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코로나19 위기 속 가정폭력 실태와 대책
        등록일 2021-02-26

        스위스: 코로나19 위기 속 가정폭력 실태와 대책

        채혜원 독일통신원

        ○ 스위스 정부와 통계청 발표자료, 스위스 매체 기사 등을 조사한 결과 스위스의 가정폭력 문제가 코로나 위기로 인해 더 심각하게 발생했다는 분석 결과는 없다. 다만 몇몇 주정부에서 상담 건수가 늘었다는 보고는 있다. 스위스의 가정폭력피해 대응 조치를 보면 새로운 조치 마련보다는 기존의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연방국가의 특정상 주정부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창설한 것이 특징으로 보인다.

        □ 코로나19와 스위스의 여성폭력 피해실태
        ○ 가정폭력과 관련된 2020년 통계 결과는 2021년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지난해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정부와 독일 데이터 분석기관 Statista에서 2020년 10월 28일 발표한 2019년도 스위스 가정폭력 통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스위스의 코로나19 이전 가정폭력피해 실태
         - 스위스 내무부의 성평등사무소(Büro für die Gleichstellung von Frau und Mann)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스위스에서는 총 19,669건의 가정폭력 범죄가 발생했다. 범죄유형으로 보면 폭행이 6,379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 상해 2,035건, 아동 성폭력 383건, 살인 미수와 살인 79건이었다.
         - 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경찰에 등록된 모든 범죄의 40%가 가정에서 발생했다. 이중 살인이나 폭행, 성폭행 비율은 몇 년 사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현재 파트너(48.6%)이거나 이전 파트너(25.5%)였다. 현재 또는 이전 파트너 관계에서의 폭력은 주로 이성애 커플 관계에서 발생했다. 이 외에 국내범죄의 25%는 자녀와 부모 간 폭력(16.7%) 또는 기타 친족 관계(9.2%)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Statista 자료 결과도 성평등사무소 자료와 비슷하다. 2019년 스위스에서는 약 11,000명의 가정폭력 피해자가 등록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4% 증가한 결과다. 피해자의 72%는 여성이고 28%는 남성이다. 이전 또는 현재 파트너십 관계에서 고통받는 피해자의 75% 이상이 여성이다. 2019년 스위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29건이며, 이 중 15건이 파트너 관계에서 발생했다. 파트너십 관계에서 살해당한 여성은 14명으로, 스위스에서는 약 3~4주마다 한 명의 여성이 파트너에게 살해되고 있다.

        ○ 언론매체를 통해 본 코로나19 상황 속 스위스 가정폭력 문제 상황
         - 스위스 정부가 꾸린 가정폭력 방지 태스크포스는 창립 후 2020년 눈에 띄는 가정폭력 상담 사례 증가추세가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매체 기사를 찾아보면 전국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건 맞지만, 주정부 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일부 주정부의 피해자 지원센터에서는 5월 중순 이후 상담 횟수가 증가했음을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스위스 언론매체에서 다룬 가정폭력 관련 현황이다.
          · 스위스 전역의 가정폭력 관련 수치는 아직 제공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에서는 경찰과 상담 전문 기관이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취리히주 경찰은 2020년 1년 동안 3,200여 건의 사건이 발생했다고 예상하고, 이는 전년도보다 약 10% 증가한 수치다. 이어 아르가우주 경찰은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약 11% 정도 더 많은 가정폭력 사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베른주 경찰은 아직 수치를 제시할 수 없지만, 2020년 하반기에 가정폭력 발생 사례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생 갈렌주 경찰은 2020년 8월부터 10월까지 ‘가정 영역에의 개입’ 업무를 이전에 비해 거의 40% 더 수행해야 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결과는 이웃의 생활소음 신고 등도 포함되어 있어 모두 가정폭력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 일부 지역의 상담센터에서는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바젤 피해자지원기관(Opferhilfe beider Basel)은 2020년 확실히 더 많은 상담이 이뤄졌으며 봉쇄조치 기간 문의는 줄었지만 이후 상담이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바젤란트에서는 전년도에 비해 상담 건수가 약 10% 증가했고, 바젤슈타트에서도 상담이 증가했다. 루체른 피해자 상담센터에서도 2020년 1월부터 10월 말까지 가정폭력 관련 상담이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특히 봉쇄조치 이후 5월과 6월에 증가가 두드러졌다.
          · 베른주에서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전문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여성 및 아동폭력 방지 재단의 크리스틴 마이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 폭력상담 건수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베른 상담센터에서 2020년 9월 말까지 전과 비교해 34% 더 많은 상담 문의를 받았지만, 코로나 위기 상황이 유일한 증가 이유는 아닐 것이라 전했다. 그는 2020년 봄에 가정폭력에 대한 언론기사가 많이 나왔고, 이로 인해 상담받는 이들이 늘어났을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 스위스 전역에 통일된 변화는 없다. 예를 들어 졸로투른, 바젤란트와 바젤슈타트, 와트주에서는 경찰이 코로나 봉쇄조치 이후 가정폭력 발생사례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트루가우주 경찰은 오히려 이전보다 폭력 발생사례가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루체른과 제네바를 비롯한 일부 주정부 경찰은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 스위스의 폭력피해여성 지원정책 현황
        ○ 코로나 위기 속 가정폭력 문제와 관련된 스위스 정부 조치
         - 스위스 정부는 크게 연방정부와 주정부로 나뉘어 코로나19 상황 속 가정폭력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특별히 새로운 조치가 이뤄지기보다는 기존의 지원대책을 모니터링해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스위스 주정부와 관련 사무소들은 가정폭력 예방과 퇴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정폭력 철폐를 위한 스위스 회의(Schweizerische Konferenz gegen Häusliche Gewalt, SKHG)라는 네트워크로 통합되어 있다. 이 네트워크는 가정폭력 철폐를 위한 주정부간 협력 장려, 가정폭력 문제 가시화, 가정폭력 문제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개입 및 조정 등의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각 주정부별 참여 기관은 홈페이지(https://csvd.ch/de/skhg)에서 볼 수 있다.
         - 가정폭력 방지 태스크포스 창설 (2020년 3월)
          · 스위스 정부는 2020년 3월, ‘가정폭력 방지 태스크포스’를 창설했다. 이동자유 제한 등으로 인해 가정폭력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태스크포스에는 연방 성평등사무소, 연방 법무부와 사회보장청 등 연방기관과 주정부 법무부 회의, 경찰관 회의 등과 같은 주정부 기관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가정폭력 철폐를 위한 스위스 회의(Schweizerische Konferenz gegen häusliche Gewalt, SKHG)’도 태스크포스에 참여하고 있다.
          · 스위스 정부는 이 태스크포스를 통해 전국구 상담센터, 경찰과 연방 및 주정부 전문가간의 정기적인 교류가 보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주정부 피해자 지원 사무소와 경찰을 통해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가정폭력 문제와 이용 가능한 보호소에 대한 경찰 보고서를 검토하고 피해자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 창설 한 달 후 가정폭력 방지 태스크포스는 펜데믹 기간 동안 가정폭력 사례는 전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고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증가하진 않았지만 몇몇 주정부의 피해자 지원센터에서는 5월 중순 이후 가정폭력 상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월 11일 완화조치 발표 이후 바젤슈타트, 바젤란트, 아르가우주, 졸로투른주에서 가정폭력으로 인한 상담 횟수가 증가했다.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유럽 표준화 핫라인 개설 논의(2020년 11월)
          · 스위스 정부는 2020년 11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여성폭력 사건에 대해 유럽 전역의 표준화된 핫라인 개설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는 국가 웹사이트(www.opferhilfe-schweiz.ch)에서 주정부별로 피해자 지원 기관 연락처를 찾을 수 있다.
          · 스위스 피해자 지원 사이트(Opferhilfe Schweiz)를 보면 전화, 우편, 온라인상 상담할 수 있는 채널로 바로 연결된다. 상담은 무료이며 필요한 경우 익명으로 제공된다. 상담은 전문가에 의해 이뤄지고 요청에 따라 수화와 통역 등을 요청할 수 있다. 피해당사자는 물론 피해자의 가족이나 연인, 지인 등 폭력 영향을 받는 모든 이들이 상담받을 수 있다. 원하는 경우 방문 예약을 하고 직접 상담자와 만날 수 있다.
          · 홈페이지에서는 경제적 지원도 신청할 수 있다. 법적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보험 거래 조언, 긴급재정지원 등을 신청할 수 있으며 폭력피해로 인해 손실된 임금과 이동비 등도 청구할 수 있다. 이외에 추가적으로 보상 청구, 변호사나 심리상담, 의료 지원, 안전한 장소 등에 관해서도 지원 신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해자와 자녀를 위한 여성보호소 장기 숙박, 치료를 위한 의료서비스, 형사 소송에서 변호사 선임 등은 경우에 따라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재정지원 수준은 피해자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 가정폭력에는 부모가 아동에 대해 행하는 신체 폭력, 부부간 협박 또는 신체적 폭력, 전 파트너에 의해 스토킹, 파트너 내 합의되지 않은 관계, 가족 내 성폭행, 친척으로 인한 학대, 부모에 대한 자녀의 폭력, 강제 결혼의 위협 등이 모두 속한다. 주정부별 피해자 지원 기관 정보 리스트는 관련 홈페이지(https://csvd.ch/de/skhg, https://www.
           opferhilfe-schweiz.ch/en/where-can-i-find-support/)에서 얻을 수 있다.
          · 한편 스위스 정부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스위스 시민이 폭력피해를 당했을 경우 연방 외교부 핫라인 +41800 24 7 365(연중무휴 24시간)에 연락해 지원받을 수 있다.
         - 가정폭력 피해자 위한 홍보 캠페인(2020년 4월~)
          · 스위스 정부는 폭력 피해자가 도움받을 수 있도록 상담번호 등이 적힌 홍보 캠페인을 시작했다. 홍보물은 스위스에서 사용하는 독일어, 프랑스어 및 이탈리아어 외에 영어, 세르비아어, 크로아티아어, 알바니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터키어, 티그리냐어, 타밀어 및 아랍어의 13개 언어로 제공됐다. 홍보물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주정부 지원센터와 긴급 상황 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다.
          · 홍보물은 봉쇄조치 기간에도 문을 여는 약국과 드럭스토어, 베이커리 위주로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를 위해 스위스 약사협회와 베이커리 및 제과협회, 드럭스토어협회가 캠페인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협회는 업종과 관계없이 모든 매장에서 포스터를 부착해 가정폭력 피해자가 언제든 도움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정부는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한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알리는 기관 정보는 아래와 같다.

        ■ 스위스 가정폭력 피해 지원 긴급전화
        -경찰 www.polizei.ch, Telefon 117
        -의료 지원 www.erstehilfe.ch, Telefon 144
        ■ 성인 상담
        -Helpline Die Dargebotene Hand: Tel 143, https://www.143.ch
        -Helpline Elternnotruf: Tel. 0848 35 45 55 https://www.elternnotruf.ch
        -Helpline Pro Juventute Elternberatung: Tel 058 261 61 61
        ■ 청소년 및 아동 Helpline Pro Juventute: Tel. 147, https://www.147.ch

         - 피해자 지원 ‘여성의 집(Frauenhäuser)’ 운영
          ·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에는 17개의 ‘여성의 집’이 있다. 이곳은 각각 관련 협회 또는 재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 주정부의 보조금과 운영주체인 협회나 재단 자금으로 운영된다. 수십 년 동안 개인 기부는 여성의 집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성의 집은 위기개입센터로 폭력 영향을 받은 여성과 그 자녀들에게 긴급 대피소와 보호 및 심리 사회적 상담을 제공하는 게 운영 목적이다. 자세한 지원 내역은 여성 보호소마다 조금씩 다르다. 여성의 집 상부조직은 1987년부터 교류를 이어오고 있고, 가정폭력과 파트너로 인한 폭력 문제에 대해 알리고 있다. 여성의 집 관계자들은 내부 교육, 경험 교환 및 전국적인 조치 마련 및 캠페인 등을 함께 진행한다.
          · 코로나 위기 상황 이후 가정폭력 증가에 대비해 스위스의 여러 주에서는 봉쇄 단계의 첫 주에 피해자의 추가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정폭력 피해자는 펜데믹 기간 동안 상담 기관과 대피소에서 머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슈바이츠 여성의집 홈페이지, www.frauenhaus-schweiz.ch).

        <참고자료>
        ■ Opferhilfe Schweiz, https://www.opferhilfe-schweiz.ch>
        ■ Büro für die Gleichstellung von Frau und Mann(2020.3~11), <Koordination und Vernetzung> https://www.ebg.admin.ch/ebg/de/home/themen/haeusliche-gewalt/koordination-und-vernetzung.html
        ■ Statista(2020.10.28.), <Häusliche Gewalt in der Schweiz trifft überwiegend Frauen> https://de.statista.com/infografik/23311/anteil-der-durch-haeusliche-gewalt-geschaedigten-personen-nach-geschlecht/
        ■ Aargauer Zeitung(2020.11.20.), <Coronakrise führt zu mehr häuslicher Gewalt> https://www.aargauerzeitung.ch/schweiz/ich-gehe-leider-davon-aus-dass-sich-die-situation-nicht-rasch-bessert-coronakrise-fuhrt-zu-mehr-hauslicher-gewalt-ld.1277138
        ■ SRF Schweizer Radio und Fernsehen(2020.10.5.), <Alle vier Wochen wird hierzulande eine Frau vom Partner getötet>, https://www.srf.ch/news/schweiz/haeusliche-gewalt-alle-vier-wochen-wird-hierzulande-eine-frau-vom-partner-getoet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