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학력보다 성별이 임금격차에 더 큰 영향
        등록일 2019-11-15

        영국, 학력보다 성별이 임금격차에 더 큰 영향

        황수영 브리스톨대학교 공공정책 석사

        • 영국에서는 50대 직장인의 성별임금격차가 28% 수준으로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또 석사나 박사 학위를 가진 고학력 여성들조차 이들에 비해 학력이 낮은 남성보다 임금을 3분의 1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10월 26일, 50세 이상 구직자를 위한 직업정보 제공업체인 Rest Less가 2018년 4월 기준 영국 통계청의 근로 시간과 소득 연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여성의 평균 연봉은 3만 2천 52파운드(한화 약 4천 800만 원), 같은 연령대의 남성은 4만 4천 561파운드(약 6천 700만 원)로 여성이 28.1% 적게 받았다. 20대의 성별임금격차가 16.4%인 것과 비교하면 나이가 들수록 성별임금격차가 더 벌어지는 셈이다.
        • 영국에서 50대 직장인의 성별임금격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BBC의 여성 언론인 때문이다. BBC를 대표하는 언론인 사미르 아메드는 10월 21일, 남성 동료들과 똑같이 일하면서도 임금을 적게 받는 것이 부당하다며 BBC를 노동법원에 고발해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10월 30일 BBC 보도에 따르면, 아메드 씨는 BBC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워치(Newswatch)’ 한 회 출연료로 400파운드를 받지만, 다른 남성 언론인은 비슷한 프로그램인 ‘포인트 오브 뷰(Points of View)’ 회당 출연료로 3천 파운드를 받는다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BBC 측은 “두 프로그램 출연료를 똑같이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Ress Less 설립자인 스튜어트 루이스는 "전 연령층 중 사미라 아메드 같은 50대 여성 직장인이 남성 동료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낮다”면서 "50대 직장 여성들은 성차별뿐 아니라 나이로 인한 차별까지 당하고 있어 직장에서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분석했다.
        • 또한 석박사 학위를 가진 고학력 여성들조차 이들보다 학력이 낮은 비슷한 연령대 남성들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보다 성별이 임금격차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 통계청의 인적 자본 추정 보고서(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Human Capital Estimates report)에 따르면, 석박사 학위를 가진 26~35세 고학력 여성이 버는 평균 평생수입이 80만 3천 파운드(약 12억 576만 원)지만, 같은 연령대에서 학사 학위를 소지한 남성은 116만 파운드(약 17억 4천만 원)를 벌어 격차가 35만7천 파운드(5억 3천 600만 원)에 달했다.
        • 성별임금격차 철폐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시민단체인 Gemma Rosenblatt of the Fawcett Society는 10월 28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성별임금격차가 평생 축적되면 여성의 평생 수입과 연금 수입이 남성보다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성별임금격차를 줄이지 않는 기업에 법적 제재를 가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