 영상물도 불법 촬영물로 간주한다. 불법 촬영물을 당사자 동의 없이 온라인 또는 어떤 방식으로든 유포를 한 경우에 불법 유포로 정의한다. 
        - “코코법”은 불법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한 가해자를 최초 유포자와 재유포자로 나누어 처벌한다. 최초 유포자는 불법 촬영물을 동의 없이, 그리고 악의를 가지고 유포한 자로 무한정의 벌금 그리고/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재유포자는 악의가 없더라도 불법 촬영물을 사용하거나 유포한 자를 말한다. 이들은 5천 유로(한화 약 676만 원) 이하의 벌금 그리고/또는 12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불법 촬영물의 당사자가 가해자의 전 애인일 경우,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로 간주하여 가중처벌에 처한다. 
        ○ 불법 촬영 및 유포 피해자 지원과, 불법 촬영물 삭제를 위한 정부 주도의 핫라인 운영
          - 온라인상에서 불법 촬영물을 목격했거나, 해당 촬영물의 피해자인 경우 아일랜드 정부가 주관하는 핫라인에 제보할 수 있다. 해당 핫라인은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에 관련된 모든 사건을 담당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하게 제보할 수 있다. 해당 핫라인은 아일랜드 정부, 법무부, 아동복지 기관, 그리고 온라인 서비스 기관이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익명의 제보자는 철저한 신변보호를 받는 동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해당 핫라인은 신고된 불법 촬영물을 온라인상에서 삭제하는 작업도 담당한다.
        - 핫라인으로 제보가 되면, 필요한 경우 아일랜드 경찰청에서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아일랜드 경찰서에는 부문별 보호 서비스 부서(Divisional Protective Services Unit)가 설치되어 있다. 해당 부서에는 성범죄 또는 불법 촬영물의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적절하고 민감하게 면담하여 조사할 수 있도록 특별히 훈련된 인력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해당 사건이 가정 폭력 및 데이트 폭력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위한 특별 상담 서비스도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다.
        - 아일랜드에서는 “코코법” 제정 이후  2021년 9월부터 2022년 2월 사이에 총 144건의 불법 촬영물 유포 사건이 핫라인에 접수되었다. 이들 중에서 74%의 피해자가 해당 불법 촬영물을 온라인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요청된 불법 촬영물 중에서 95%를 완전히 삭제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아일랜드 정부는 피해자들이 핫라인 제보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게 하고, 불법 촬영물 유포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유포된 촬영물의 완전한 삭제를 위한 노력 외에도 새로운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캠페인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참고자료>
        ■ 환경경찰뉴스 (2019.7.26.) “해외 주요국의 디지털 성범죄 제도적 대응 실태-II.영국” https://www.ep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0 (접속일: 2022.5.15.).
        ■ BBC News (2021.10.06.) “Dara Quigley: Irish minister apologises to family over CCTV leak” https://www.bbc.co.uk/news/world-europe-58815489 (접속일: 2022.05.18.).
        ■ Change.org (2020) “Make revenge porn a criminal offence in Ireland” https://www.change.org/p/irish-justice-department-make-revenge-porn-a-criminal-offence-in-ireland (접속일: 2022.5.15.).
        ■ Department of Justice (2021.9.2.) “Minister Hildegarde Naughton launches new campaign to combat sharing of intimate images without consent: victims can now report illegaly shared images” https://www.gov.ie/en/press-release/94e75-minister-hildegarde-naughton-launches-new-campaign-to-combat-sharing-of-intimate-images-without-consent/#:~:text=Launching%20the%20campaign%2C%20Minister%20of,emotional%20and%20mental%20health%20effects. (접속일: 2022.5.23.).
        ■ Department of Justice (2022.4.1.)“Intimate Image Abuse” https://www.gov.ie/en/policy-information/35bec-intimate-image-abuse/ (접속일: 2022.5.23.).
        ■ GOV.IE (2021.2.9.) “Minister McEntee marks Safer Internet Day by commencing Coco’s Law” https://www.gov.ie/en/press-release/706c9-minister-mcentee-marks-safer-internet-day-by-commencing-cocos-law/#  (접속일: 2022.05.18.).
        ■ Hotline.ie (2022)“Irish national centre combatting illegal content online” https://www.hotline.ie/home/ (접속일: 2022.5.18.).
        ■ Houses of the Oireachtas (2020.12.28.) “Harassment, Harmful Communications and Related Offences Act 2020” https://www.oireachtas.ie/en/bills/bill/2017/63/ (접속일: 2022.5.15.).
        ■ Human Rights Pulse (2021.2.23.)“Criminalising Online Sexual Abuse in Ireland: A Further Step Towards Ensuring The Protection Of Human Rights” https://www.humanrightspulse.com/mastercontentblog/criminalising-online-sexual-abuse-in-ireland-a-further-step-towards-ensuring-the-protection-of-human-rights (접속일: 2022.5.15.).
        ■ IrishCentral (2020.11.20.)“More than 40k sign petition to make revenge porn a crime Ireland” https://www.irishcentral.com/news/revenge-porn-ireland (접속일: 2022.5.15.).
        ■ POLITICO (2020.12.17.)“Ireland brings in tough laws on revenge porn and online bullying” https://www.politico.eu/article/ireland-brings-in-tough-laws-on-revenge-porn-and-online-bullying/ (접속일: 2022.5.16.).
        ■ RTE (2022.3.14.)“144 reports of intimate image sharing since September” https://www.rte.ie/news/ireland/2022/0314/1286328-image-sharing/ (접속일: 2022.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