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의 아이 돌봄 정책 개편
        등록일 2021-07-26

        캐나다 정부의 아이 돌봄 정책 개편

        김양숙 토론토대학 한국학연구센터 객원연구원(isiting Research Fellow)

        • 캐나다 정부가 향후 5년간 아이 돌봄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한다. 2021년 7월 8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수상은 아이 돌봄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함으로써 캐나다의 만성적 아이 돌봄 서비스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 일자리를 창조하여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의 동력으로 삼겠다 밝혔다(Prime Minister of Canada, 2021). 총리는 또한 연방정부가 국가 차원의 시스템 구축에 나섬으로써 어느 지역에 살던 간에 아동들이 질 좋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라 발표했다. 그간 캐나다 정부는 팬데믹 동안 망가진 캐나다 경제 회복 계획의 방향성으로서 페미니스트적 회복(feminist recovery)이라는 구호를 제시 해 왔는데, 아이 돌봄 영역에의 투자는 캐나다 정부가 페미니스트적 회복 계획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행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 캐나다는 지난해 3월 사상 최초로 미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이후 근 1년간 봉쇄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해 왔으며, 올해 4월까지만 해도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가 4천 명을 넘었었다. 그러나 4월을 지나 5월부터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되기 시작하면서 확진자 수는 빠르게 감소하여 7월 2주 차에 들어서는 일일 확진자가 3백 명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캐나다 전체 인구(시민권이나 영주권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등 캐나다에 거주하는 총인구)의 약 70%가량이 1차 접종을 완료하였고 50% 가 2차까지 완료된 상태로서, 온타리오(Ontario)주의 경우 애초 예상보다 약 일주일 정도 빨리 3단계로 진입, 7월 중순 현재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고 체육시설 등이 다시 오픈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전역에서 9월 가을 학기가 시작할 때 즈음에는 학교와 어린이집 등도 완전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캐나다 사회가 빠르게 정상화되어 감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경제회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이에 맞춰 아이돌봄 제도 개편 또한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 팬데믹 이전에도 캐나다의 학계와 시민 사회는 돌봄 인프라가 여성의 경제활동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줄기차게 지적해 왔다. 단적으로 캐나다 타주들에 비해 탄탄한 공적 돌봄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데이케어 일일 비용이 평균 8달러에 머물고 있는 퀘백주의 경우 여성들의 평균 고용률이 캐나다 평균보다 5%p 높다(The Tyee 2020). 현 캐나다의 집권 여당(NDP)은 지난 수년간 아이 돌봄 제도를 개혁할 것을 약속해 왔지만 돌봄이라는 의제는 늘 항상 다른 의제들에 비해 우선 다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퀘백을 제외한 타주들의 열악한 아이 돌봄 인프라는 팬데믹 동안 캐나다 여성들에게 막대한 사회 경제적 피해라는 결과로 돌아왔는데, 과거 캐나다의 경기 불황 시기에는 주로 남성들이 대량 실업의 고통을 겪었던 것과는 달리 지난 1년간의 팬데믹은 여성들에게 직격타를 날렸고 잘 갖춰지지 않은 돌봄영역은 여성들, 특히 자녀를 가진 여성들이 희생을 더 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국경이 봉쇄되고 락다운이 시작된 2020년 3월 여성의 고용률은 바로 전 달인 2월에 비해 5.3% 하락했지만 남성의 고용률은 3.2% 하락하였으며, 여성들이 서비스업 등의 저임금 직종에 집중된 만큼 저소득계층 여성의 피해는 더욱 커서 작년 3월 저소득계층 여성의 고용률은 무려 14% 하락했다(LMCI, 2021).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캐나다 정부는 팬데믹으로 인한 여성들의 경제적 사회적 희생을 경험하고 나서야 돌봄 영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른바 쉬세션(she-session: 펜데믹 불황의 젠더적 함의를 인식하는 용어)으로 부터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 집권여당은 올해 4월 향후 5년간 데이케어 개혁을 위한 270억2천억 캐나다 달러(약 24조 4,813억원)의 대규모 예산안을 편성, 연방의회에서 이를 빠르게 통과시켰다. 연방정부는2022년까지 아이 돌봄 비용을 현재의 5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2026까지 캐나다 전국적으로 일 10달러의 데이케어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 비록 사상 최대 규모의 아이 돌봄 예산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책정은 되었지만, 캐나다가 전국 규모의 아이 돌봄 개혁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주정부들이 연방정부와의 협약에 서명해야 한다. 현재 캐나다 트뤼도 수상은 캐나다 전 주를 순방하고 있으며, 두 주, 브리티시 컬럼비아와 노바스코시아가 연방정부와의 협약에 서명한 상태이다. 지난 7월 8일 제일 캐나다 주들 중 처음으로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가 협정을 체결하였고, 이로 인해 연방정부는 30억2천만 캐나다 달러(약 2조 8,801억원)의 예산을 을 향후 5년간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투입하여 6세 이하 아동에 대한 돌봄 서비스의 질과 가격을 개선하고 유연하며 포용적인 아이 돌봄 인프라 구축에 착수하게 된다. 이 협약에서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 향후 5년간 6세 이하의 아동을 데이케어를 보내는데 부모들의 부담을 평균 일 10달러로 낮추자는 목표에 동의했다. 또한 이 협약으로 2022년 말까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6세 이하 아동 부모들의 아이 돌봄 평균 지출 비용이 50%로 줄어들 것이며, 향후 5년간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는 약 30,000개(7년 후에는 40,000개)의 아이 돌봄 기관이 생겨날 것이다. 이 신생 돌봄 기관들은 영리 기관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투자에 초점을 맞춰 지역 기반의 공공기관이나 비영리 기관이 운영하게 될 것이다. 7월 8일 브리티시 컬럼비아와의 협약을 발표하면서 트뤼도 캐나다 수상은 아이돌봄 서비스 문제는 캐나다 사회에서 고질적인 것이었지만 팬데믹 동안 캐나다는 값싸고 질 좋은 아이돌봄 서비스 없이는 캐나다인들, 특히 여성들, 의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제한된다는 것 배웠다고 밝히면서 아이 돌봄 인프라 개선이 페미니스트 리커버리(feminist recovery)의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CBC.2021.7.8). 여당이 집권하고 있는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정부는 2017년 집권 후 이미 일 10달러 데이케어 파일럿프로그램을 실시한 바 있고 지난해 선거에서도 이 파일럿프로그램을 주 전체에 확산시킬 것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지사 또한 은 8일 연방정부와 협약을 발표한 자리에서 팬데믹이 아이 돌봄의 경제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징하게 드러냈다고 밝혔다 (CBC, 2021.07.08.).
        •  이어 2021년 7월 13일에는 노바스코시아(Nova Scotia)가 두 번째로 연방정부와의 협약에 서명했다. 이안 란킨(Iain Rankin) 노바스코시아 주지사는 7월 13일 주정부가 연방정부로부터 향후 5년간 905 백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 받아 데이케어 비용을 10달러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5년 4월까지 노바스코시아에는 아동들을 위한 9,500개의 자리가 추가적으로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캐나다의 아이 돌봄 영역에서 종사자들의 수급 부족 문제와 민간 데이케어와 공적 데이케어에 종사하는 종사자들 간의 임금 격차는 고질적인 문제였는데, 임금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노바스코시아주는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기관에서 근무하는 인력에 한하여 500달러를 지급하고 2022년까지 임금 격차를 점차적으로 줄여간다는 계획 또한 발표하였다(The Coast, 2021.07.13).
        • ○ 연방정부의 이번 정책안에 대해 매년 캐나다 전역의 데이케어를 분석해 온 오타와의 정책 연구기관인 정책 대안 센터(Centre for Policy Alternatives)는 이번 1980년대 이래 캐나다 정부의 가장 야심차고 포괄적 아이 돌봄 정책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CBC, 2021.07.08.). 현재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정부는 연방정부와의 협약에 서명할지 검토 중이라고 발표하였는데, 센터는 만약 뉴브런즈윅주가 연방정부와의 협약에 서명할 경우, 2022년까지 뉴브런즈윅에서 영아를 데이케어에 보내는 부모들은 연간 5,000 캐나다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연방정부의 계획에 따라 일 10달러 데이케어가 현실화될 경우 뉴브런즈윅의 부모들은 연간 약 7,500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또한 유치원 아동의 경우 현재 뉴브런즈윅에서는 아동 한 명당 연간 약 8,300달러가 드는데 연방정부의 정책을 따라가게 되면 2026년에는 이 비용을 연간 5,700달러가량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 연방정부의 이와 같은 행보에 한편 환영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의 주정부 선거가 올 가을로 다가옴에 따라 연방정부와 주정부간의 협의가 선거 결과에 따라 어려워질 수 도 있으며, 연방정부의 정책이 선거 직전에 인기 몰이용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 또한 이미 팬데믹 동안 희생이 너무 컸는데 정부로부터 도움이 제때 오지 못했다는 비판 등이 일고 있다. 또한 현재 캐나다의 여러 주들이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에 대해서는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 저소득층 지원 제도들을 보편적인 10달러 데이케어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확실한 계획이 부재한 상태라는 비판이 있다(The Coast, 2021.07.13).

         <참고자료>

        ■ CBC(2021.07.08.), “Federal, B.C. government‘s reach deal on child-care funding”, https://www.cbc.ca/news/canada/british-columbia/trudeau-horgan-bc-childcare-funding-announcement-1.6095101 (접속일: 2021.07.19)

        ■ CBC(2021.07.19.), “What $10 a day in child-care costs could mean for parents if N.B. sings up for federal plan”, https://www.cbc.ca/news/canada/new-brunswick/reduction-child-care-cost-new-brunswick-1.6108311  (접속일: 2021.07.19)

        ■ LMIC(Labour Market Information Council, 2021), “Women in Recessions: What Makes Covid-19 Different?”,  https://lmic-cimt.ca/publications-all/lmi-insight-report-no-39/ (접속일: 2021.07.19)

        ■ Prime Minister of Canada(2021.07.08.), “Canada announces historic first early learning and child care agreement”, https://pm.gc.ca/en/news/news-releases/2021/07/08/canada-announces-historic-first-early-learning-and-child-care (접속일: 2021.07.19)

        ■ The Tyee(2020.1.24.), “These policies could help end single-parent poverty in BC”, https://thetyee.ca/News/2020/01/24/Policies-End-Single-Parent-Poverty-BC/ (접속일: 2021.07.19)

        ■ The Coast(2021.07.13.), “Trudeau calls NS child care funding key to 'a feminist recovery' from COVID, Read more at”, https://www.thecoast.ca/halifax/trudeau-calls-ns-child-care-funding-key-to-a-feminist-recovery-from-covid/Content?oid=26780018 (접속일: 2021.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