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0대 기업들, 여성리더 비율 33% 넘겨
        등록일 2021-11-30

        영국 100대 기업들, 여성리더 비율 33% 넘겨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2016년부터 영국 기업들과 정부가 대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 27.7%였던 영국 100대 기업의 평균 여성 리더 비율이 2020년에는 36.2%로 증가하면서 원래 목표 수치였던 33%를 넘겼다. 본론에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의 100대,  250대 기업을 중심으로 여성 리더 비율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통계를 바탕으로 변화 추이를 살펴보도록 한다. 이와 함께 어떤 정책과 기업의 노력이 여성 리더 비율을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영국 100대 기업 평균 여성 리더 비율, 4년 만에 27.7%에서 36.2%로 증가 

        • 2021년 2월 ‘FTSE 여성 리더 리뷰 (FTSE Women Leaders Review, 이하 FTSE 리뷰)’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 250대 주요 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 증가 추이를 분석한 최종 보고서를 발간했다.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FTSE 리뷰는 영국 대기업에서 여성 리더 비율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기업 주도의 프로젝트다. 2016년 2월부터 영국 정부가 임명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인인 필립 햄프턴과 헬렌 알렉산더의 성을 따 햄프턴 알렉산더 리뷰 (Hampton-Alexander Review)라고도 한다. 영국 기업과 FTSE 리뷰에서 정의하는 여성 리더 (Women in Leadership)이란 기업에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집행위원회, 부사장과 같은 고위 임원진 (Executive Committee & the Direct Reports to the Executive Committee)에 소속된 이들을 뜻한다. FTSE 리뷰는 2020년까지 FTSE 100대 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을 33%까지 높이는 것이 프로젝트 출범 당시 목표였다. FTSE (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100대 기업이란 런던 주식 시장에 상장된 100대 기업을 뜻한다. 
        • FTSE 리뷰는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FTSE 리뷰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초 기준으로 FTSE 100대 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은 36.2%로 나타났다. 2017년 27.7%였던 것과 비교하면 8.5%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FTSE 250대 기업으로 확대해도 2020년 기준으로 여성 리더 비율이 전체 임원의 33.2%로 목표치보다 높았다. FTSE 250대 기업의 2017년 여성 리더 비율은 22.8%였다. 
        • FTSE 100대 기업 회사별로 살펴보면 여성 리더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막스앤스펜서 (Marks & Spencer) 등 의류 브랜드를 소유한 넥스트 (Next Plc)가 여성 리더 비율이 53.8%로 가장 높았고, 의류 브랜드로 유명한 버버리 그룹 (Burberry Group Plc)와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니카 (AstraZeneca Plc)가 각각 50.4%, 42.9%로 그 뒤를 이었다. 
        • 하지만, FTSE 리뷰는 지난 4년간 여성 리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한 사실을 반기면서도 여전히 영국 100대 기업에는 남성 리더가 다수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비율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명확해진다. 영국 100대 기업에서 부사장과 같은 고위 임원 (Direct Reports)를 제외한 집행위원회 (Executive Committee) 임원 숫자는 2020년 기준으로 총 1,123개다. 이 자리에 올라간 여성은 298명으로 나머지는 모두 남성이 차지했다. FTSE 리뷰는 보고서에서 “많은 기업이 여성 리더 숫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사회는 여전히 남성 편향적”이라고 꼬집었다. 

        기업의 여성 리더 늘리기, 영국 기업과 정부 어떤 노력했나 

        • 영국 100대 기업 여성 리더 비율을 36%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영국 기업과 정부가 협업한 결과다. 영국 100대 기업은 자발적으로 2020년까지 여성 리더 비율을 33%로 높이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정책을 준비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2017년 제정된 성별 임금 격차법 (Gender Pay Gap legislation)이 있다. 영국 정부는 2017년 평등법 2010 (the Equality Act 2010, Specific Duties and Public Authorities)를 통과시키면서 규정에 성별 임금 격차 보고 (gender pay gap reporting) 의무 조항을 삽입했다. 2018년 이 법이 시행되면서 직원을 250명 이상 고용한 회사는 남녀 임금 격차를 정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 또한, 올해 7월에는 영국 기업 회계 감사 및 규제 기관인 재무보고위원회 (Financial Reporting Council)이  ‘FTSE 350대 기업 이사회의 다양성과 효과성 (Board Diversity and Effectiveness in FT350 Companies)’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기업의 이사, 임원이 될 인물을 추천하는 추천 위원회 (Nomination Committee)에 여성, 소수 인종 출신 등을 많이 포함해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재무보고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추천 위원회는 이사회를 구성할 인물을 추천하는 역할을 하는 게이트키퍼 (gatekeeper)다. 만약 추천 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한쪽 성별에 편향된다면 이사 후보를 추천할 때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영국 주주와 투자자들도 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을 기업 투자 시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영국 투자협회 (Investment Association)은 올해 2월 발간한 ‘2021년 주주 우선순위 (Shareholder Priority for 2021)’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협회는 FTSE 350대 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이 25% 이하 또는 이사회 (Board) 구성원 중 여성 비율이 30% 이하인 경우 경고장에 해당하는 레드탑 (Red Top)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사회나 고위 임원진의 여성 비율이 낮은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앞서 살펴본 것처럼 2016년부터 영국 기업과 정부가 협업해 주요 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음을 알 수 있다. FTSE 100대 기업의 평균 여성 리더 비율이 2017년 27.7%에서 2020년 36.2%로 증가한 것은 영국 기업과 정부의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018년 정부가 성별 임금 격차법을 시행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일반 직원은 물론 고위 임원 등 모든 직원의 남녀 임금 격차를 공개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또한, 영국 투자협회가 기업의 여성 리더 비율을 투자자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주요 가치에 포함시키면서 여성 리더 비율이 낮은 기업에게 압박을 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영국 주요 기업에는 남성 리더가 다수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여성 리더 비율이 50%로 진입할 때까지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 GOV.UK (2021.11.01.) ‘Ministers renew efforts to increase opportunities for talented women at the top of UK business, https://www.gov.uk/government/news/ministers-renew-efforts-to-increase-opportunities-for-talented-women-at-the-top-of-uk-business (접속일: 2021. 11. 28.) 
        ■ FTSE Women Leaders (2021.02.),‘Hampton-Alexander Review, FTSE Women Leaders’,  https://ftsewomenleaders.com/wp-content/uploads/2021/02/HA-REPORT-2021_FINAL.pdf  (접속일: 2021.11.28.)
        ■ Financial Reporting Council(2021.07.20.) “Diverse boards lead to better corporate culture and performance”,  https://www.frc.org.uk/news/july-2021/diverse-boards-lead-to-better-corporate-culture-an (접속일: 2021.11.28.)
        ■ The Investment Association(2021.02.24.) “Investors step up pressure to increase ethnic diversity on boards”, https://www.theia.org/media/press-releases/investors-step-pressure-increase-ethnic-diversity-boards (접속일: 2021.11.28.)
        ■ The Equality and Human Rights Commission(2018.12.14.), ’Closing the gender pay gap‘, https://www.equalityhumanrights.com/sites/default/files/closing-the-gender-pay-gap_0.pdf (접속일: 2021.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