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성살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부대책 발표
        등록일 2019-08-14

        프랑스, 여성살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부대책 발표

        곽서희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사회학연구기관 국제개발학 박사과정

        •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난 7월 6일, 여성살해(femicide) 및 여성을 목표로 하는 젠더기반폭력(gender-based violence)을 규탄하고, 법적 제도의 개혁과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개최되었다. 이번 시위에는 피해자 가족들, 일반 시민, 시민활동가, 프랑스 여배우 쥘리 가예(Julie Gayet) 등이 참여했으며 약 1,200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거나 이제 그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파리 도심 광장을 가득 메웠다.
        •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프랑스 내 여성살해는 2015년 142건, 2017년 103건, 2018년 121건, 2019년 상반기에만 7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 현재 수치는 3일에 한번 꼴로 피해자가 발생하는 셈이며, 이 수준이라면 2019년 총 피해자 수는 약 15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가정폭력분야 전문가인 안 부용(Anne Bouillon)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는 대략 절반에 이르는 보호명령(protective orders) 신청이 기각되는데, 그 배경은 법에서 판사가 폭력과 위험수준을 별개로 볼 수 있게 허용하다보니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 되어야만 보호명령을 승인한다는 법적 모순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를 들어 폭력은 있었으나 그 폭력이 피해자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지 않았거나, 위험했더라고 그 수준이 높지 않다고 여겨지는 경우, 판사는 접근금지(restraining order)를 승인해주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이는 말이 되지 않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 어떤 폭력도 ‘용납될 수 있을만한 적당한 수준’이란 것은 없으며, 현 프랑스 법적, 문화적 체계가 가정폭력의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방어해주는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 이번 시위 직후, 프랑스 정부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Emmanuel Macron) 대통령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여성살해 피해자들을 어떻게 지켜야하는지 잘 알고 있지 못했다는 부분을 인정하며 피해자들을 애도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오는 9월부터 여성살해 감소 및 방지를 위해 범국가적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본 발표에서 마를렌 시아파(Marlène Schiappa) 양성평등 장관(the secretary of state of Equality Of Men and Women)은 포괄적인 사회적 협의뿐만 아니라 폭력 근절을 위한 캠페인도 추진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renelle des violences conjugales”이라고 명명된 이번 사회적 협의는 에두아르 필리프(Edouard Philippe) 총리의 주최 하에 관계 장관들, 부처 관계자들, 분야 전문가, 피해자 가족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진행된다.
        • 또한 9월 3일부터는 폭력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피해사실을 신고하거나 보호를 요청할 수 있는 핫라인 3919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번 시위에 대해 프랑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 그리고 구체적인 방안으로서 사회적 협의와 캠페인을 계획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9월 이후 프랑스에서 여성살해 및 젠더기반폭력에 있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여부는 좀 더 시간과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

        <참고자료>
        France 24 (2019.7.8), "'A culture of domestic violence': France’s femicide problem", https://www.france24.com/en/20190708-culture-domestic-violence-france-femicide-problem (검색일: 2019.8.10.)
        RFI (2019.7.7), "France to launch debate to address 'flagrant' femicide figures", http://en.rfi.fr/france/20190707-french-government-announces-national-debate-address-femicide-rates-france (검색일: 2019.8.10.)
        The Local (2019.7.11), "Domestic violence: 'A woman is killed every three days' in France”,  https://www.thelocal.fr/20190711/domestic-violence-a-woman-is-killed-every-three-days-in-france (검색일: 2019.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