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우 |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사회정책학 박사과정
○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은 2026년 6월 3일 덴마크 역사상 최초로 여성 장관이 남성보다 많은 신임 내각을 발표했다. 신임 내각은 사회민주당, 사회주의인민당,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자유당, 그리고 중도당 간의 소수 연립정부로 구성되었으며, 총 21명의 장관 중 11명이 여성이다. 새 정부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다른 정당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상징적 대표성을 갖춘 내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책적 지향을 살펴보면,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지원하는 한편 제한적인 이민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공표한 점에서 세심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에 본 고에서는 해당 내각의 구성, 정책적 성격과 이념을 상세히 살펴보고, 상징적 대표성과 달리 실질적으로 여성주의적 시각을 견지한 내각으로 보기에는 한계를 갖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 이번 새 연정은 선거 직후 현 총리의 좌파 연합 구성 시도와 자유당을 주축으로 한 우파 연합 구성 시도가 모두 실패한 뒤, 세 번째 시도 만에 성립되었다. 이렇게 소수 연립정부의 수장으로서 총리직 3연임을 시작한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은 신임 내각 구성을 발표하면서 덴마크 국민의 일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부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현 총리는 이러한 지향을 내세우며 내각을 여성 과반으로 구성하였다.
○ 구체적인 정부 지원 내용으로는 식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절반으로 낮추고 과일과 채소에 대해서는 완전 면제하는 방안과, 소득이 낮은 연금 수령자들을 대상으로 월 1,000덴마크크로네(약 200,000원)의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있다. 또한 이러한 정책적 지원 방식은 새 정부가 전체 의회 179석 중 82석만을 확보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의회 과반을 확보하려면 좌파 성향 적녹연합(Red-Green Alliance)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러한 정치적 조건으로 인해 무상 치과 치료 제공, 22세 이하 국민에게 무료 대중교통 제공과 같은 정책적 내용도 포함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중도당 대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에 따르면, 새 정부의 기조이자 목표는 “연대에 기반한 재분배”이며 격동의 시기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보장하는 것이다. 특히 현 총리가 미국과의 그린란드 문제 대립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국내 생활비 위기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의구심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기조를 바탕으로 이번 정책 강령에서 제외된 내용들 역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먼저 현 강령에는 부유세가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아젠다는 선거 운동 기간 현 총리가 제안한 바 있으나 기업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으며 이번 강령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또한 총리는 덴마크의 강경한 전 이민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은 이러한 이민 정책 기조가“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따라서 더 많은 외국인 범죄자를 추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지속되어온 망명 신청자 수용 센터 설치 작업은 유지하며 난민 신청자들이 심사를 받는 동안 그곳에 체류하도록 할 것이라 덧붙였다.
○ 특히 비서구권 출신의 이민을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망명 정책에 대한 불만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던 극우 세력의 기세를 꺾었으나, 동시에 전통적인 좌파의 지지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앞으로 적녹연합을 비롯한 다른 야당들과의 협상을 통해 의회 과반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과제가 남아 있다.
- 예컨대 적녹연합의 대표 펠레 드라그스테드(Pelle Dragsted)는 인권 협약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이민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법인세 인하와 최고 소득세율 구간 폐지 계획에 대해서도 이러한 변화가 불평등을 가중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경우 반대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 이처럼 이번 내각은 여성이 과반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대표성을 지니고 있으나, 정책적으로 여성주의적 성격을 지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한계는 내각의 성별 구성과는 별개로, 덴마크의 현 정치 구조와 미국의 그린란드 인수 시도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강화된 안보 기조, 국내 경제 상황의 해결 등 복합적인 의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정치적 연합(coalition)의 전개 양상을 고려하면서 새 내각에서 어떠한 의제들이 다루어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Courthouse News Service (2026.6.3.), “Denmark’s Frederiksen opens third term with women-led coalition”, https://www.courthousenews.com/denmarks-frederiksen-opens-third-term-with-women-led-coalition/ (접속일: 2026.8.10.)
○ Reuters (2026.3.17.), “Mette Frederiksen, Denmark’s Trump-defying prime minister, seeks third term”,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mette-frederiksen-denmarks-trump-defying-prime-minister-seeks-third-term-2026-03-17/ (접속일: 2026.8.13.)
○ The Hindu (2026.6.3.), “Denmark PM presents new government, with majority of women”, https://www.thehindu.com/news/international/denmark-pm-presents-new-government-with-majority-of-women/article71058355.ece (접속일: 2026.8.11.)
○ The Guardian (2026.6.2.), “New Danish government vows to resist Greenland pressure and tackle cost of living”,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6/jun/02/new-danish-government-resist-greenland-pressure-cost-of-living (접속일: 2026.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