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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빅토리아주, 강압적 통제 법제화 논의와 쟁점
        등록일 2026-09-29

        조혜인 | 모나시대학교 Intercultural Studies 조교수·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

        • 뉴사우스웨일즈주(NSW)는 2024년 7월부터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를 형사범죄로 규정하여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퀸즐랜드주(QLD) 역시 2025년 5월부터 강압적 통제를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하여 최대 14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두 주 모두 강압적 통제를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행위의 패턴(course of conduct)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법의 적용 범위와 범죄 성립 요건, 최고 형량 등에서는 차이가 있다. 특히 NSW에서는 범죄의 적용 대상을 현재 또는 과거의 친밀한 파트너(intimate partner) 관계로 한정하는 반면, QLD에서는 친밀한 파트너뿐만 아니라 가족 및 비공식 돌봄 관계(informal care relationship) 등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가정 내 관계(domestic relationship)’에 적용하고 있다.
        • 타즈매니아주(TAS)는 2004년 「Family Violence Act 2004 (Tas)」를 통해 경제적 학대(economic abuse)와 정서적 학대 또는 위협(emotional abuse or intimidation)을 형사범죄로 규정함으로써, 호주에서 최초로 비신체적이고 지속적인 학대 행위를 법적 규제 대상에 포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범죄 조항의 실제 적용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법 시행 후 첫 10년 동안 해당 조항에 따른 유죄판결은 8건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후 기소 건수 자체는 증가했지만 지속적인 행위의 패턴을 특징으로 하는 젠더폭력을 형사법 체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포착하고 처벌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의는 계속되어 왔다.
        • 빅토리아주(VIC)는 2008년 「Family Violence Protection Act 2008 (Vic)」을 제정하여 신체적·성적 폭력뿐만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학대, 경제적 학대, 위협 및 강압적·통제적 행동을 ‘가정폭력(family violence)’의 법적 정의에 포함해 왔다. 또한 법의 적용 범위를 법률혼이나 친족관계에 한정하지 않고, 현재 또는 과거의 친밀한 관계(intimate personal relationship)에서 발생하는 폭력까지 포괄함으로써 교제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뉴사우스웨일즈주(NSW)와 퀸즐랜드주(QLD)에서 강압적 통제의 형사범죄화가 추진되는 동안, 이미 포괄적인 가정폭력 법체계를 갖추고 있던 빅토리아주에서는 강압적 통제를 별도의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할 필요가 있는지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논의가 이어져 왔다. 특히 다수의 전문가와 젠더폭력 관련 단체들은 별도의 강압적 통제 범죄를 신설하는 데 대해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 이러한 가운데 2025년 12월 야당 소속 Georgie Crozier 의원이 강압적 통제를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하는 「Crimes Amendment (Coercive Control) Bill 2025」을 발의하였으나, 해당 법안은 의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이후 빅토리아주 정부는 2026년 8월 「Justice Legislation Amendment (Family Violence, Coercive Control, Good Character, Risk Assessment and Other Matters) Bill 2026」을 발의하였으며, 이 법안은 9월 빅토리아주 의회를 통과하였다. 이에 따라 빅토리아주에서도 강압적 통제를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아래 타임라인에서는 이러한 빅토리아주의 변화와 함께 호주에서 강압적 통제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이 확대되어 온 흐름을 살펴본다.

        [빅토리아주의 강압적 통제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 확대 과정]

        2008

        「Family Violence Protection Act 2008 (Vic)」 제정

        가정폭력(family violence)을 신체적 폭력에 한정하지 않고, 정서·심리적 학대, 경제적 학대, 위협·강압적(coercive) 행동, 통제·지배를 통해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행동까지 포함

        2015

        가정폭력 조사위원회(Royal Commission into Family Violence) 설립

        2014년 발생한 루크 배티(Luke Batty) 사망 사건 등 일련의 비극적인 가정폭력 사건을 계기로 가정폭력 조사위원회를 설립하고, 빅토리아주의 가정폭력 대응체계 전반에 대한 검토와 시스템 개혁에 착수

        2016

        가정폭력 조사위원회 최종보고서 발표 및 227개 권고안 제시

        위원회는 800명 이상의 주민 인터뷰, 약 1,000건의 서면 의견서 접수, 25일간의 공개 청문회를 거쳐 최종보고서를 발표하고 227개 권고안을 제시. 이후 빅토리아주는 개별 사건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위험평가, 정보공유, 가해자 책임 강화 등을 포함한 시스템 개혁을 추진

        2018

        다기관 위험평가 및 관리체계(Multi-Agency Risk Assessment and Management Framework; MARAM) 시행

        가정폭력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강압과 통제의 행위 패턴(coercion and control)으로 파악하는 접근을 위험평가·관리체계에 본격적으로 제도화

        2021

        다기관 위험평가 및 관리체계(MARAM) 실무지침 개정

        개정된 다기관 위험평가 및 관리체계(MARAM) 실무지침에서는 강압적 통제를 핵심 개념으로 명시하고, 다양한 형태의 학대행위가 시간에 걸쳐 반복·축적되면서 피해자를 통제하는 일련의 행위 패턴 또는 체계로 이해하는 관점을 더욱 강화

        2021.11

        빅토리아주 입법평의회의(Victorian Legislative Council) 강압적 통제 대응 강화 촉구

        빅토리아주 입법평의회(Victorian Legislative Council)는 가정폭력에서 강압적 통제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강압적 통제에 대한 지역사회와 사법체계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정부에 촉구

        2023.1

        가정폭력 조사위원회 227개 권고안 이행 완료 발표

        빅토리아주 정부는 가정폭력 조사위원회가 제시한 227개 권고안의 이행을 모두 완료했다고 발표

        2023–24

        다기관 위험평가 및 관리체계(MARAM) 5개년 근거 검토(5-year evidence review)

        다기관 위험평가 및 관리체계(MARAM)의 5개년 근거 검토 등을 통해 강압적 통제와 통제적 행동이 친밀한 파트너 폭력 및 살인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요 위험요인임을 재확인

        2025.12

        「강압적 통제 법안(Crimes Amendment (Coercive Control) Bill 2025)」 발의

        야당 소속 조지 크로어(Georgie Crozier) 의원이 「Crimes Amendment (Coercive Control) Bill 2025」을 발의하여 강압적 통제를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할 것을 제안

        2026.8

        빅토리아주 정부의 강압적 통제 형사범죄화 법안 제출

        빅토리아주 정부가 강압적 통제를 독립적인 형사범죄(standalone criminal offence)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

        2026.9.10

        강압적 통제 법안 빅토리아주 의회 최종 통과

        강압적 통제를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하고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빅토리아주 의회를 최종 통과

        2028.3 예정

        강압적 통제 조항 시행 예정

        새롭게 도입된 강압적 통제 조항은 정부가 그 이전의 시행일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 경우 2028년 3월 1일부터 자동 시행될 예정

         

        • 앞선 타임라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빅토리아주는 2008년 「Family Violence Protection Act 2008」을 통해 가정폭력을 폭넓게 정의하고, 이후 다기관 위험평가 및 관리체계(MARAM)를 통해 개별적인 폭력 행위가 아닌 지속적인 강압과 통제의 패턴에 초점을 두는 접근을 발전시켜 왔다.
        • 강압적 통제의 형사범죄화를 둘러싼 학계와 젠더폭력 관련 전문가·활동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2026년 9월 10일 여성법률서비스 빅토리아(Women’s Legal Service Victoria)를 비롯한 다수의 법률·젠더폭력·장애 관련 기관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강압적 통제를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공동성명에 참여한 기관들은 강압적·통제적 행동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며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가정폭력의 핵심적인 형태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를 별도의 독립적인 형사범죄로 규정하는 것이 피해생존자의 안전이나 가해자의 책임성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하였다.

        *공동성명에는 Federation of Community Legal Centres, Australian Muslim Women’s Centre for Human Rights, inTouch Multicultural Centre Against Family Violence, Jesuit Social Services, Law and Advocacy Centre for Women, No to Violence, Safe and Equal, Youthlaw, WIRE, Women with Disabilities Victoria 등이 참여함.

        • 이들은 특히 장기간에 걸쳐 지속·누적되는 강압적 통제의 행위 패턴을 형사사법 절차에서 입증하는 과정에서 수사와 재판이 장기화될 수 있으며, 피해생존자가 반복적인 진술이나 반대신문 등 복잡한 사법절차를 거치면서 재외상화(retraumatisation)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였다. 또한 피해자가 오히려 주된 가해자로 잘못 식별되는 가해자 오인 식별(misidentification) 문제와 함께, 원주민 여성과 이주민 여성 등 기존 형사사법체계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에 범죄화의 부정적 영향이 불균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우려로 제기하였다.
        • 또한 공동성명에서 유관기관들은 빅토리아주의 현행 가정폭력 개입명령(Family Violence Intervention Order, FVIO) 체계가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라 민사적·예방적 성격을 가지며, 피해생존자의 안전에 초점을 두고 있어 이미 강압적 통제에 대한 법적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체계는 처벌보다 조기 개입과 유연한 대응, 피해생존자 보호를 우선하기 때문에 개별적인 사건으로 발생하기보다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는 강압적·통제적 행동의 패턴에 대응하는 데 독립적인 형사범죄보다 더 적합할 수 있다고도 언급하였다.
        • 공동성명은 강압적 통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형사범죄 신설에 의존하기보다 기존 가정폭력 대응체계 전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주요 권고사항은 다음과 같다.

         - 예방 및 지역사회 인식 개선: 강압적 통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예방 프로그램 확대
         - 전문가 교육 강화: 경찰, 검사, 판사(치안판사 포함), 법원 관계자 등 형사사법 및 가정폭력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의무적인 전문교육 실시
         - 가해자 오인 식별 방지: 피해생존자가 주된 가해자로 잘못 식별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공적 모니터링과 법률·데이터 체계 강화
         - 경찰 및 사법 대응 개선: 강압적 통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경찰의 대응 역량과 관련 사법체계 개선
         - 전문 지원서비스 확대: 피해자가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전문 가정폭력 서비스의 접근성 확대

        • 이와 같이 공동성명은 강압적 통제의 범죄화에 의존하기보다 예방, 조기 개입, 사법 대응, 피해생존자 지원 및 가해자 개입을 포괄하는 전체 시스템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 강압적 통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핵심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 이처럼 호주에서는 강압적 통제의 형사범죄화를 둘러싼 논의와 입법이 각 주의 기존 법·제도적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강압적 통제의 형사범죄화 자체에 그치기보다 실제 법 집행 과정에서의 실효성과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영향,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책임성 강화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Office of the Premier (2026.8.11.). Labor Protects Victim-Survivors with Landmark New Laws, https://www.premier.vic.gov.au/labor-protects-victim-survivors-landmark-new-laws(접속일: 2026.9.19.)
        ○ Parliament of Victoria (2022.8.12.). ‘Coercive control’ gaining recognition, https://www.parliament.vic.gov.au/news/justice/coercive-control/(접속일: 2026.9.19.)
        ○ Parliament of Victoria (2026.9.17.). New laws to criminalise coercive control, https://www.parliament.vic.gov.au/news/society/coercive-control/(접속일: 2026.9.17.)
        ○ Victorian Legislation (2026.9.10.). Justice Legislation Amendment (Family Violence, Coercive Control, Good Character, Risk Assessment and Other Matters) Bill 2026, https://www.legislation.vic.gov.au/bills/justice-legislation-amendment-family-violence-coercive-control-good-character-risk-assessment-and(접속일: 2026.9.17.)
        ○ Victoria State Government (2021.7.21.).  Evidence-based risk factors and the MARAM risk assessment tools, https://www.vic.gov.au/maram-practice-guides-foundation-knowledge-guide/evidence-based-risk-factors-and-maram-risk-assessment-tools(접속일: 2026.9.19.)
        ○ Victoria State Government (2026, August 27). About the Royal Commission into Family Violence, https://www.vic.gov.au/about-royal-commission-family-violence(접속일: 2026.9.19.)
        ○ Victoria State Government (2026, September 7).  Family violence reform timeline of progress, https://www.vic.gov.au/family-violence-reform-timeline-progress(접속일: 2026.9.21.)
        ○ Women’s Legal Service Victoria (2026, September 10). Joint statement: Safety depends on support, not criminalisation, https://www.womenslegal.org.au/impact-stories/coercive-control-roadmap(접속일: 2026.9.19.)
        ○ 조혜인(2024.8.26.).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NSW)주, 가정폭력 범죄로서 강압적 통제를 범죄로 규정한 법안 시행. 한국여성정책연구원. https://www.kwdi.re.kr/research/ftrandView.do?p=1&idx=132485(접속일: 2026.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