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성이 직장 내에서 겪는 다양한 성차별 경험 조사결과 발표
        등록일 2019-08-30

        독일 여성이 직장 내에서 겪는 다양한 성차별 경험 조사결과 발표

        채혜원 독일통신원

        • 독일 여성이 직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차별과 성희롱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언론 ‘디차이트’는 지난 3월부터 약 1,500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직장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차별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모든 영역의 직장에서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이 남성 동료보다 임금을 적게 받거나 임신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등 여러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 설문에 참여한 약 1,500여 명의 여성 독자는 동일한 업무에 대해 남성 동료보다 임금을 적게 받았고(40%), 임신 또는 육아 휴직으로 인해 불이익(37%)을 받았다.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 비율은 31%에 이르렀다(중복 선택 가능). ‘디차이트’는 “여성들이 보고 겪은 차별은 거의 모든 직업 분야에 널리 퍼져 있었다.”며 “미투(#MeToo) 운동 이후에도 직업 세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 설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이 직장에서 겪은 차별 유형에 관해 묻는 질문(총 1,346명 참여, 중복 선택 가능)에 ‘성별 임금 격차’가 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임신·출산이나 육아휴직에 대한 차별(37%)’, ‘성희롱(31%)’, ‘차별 대우(21%)’,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19%)’ 순으로 나타났다.
        • 지금 직장을 계속 다닐 것인지 의사에 대해 묻는 질문(총 1,412명 참여, 중복선택 가능)에는 54%의 여성이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30%의 여성은 ‘지금 직장을 관둘 것’이라고 답했다. 이 외에 9%의 여성은 ‘고용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답했고, 7%의 여성은 ‘해고되어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 ‘디차이트’는 직장에서 여성으로서 차별을 겪은 당시 응답자의 나이(총 1,228명 참여)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 결과 ‘21~30세’가 5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1~40세’ 536명, ‘41~50세’ 129명 순으로 나타났다. ‘16~20세’에 차별을 경험한 여성은 47명, ‘50세 이상’은 36명이었다.
        • 설문에 응한 여성들은 법률 사무소와 여행사, 수공업, 자동차 그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교수와 교육자, 엔지니어 또는 의사 등 높은 수준의 교육 과정을 수료한 이들이 많았다. 직위도 다양했는데 직업훈련 중인 여성도 있고, 수년간 해당 영역에서 일했거나 고위직인 여성도 있었다.
        • ‘디차이트’는 여러 여성을 심층 인터뷰했으며, 그 내용 중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차별 경험에 대해 진술한 이후에도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계속 일을 이어가야 하는 여성이 많아 회사명이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법적 분쟁 중이라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몇몇 진술 사례는 아래와 같다.

        “나는 구직을 위한 여러 면접 과정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자녀 계획과 가족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런 질문을 하는 면접관은 늘 남자였다.(IT산업 분야 정직원, 28세.)”

        “나는 상사에 의해 다음과 같은 말로 회의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 “이것은 더 이상 당신 담당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임산부다. (모바일 산업 분야 정직원, 28세.)

        “9학년이었던 나는 호텔에서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첫 인턴십을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화장실과 방을 청소하는 동안, 남자인 그 친구는 사무실 업무와 아침 식사 업무를 맡았다. 나는 나도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질책만 받았다. 이 상황을 부모님과 상의했고 부모님의 항의 끝에 다른 업무도 같이 맡을 수 있었다. (여행 산업 분야 인턴, 16세.)”

        “내 급여는 남성 동료보다 20% 적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동료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 과정을 만들어 부당함을 알렸지만, 경영진은 남녀 임금 격차가 없는 연봉 협상을 거부했다. (사립학교 교사, 42세)”

        “부서장은 ‘나는 당신의 배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까이에 있던 남성 동료들은 이 상황을 매우 재밌어했다. 오랫동안 부서 관리자 사무실에 포르노 달력이 걸려 있었고, 일하는 내내 직원으로서 그 장소가 불쾌하고 곤란했다. (은행 정직원, 30세)”

        • ‘디차이트’는 설문에 참여한 몇몇 여성이 고용계약에 명시되어있는 광범위한 기밀 조항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으며, 기밀 유지 의무가 고용 관계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보도했다. 차별 문제로 인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여성들은 법정에서 전직 고용주를 다시 만나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 이번 설문 결과를 공개하면서 ‘디차이트’는 “향후 경력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구체적인 진술을 해준 여성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몇몇 회사와는 법적 분쟁에 대해 직접 만나 취재했으며, 여성들의 요청에 따라 고용주나 기업명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