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여성 및 소녀를 위한 국가 전략 2025-2030 수립
        등록일 2026-05-29

        이지원 |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개발보건학 석사

        • 2025년 11월, 아일랜드 아동·장애·평등부(Department of Children, Disability and Equality)는 「여성 및 소녀를 위한 국가 전략 2025~2030(National Strategy for Women and Girls 2025-2030)」을 발표하였다. 이번 전략은 앞으로 5년간 아일랜드 정부의 성평등 정책 방향과 주요 추진 과제를 제시하는 범정부 차원의 전략으로, 성평등 증진과 보다 평등한 사회 구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 아일랜드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모든 삶의 영역에서 여성의 완전하고 평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것을 핵심 공공정책 목표로 제시하였다. 또한 이번 전략은 2017~2021년 시행된 기존 국가 전략의 성과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되었으며, 이해관계자 및 시민 의견 수렴, 청년 참여 회의, 정부 부처 및 기관 간 협의, 특별 부처 간 위원회 운영 등 폭넓은 협의 과정을 거쳐 수립되었다.
        • 이번 전략은 ‘성평등 사회에서 여성과 소녀가 번영할 수 있는 아일랜드(An Ireland where women and girls can thrive in a gender equal society)’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다음의 7대 목표를 설정하였다.

        - 존재의 반영(Being Counted): 정책 및 법률 수립 과정에서 성평등 관점을 주류화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모든 공공정책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도록 한다.
        - 나답게 살아가기(Being Me): 유해한 성별 규범과 고정관념의 확산을 줄이고, 여성과 소녀가 성별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 리더십(Being a Leader): 여성의 동등한 리더십과 사회 참여를 확대하여 정치·경제·스포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잠재력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안전한 삶(Being Safe): 여성에 대한 폭력과 괴롭힘 아일랜드 정부에 따르면 범죄 경험 양상에는 성별 차이가 존재하며, 여성은 가정폭력, 성폭력, 공공장소 및 온라인 공간에서의 괴롭힘 피해를 경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을 예방·근절하고, 공공장소와 온라인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 공정한 몫(Having a Fair Share): 노동시장 내 성별 불균형과 임금격차를 완화하고, 돌봄 부담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여 여성의 경제적·재정적 권한 강화를 추진한다.
        - 건강한 삶(Being Well): 구조적 불평등과 제도적 장벽을 완화하여 여성들이 생애 전반에 걸쳐 건강과 웰빙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지원받기(Being Supported): 돌봄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돌봄 책임을 보다 평등하게 분담함으로써, 여성이 돌봄을 제공하거나 돌봄이 필요한 상황 모두에서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 이번 전략의 특징은 여성정책을 단순한 권익 증진 차원이 아니라, 성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구조적·사회문화적 요인에 대응하는 종합 전략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는 여성 혐오, 왜곡된 남성성, 전통적 성 역할 규범 등을 주요 문제로 지목하고, 성평등 교육과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는 성평등을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화와 인식 변화를 필요로 하는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또한 이번 전략은 여성의 경험과 필요가 생애주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반영하여, 각 정책 목표에 생애주기 접근법(life course approach)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에는 성평등 교육과 온라인 안전, 청년기에는 노동시장 진입과 리더십 확대, 중장년기에는 돌봄 부담과 경제적 안정, 노년기에는 건강과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 이는 여성정책을 단기적 지원 중심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구조적 경험과 연결해 설계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아울러 이번 전략은 국내 정책 중심의 전략이면서도 성평등 증진을 아일랜드의 핵심 외교정책 우선순위 중 하나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전략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여성·평화·안보(Women, Peace and Security) 의제 등 국제규범과 연계하여 성평등을 기본적 인권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성평등을 국내 사회정책 차원을 넘어 국제규범 이행과 대외 책임의 차원에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 마지막으로, 이행 점검 체계를 이원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이번 전략은 이행 점검 체계를 ‘활동 모니터링(Activity Monitoring)’과 ‘성평등 모니터링(Gender Equality Monitoring)’으로 구분하여 운영한다. 활동 모니터링은 실행계획 과제의 추진 여부와 산출물 달성 정도를 점검하는 방식이며, 성평등 모니터링은 지속가능발전목표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성평등 지표를 활용하여 실제 사회 변화 수준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이중 모니터링 체계는 단순히 정책 추진 실적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이 실제 성평등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를 함께 평가하려는 장치라는 점에서 실효성과 책무성을 강화하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 종합하면, 이번 아일랜드 국가 전략은 여성과 소녀의 삶을 둘러싼 불평등을 개별 사안이 아니라 구조적 과제로 인식하고, 성평등 주류화, 돌봄의 재분배, 폭력 예방, 노동시장 평등, 건강권 보장 등을 하나의 정책 틀 안에서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생애주기 접근과 이행·성과에 대한 이중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선언적 목표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 변화를 측정·평가하고자 했다는 점은 향후 아일랜드 성평등 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 gov.ie (2025.11.18.), “National Strategy for Women and Girls 2025 – 2030”, https://www.gov.ie/en/department-of-children-disability-and-equality/campaigns/national-strategy-for-women-and-girls-2025-2030/ (접속일: 2026.5.20.)
        ○ gov.ie (2025.11.18.), “Strategy Document and Formats”, https://assets.gov.ie/static/documents/dfe2f9bb/The_National_Strategy_for_Women_and_Girls_2025_-_2030.pdf (접속일: 2026.5.20.)
        ○ gov.ie (2025.11.18.), “Seven Strategic Objectives”, https://www.gov.ie/en/department-of-children-disability-and-equality/publications/seven-strategic-objectives/ (접속일: 2026.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