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언론인센터(ICFJ)·유네스코(UNESCO), 여성 언론인 대상 온라인 폭력 심화에 대해 성인지적 대응정책 요구
        등록일 2020-12-16

        국제언론인센터(ICFJ)·유네스코(UNESCO),

        여성 언론인 대상 온라인 폭력 심화에 대해 성인지적 대응정책 요구

        채혜원 독일통신원

        여성 저널리스트에 대한 온라인 폭력 문제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오프라인 폭력으로 이어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언론인센터(International Center of Journalists, 이하 ICFJ)와 유네스코(UNESCO)가 지난 11월 25일 세계 여성 폭력 철폐의 날을 맞아 실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75%의 여성 언론인이 온라인 학대나 괴롭힘, 위협 또는 공격을 경험한적 있고, 여성 언론인 및 미디어 분야 종사자의 20%는 오프라인 학대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오프라인 공격이 이미 자신이 경험한 온라인 폭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현재 국제언론인센터(ICFJ)와 유네스코(UNESCO)가 진행 중인 연구의 한 과정으로 진행됐다. 5개 언어(아랍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진행됐으며, 설문조사에는 전 세계 1,210명의 여성 저널리스트 및 미디어 종사자가 참여했다. 조사 기간은 2020년 9월 중순부터 7주간 진행되었다. 응답자는 전문 저널리즘 네트워크와 미디어 개발 조직을 통해 모집되었으며, 여기에는 국제언론인센터(ICFJ) 및 유네스코(UNESCO) 프로그램 참가자 집단이 포함되어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여성 언론인 중 20%는 자신을 표적으로 삼은 온라인 폭력과 관련이 있다고 짐작되는 오프라인 학대와 공격을 경험했다. 이들에 대한 온라인 폭력이 디지털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 예로 2017년에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는 지금까지 살해된 언론인 중 약 40%가 살해되기 전에 온라인을 포함한 위협을 받은 적이 있으며, 이에 강력한 보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해에는 인도와 몰타에서 저명한 두 여성 언론인이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젠더 온라인 공격의 표적이 된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여성 저널리스트에 대한 온라인 공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가 처음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2014년, 유네스코가 지원한 한 연구에서 약 1,000명의 여성 기자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3%가 업무와 관련해 온라인에서 위협, 협박 또는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여성미디어재단(IWMF)과 트롤버스터(Trollbusters)가 2018년에 이어 진행한 후속 연구에서는 여성 응답자의 63%가 온라인에서 적어도 한 번은 괴롭힘을 당하거나 학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성 저널리스트가 경험하는 온라인 폭력 비율이 70%를 넘은 것으로 보아 연구진은 여성 언론인에 대한 온라인 젠더 폭력이 지난 10년 동안 악화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줄리 포세티 박사는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DW) 기고문을 통해 “온라인 폭력은 저널리즘 안전의 새로운 최전선이며 특히 여성에게 위험하다. 여성 저널리스트는 일상생활에서 높은 수준의 괴롭힘과 폭행 및 학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혐오 표현과 거짓정보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공격은 여성 저널리스트가 일하는 매체나 독자, 사적으로는 가족으로까지 확대되며 저널리스트와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를 끼치는 위협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펜데믹 상황과 소셜미디어 위험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펜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신체 폭력이 증가했듯이, 여성 저널리스트에 대한 온라인 폭력 역시 증가했다. 국제언론인센터(ICFJ)와 컬럼비아대학이 올해 초 실시한 다른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응답자의 16%가 온라인 학대와 괴롭힘이 평상시보다 훨씬 더 심하다고 답했으며, 이러한 상황의 주된 이유로 첫째, 대게 포퓰리스트나 보수적인 정치인에 의해 촉진된 언론에 대한 적대감과, 둘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직접 취재가 어려워지면서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한 취재에 의존하게 된 상황 등을 꼽았다.
        문제는 이처럼 온라인 폭력이 심각해졌지만 이에 대해 대항하며 발언하는 여성 기자들은 더 큰 표적이 되거나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이후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일부 여성 저널리스트는 온라인 폭력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일선 보도 현장에서 철수하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공개되어있는 온라인 채널에서 탈퇴하고 있었다.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여학생들은 부정적인 온라인 경험이나 작업 과정에서 온라인 폭력에 노출될 위험으로 인해 경력을 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이에 줄리 포세티 박사를 비롯해 재키 해리슨 교수, 실비오 와이즈보드 교수 등 연구진은 뉴스 조직이 성인지적인 정책과 지침을 마련하고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성 저널리스트에 대한 실제 폭력은 온라인 위협이 먼저 이뤄지는 경우가 많으니, 온라인 폭력을 경험한 여성 저널리스트에 대해 신체적 안전 지원과 상담 서비스를 포함한 심리 지원, 사이버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조치를 포함한 디지털 보안 강화 등이 제공되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진은 필요한 경우, 법적 지원을 통해 단호하게 이 문제에 대응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언론 자유 보호와 언론 안전 확보를 위해 국제 인권 프레임 안에서 책임을 다하는 강력한 소셜미디어 회사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거짓 정보와 증오 발언에 단호하게 대처 ▲디지털 플랫폼이 스스로 뉴스 발행인으로서의 기능을 받아들이고 이용자로 하여금 사실 확인 및 증오 표현에 관한 규제 기준 마련 ▲디지털 회사, 뉴스룸, 시민사회 조직, 연구기관, 정부, 사법 영역에 걸친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