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정치로 인한 스웨덴 여성 정치인들의 퇴진
        등록일 2026-01-31

        혐오정치로 인한 스웨덴 여성 정치인들의 퇴진

         

         

        윤선우,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사회정책학 박사과정
         

         

        • 스웨덴 여성 정치인 안나 카린 하트(Anna-Karin Hatt)는 취임 약 5개월 만인 202510, 자유주의 성향의 중도 정당인 중도당(Centre Party) 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하였다. 하트는 사퇴 이유로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직접적인 증오 표현과 정치적 협박, 위협이 누적된 상황에서 내린 종합적인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는 3년 전 중도당 전 대표였던 안니에 뢰프(Annie Lööf)가 네오나치(Neo-Nazis)의 위협과 온·오프라인 스토킹 등을 이유로 사퇴한 사례와 유사한 맥락에 놓여 있다. 이에 본 고는 스웨덴 여성 정치인들의 정치 참여와 혐오 정치로 인한 자진 사퇴의 배경을 유럽 정치 정세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 안나 카린 하트와 안니에 뢰프가 소속된 중도당을 향한 상당한 수준의 혐오는, 해당 정당 소속 정치인들이 난민 및 이민 문제에 대해 비교적 포용적인 입장을 취해 온 데 반감을 품은 극우 민족주의 세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온건당(Moderate Party)은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Sweden Democrats)과의 협력에 의존해 의회 다수를 확보하고 있으나, 중도당은 더 이상 온건당과 함께 정권 운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구도 속에서 스웨덴민주당이 소유한 TV 네트워크 릭스(Riks)’는 중도당, 특히 안니에 뢰프를 지속적으로 악마화해 왔으며, 현재 스웨덴 내에서 릭스의 정기 시청자 수는 100만 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스웨덴은 오랜 기간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며 성평등을 선도하는 국가로 평가받아 왔으나, 최근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와 그에 따른 혐오 정치가 입법 과정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웨덴 성평등청(Swedish Gender Equality Agency)에서 관련 부서를 이끄는 라인 셀(Line Säll)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다양한 집단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로 하여금 정치 참여 자체를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이 사회 전반과 개인의 삶에서 남성과 동등한 권력과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는 정부와 의회가 설정한 성평등 목표에 비추어 볼 때, 현재의 상황은 이에 역행하고 있으며, 특히 공직에 있는 젊은 여성들이 심각한 취약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웨덴 범죄예방위원회(Swedish National Council for Crime Prevention)가 실시한 2025년 정치인 안전 실태조사(politicians’ security survey)에 따르면, 여성 선출직 대표의 26.3%가 지난해 공적 직위로 인해 위협이나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남성의 경우 그 비율은 23.6%로 나타났다. ‘취약성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에서는 성별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는데, 여성은 32.7%인 반면 남성은 24%에 그쳤다.
        • 성별과 정치, 정치적 폭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웁살라대학교(Uppsala University)의 산드라 호칸손(Sandra Håkansson) 역시 특히 여성 정치인들이 고위험 의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적 토론이 위축되고 궁극적으로는 입법 과정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극우로 분류되던 이민 정책들이 점차 주류 정치 담론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공적 영역에서의 의제 설정과 토론이 정책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폭력이 공적 토론의 경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러한 현상은 스웨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유럽의회는 202511월 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존재하지만, 정치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들에 대한 폭력이 정계 진입 초기 단계부터 주요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 유럽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협의회(Council of European Municipalities and Regions, CEMR)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정치권에서 직무를 수행한 여성 10명 중 7명이 학대나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혐오 정치는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아니지만, 그 양상에서는 성별에 따른 뚜렷한 차이가 확인된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 HateAid와 뮌헨 공과대학교(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2025년에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정치인들은 강간 등 성폭력 위협이나 여성혐오에 기반한 협박 및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남성 동료들에 비해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처럼 혐오 정치로 인한 위협의 심각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정부 내 기득권 보수 세력은 대체로 이러한 문제 제기를 축소하거나 일축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스웨덴 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Ulf Kristersson)을 비롯한 일부 보수 정치인들은 안나 카린 하트가 공적 역할을 감당할 역량이 부족했으며,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개인의 책임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공적 영역에 참여하기 위해 살해 협박과 스토킹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용인될 경우, 공격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여성, 이민자, 소수자들의 공직 진출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참고자료>

        -Martin Gelin (2025.11.10.). “In Sweden, online hate and anti-immigrant extremism are driving women out of public life”,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5/nov/10/sweden-online-hate-anti-immigrant-extremism-women (접속일자: 2026.01.11.)

        -Miranda Bryant (2025.12.01.). “Rising levels of hate forcing women out of Swedish public life, says equality agency”,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5/dec/01/harassment-and-hate-forcing-women-out-of-swedish-politics (접속일자: 2026.01.10.)

        -Stephanie Höppner (2025.12.03.). “Hate and threats forcing women out of politics and top jobs”,
        https://www.dw.com/en/women-female-politicians-sexism-hate-speech-death-threats-womens-rights/a-74991652 (접속일자: 2026.01.10.)

        -TUM (2025.01.15.). “Majority of survey respondents have experienced online attacks. Political commitment is discouraged by digital violence”,
        https://www.tum.de/en/news-and-events/all-news/press-releases/details/political-commitment-is-discouraged-by-digital-violence (접속일자: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