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동 제한에 따른 가정폭력 증가에 피해 신고방법 다각화 및 관련 예산 지원 확대
        등록일 2020-05-15

        프랑스, 이동 제한에 따른 가정폭력 증가에 피해 신고방법 다각화 및 관련 예산 지원 확대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많은 국가가 이동 제한령을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는 외출하지 않고 장기간 자택에서 머무르며 생활하는 인구가 많이 증가했다. 프랑스의 경우, 이동 제한령 기간에는 음식이나 약품 구매, 의사 방문, 운동과 같은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외출이 금지되었다. 현재 일부 완화조치가 논의되고 점진적으로 시행되기도 있으나, 아직 완전히 자유로운 일상을 영위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 그런데 이동 제한령이 실시되면서 한 가지 의도치 않았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바로 가정폭력 피해의 증가이다. 사람들이 집에서 가구 구성원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에게 폭력을 당하는 사건 역시 늘어나게 된 것이다.
        • 프랑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Christophe Castaner) 내무 장관(Minister of the Interior)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이동 제한령이 발표 및 실시된 3월 17일 이후 국내 가정폭력 신고가 약 30% 이상 증가했는데,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수도 파리 시에서는 약 36%가 증가했다고 한다.
        • 이미 프랑스는 유럽 지역에서도 가정폭력 비율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이전 또는 현재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성적 폭력을 당하는 여성(18-75세)이 매년 약 21만 9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에서는 3일에 한 명 꼴로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사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집계된 가정폭력 피해 사건 중 실제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약 20% 정도에 불과하다.
        • 마를렌 시아파(Marlène Schiappa) 성평등 담당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Gender Equality and Combating Discrimination)은 언론사 France 24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를 통해 가정폭력 피해를 알릴 수 있도록 마련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긴급번호인 114에 문자를 보내거나 동네 약국에 가서 피해 사실을 알리는 방안이다. 또한 정부는 운영 중인 마트에 가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임시 팝업(pop-up) 지원 서비스센터도 마련했다.
        • 시아파 장관은 다른 언론사 Le Parisie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령 때문에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니, 지원시스템이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들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약국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은 일종의 암호를 말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는 스페인에서 먼저 시작된 이니셔티브(initiative)로, 여성이 약국에서 "마스크19 (Mask 19) 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이 말을 들은 약사는 바로 경찰에 신고해주고, 피해여성은 관계 당국으로부터 즉각적인 개입 및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또한 프랑스 정부는 약 1백만 유로(한화 약 13억 2천만 원)에 달하는 추가 재원을 조달하여 가정폭력 철폐를 위해 활동하는 기관들이 보다 신속하고 적절하게 피해자들을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집에서 나와 피신하는 경우, 호텔 및 보호시설에서 머물 수 있도록 프랑스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가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한 숙박일수는 총 2만일에 이르는데, 이는 1천여 명의 가정폭력 피해자가 집이 아닌 호텔에서 20여일을 임시로 묵을 수 있는 정도이다.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증가하는 가정폭력 피해는 비단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프랑스 외의 국가들이 가정폭력 피해 문제를 어떻게 대응해 나가는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Euronews(2020.03.28.), "Domestic violence cases jump 30% during lockdown in France" , https://www.euronews.com/2020/03/28/domestic-violence-cases-jump-30-during-lockdown-in-france (접속일 : 2020.05.07.)
        ■ France 24(2020.03.30.), "France to put domestic violence victims in hotels as numbers soar under coronavirus lockdown", https://www.france24.com/en/20200330-france-to-put-domestic-violence-victims-in-hotels-as-numbers-soar-under-coronavirus-lockdown (접속일 : 2020.05.07.)
        ■ France 24(2020.04.10), "French domestic violence cases soar during coronavirus lockdown",  https://www.france24.com/en/20200410-french-domestic-violence-cases-soar-during-coronavirus-lockdown (접속일 : 2020.05.07.)
        ■ France 24(2020.04.21.), "French gender equality minister on helping victims of domestic violence during lockdown" , https://www.france24.com/en/20200421-french-gender-equality-minister-on-helping-victims-of-domestic-violence-during-lockdown (접속일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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