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네덜란드 인권위원회, 여성전용 교수 채용공고 ’평등법 위반‘ 입장 발표
등록일	2020-07-30
네덜란드 인권위원회, 여성전용 교수 채용공고 ’평등법 위반‘ 입장 발표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2019년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공과대학교(Eindhoven University of Technology, 이하 에인트호벤 공대)는 교수진(faculty)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만 지원할 수 있는 교수진 공개채용을 5년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던 바 있다. 에인트호벤 공대는 약 2,000여명에 가까운 연구인력과 약 12,000여명의 학생들(2018년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내에서나 대외적으로 매우 저명한 공과대학이다. 위와 같은 계획이 포함된 에인트호벤 공대의‘이레네 큐리 펠로우십(Irène Curie Fellowship)’ 프로그램은 채용공고 6개월 동안은 여성만 지원 가능하며 이후 적합한 여성 후보자가 없는 경우에 한해 남성에게도 지원 기회가 열리는 것으로 기획되었다. 에인트호벤 공대 내 여성교원 비율은 낮은 편으로, 2018년 기준 교수(professor) 14%,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13%, 전임교수(assistant professor) 24%가 여성이다. 이는 네덜란드나 다른 유럽 지역 내 대학과 비교해도 여성교원 비율이 최저수준이다. 에인트호벤 공대는 그동안 교원 성별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각도의 조치를 취해봤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모든 학과에 여성 교수 비율 30% 달성할 때까지 에인트호벤 공대는 보다 적극적인 여성 교원 채용정책을 실시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달 초, 네덜란드 인권위원회(College voor de Rechten van de Mens, CRM)에서 에인트호벤 공대의 해당 프로그램은 네덜란드의 평등대우법(Law on Equal Treatment)에 위반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네덜란드 인권위원회는 9명의 이사회 임원, 그리고 변호사, 연구원, 정책전문가 등 약 50여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기관으로, 이사회 임원들에게 매년 정책 방향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는 자문위원회가 별도로 조직되어 있다. 정부로부터 예산은 받으나 인권법(Act on Human Rights)에 의거하여 독립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인권 관련 자문 및 정책관련 제언을 제공하며, 독립기관으로의 권리와 활동을 보장받는다. 네덜란드 인권위원회는 여성과 같이 특정 사회적 카테고리를 우대하는 정책은 엄격한 법적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 남녀평등 실현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경우에 한해서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네덜란드 동등대우법에 따르면, 우대정책은 채용에서 여성 전용과 같이 여성이 절대적인 우선순위를 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여성 과학자 배출이라는 큰 목표 하에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채용 절차에서부터 여성만 지원 가능한 것은 남녀 동등한 기회 제공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에인트호벤 공대 학과별로 남녀교원 비율이 상이하고, 최근 몇 년간 일부 분야에서는 해당 우대정책 없이도 여성 과학자들을 채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 발표와 더불어, 네덜란드 인권위원회에서는 여성 과학자 채용 확대를 위해서 대학들은 에인트호벤의 이번 정책보다는 덜 극단적인 정책을 취할 것을 권고했다. 예를 들어 교내 채용인사위원회 인식 제고, 여성 과학자 대상 연수 및 연구 재정지원 등이다. 이번 인권위원회의 발표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고 볼 수는 없으나, 앞으로 에인트호벤 공대가 해당 프로그램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지켜볼 만 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자료> ■ College voor de Rechten van de Mens(2020.07.03.), "College oordeelt over voorkeursbeleid TU Eindhoven", https://mensenrechten.nl/nl/nieuws/college-oordeelt-over-voorkeursbeleid-tu-eindhoven (접속일 : 2020.07.22.) ■ Dutch News(2020.07.03.), "Eindhoven University loses sex discrimination case over women-only job ads," https://www.dutchnews.nl/news/2020/07/eindhoven-university-loses-sex-discrimination-case-over-women-only-job-ads/ (접속일 : 2020.07.22.) ■ Eindhoven University of Technology, "Facts and Figures 2019," https://assets.tue.nl/fileadmin/Facts_and_Figures_2019.pdf (접속일 : 2020.07.22.) ■ The Guardian(2020.05.29.), "'We are losers in this crisis': research finds lockdowns reinforcing gender inequality" ,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0/may/29/we-are-losers-in-this-crisis-research-finds-lockdowns-reinforcing-gender-inequality (접속일 : 2020.07.22.)

네덜란드 인권위원회, 여성전용 교수 채용공고 ’평등법 위반‘ 입장 발표

등록일

2020-07-30

네덜란드 인권위원회, 여성전용 교수 채용공고 ’평등법 위반‘ 입장 발표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2019년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공과대학교(Eindhoven University of Technology, 이하 에인트호벤 공대)는 교수진(faculty)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성만 지원할 수 있는 교수진 공개채용을 5년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던 바 있다. 에인트호벤 공대는 약 2,000여명에 가까운 연구인력과 약 12,000여명의 학생들(2018년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내에서나 대외적으로 매우 저명한 공과대학이다.
위와 같은 계획이 포함된 에인트호벤 공대의‘이레네 큐리 펠로우십(Irène Curie Fellowship)’ 프로그램은 채용공고 6개월 동안은 여성만 지원 가능하며 이후 적합한 여성 후보자가 없는 경우에 한해 남성에게도 지원 기회가 열리는 것으로 기획되었다. 에인트호벤 공대 내 여성교원 비율은 낮은 편으로, 2018년 기준 교수(professor) 14%,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13%, 전임교수(assistant professor) 24%가 여성이다. 이는 네덜란드나 다른 유럽 지역 내 대학과 비교해도 여성교원 비율이 최저수준이다. 에인트호벤 공대는 그동안 교원 성별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각도의 조치를 취해봤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모든 학과에 여성 교수 비율 30% 달성할 때까지 에인트호벤 공대는 보다 적극적인 여성 교원 채용정책을 실시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달 초, 네덜란드 인권위원회(College voor de Rechten van de Mens, CRM)에서 에인트호벤 공대의 해당 프로그램은 네덜란드의 평등대우법(Law on Equal Treatment)에 위반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네덜란드 인권위원회는 9명의 이사회 임원, 그리고 변호사, 연구원, 정책전문가 등 약 50여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기관으로, 이사회 임원들에게 매년 정책 방향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는 자문위원회가 별도로 조직되어 있다. 정부로부터 예산은 받으나 인권법(Act on Human Rights)에 의거하여 독립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인권 관련 자문 및 정책관련 제언을 제공하며, 독립기관으로의 권리와 활동을 보장받는다.
네덜란드 인권위원회는 여성과 같이 특정 사회적 카테고리를 우대하는 정책은 엄격한 법적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 남녀평등 실현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경우에 한해서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네덜란드 동등대우법에 따르면, 우대정책은 채용에서 여성 전용과 같이 여성이 절대적인 우선순위를 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여성 과학자 배출이라는 큰 목표 하에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채용 절차에서부터 여성만 지원 가능한 것은 남녀 동등한 기회 제공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에인트호벤 공대 학과별로 남녀교원 비율이 상이하고, 최근 몇 년간 일부 분야에서는 해당 우대정책 없이도 여성 과학자들을 채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 발표와 더불어, 네덜란드 인권위원회에서는 여성 과학자 채용 확대를 위해서 대학들은 에인트호벤의 이번 정책보다는 덜 극단적인 정책을 취할 것을 권고했다. 예를 들어 교내 채용인사위원회 인식 제고, 여성 과학자 대상 연수 및 연구 재정지원 등이다. 이번 인권위원회의 발표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고 볼 수는 없으나, 앞으로 에인트호벤 공대가 해당 프로그램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지켜볼 만 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자료>
■ College voor de Rechten van de Mens(2020.07.03.), "College oordeelt over voorkeursbeleid TU Eindhoven", https://mensenrechten.nl/nl/nieuws/college-oordeelt-over-voorkeursbeleid-tu-eindhoven (접속일 : 2020.07.22.)
■ Dutch News(2020.07.03.), "Eindhoven University loses sex discrimination case over women-only job ads," https://www.dutchnews.nl/news/2020/07/eindhoven-university-loses-sex-discrimination-case-over-women-only-job-ads/ (접속일 : 2020.07.22.)
■ Eindhoven University of Technology, "Facts and Figures 2019," https://assets.tue.nl/fileadmin/Facts_and_Figures_2019.pdf (접속일 : 2020.07.22.)
■ The Guardian(2020.05.29.), "'We are losers in this crisis': research finds lockdowns reinforcing gender inequality" , https://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20/may/29/we-are-losers-in-this-crisis-research-finds-lockdowns-reinforcing-gender-inequality (접속일 :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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