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살·목조르기 묘사된 음란물 형사처벌 추진
이지원,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개발보건학 석사
- 영국 정부는 범죄 및 경찰 법안(Crime and Policing Bill)에 교살(strangulation)과 목조르기(suffocation·choking)가 묘사된 음란물의 소지, 제작, 게시, 배포를 전면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은 2025년 11월 하원을 통과하였으며, 2026년 1월 상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폭력적·성적 콘텐츠의 확산으로 인한 왜곡된 성별 인식의 확산과 청소년의 비자발적 노출 문제가 국가적 위험 요인으로 인식된 데서 출발했다. 영국 아동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58%가 음란물에서 목졸림 행위를 본 경험이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검색이 아닌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콘텐츠에서 주로 남성이 행위자, 여성 및 성소수자가 피해 주체로 등장하는 뚜렷한 성별 불균형이 확인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패턴이 젠더 규범을 왜곡하고 특히 청소년기의 성 및 관계에 대한 인식을 편향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교살·목조르기 묘사 콘텐츠는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에 따른 우선 규제 대상(priority illegal content)으로 지정되며, 아동 성 착취물 및 테러 콘텐츠와 동일한 수준의 사전 차단 의무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기술 플랫폼은 업로드 단계에서 자동 탐지(AI 기반 모더레이션)를 통한 사전 차단 조치를 시행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 규제기관(Ofcom)으로부터 최대 1,800만 파운드(한화 약 354억 6천만 원) 또는 전 세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 이번 개정안은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여성과 소녀 대상 폭력(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 VAWG)을 향후 10년 내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국가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영국의 독립 음란물 리뷰(Independent Porn Review)는 주요 플랫폼에서 교살·목조르기를 포함한 폭력적 성적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이를 ‘성적 기본값’으로 정상화하고, 젊은 층의 성적 행동과 태도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러한 폭력적 행위의 정상화가 현실 세계에서의 성범죄 위험 요인을 강화하고, 성·젠더·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착화함으로써 여성혐오, 데이트폭력,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규제는 단순한 음란물 통제를 넘어 젠더 기반 폭력의 사회적 구조에 개입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 이번 제도적 개입은 2024년 이후 추진되어 온 영국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정부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아동 성 착취물(child sexual abuse material, CSAM) 생성 도구와 인공지능 기반 학대 매뉴얼(AI-generated abuse manuals)의 소지 및 배포를 범죄로 규정하는 조항을 법안에 포함했으며, 친밀한 이미지 유포(intimate image abuse) 범죄의 공소시효를 3년으로 연장해 피해자의 사법 접근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여성과 아동이 온라인상에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을 개선하고 디지털 공간의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 전략의 일부로 평가된다. 또한 청소년의 폭력적 음란물 접근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연령 인증 체계를 강화하고, 신용카드 인증, 사진 대조, AI 기반 연령 추정 등 보다 엄격한 가입 규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성범죄 유형이 다변화되는 환경에 대응해 정부 규제의 범위와 방식이 점차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종합적으로, 교살·목조르기 음란물의 형사처벌 도입은 영국 정부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성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상징적 정책 조치다. 이번 조치는 폭력적 성적 콘텐츠의 확산을 억제하고 여성·청소년의 안전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플랫폼의 책임성을 강화함으로써 온라인 환경 전반의 보호 체계를 개선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정책의 실제 효과는 기술적 집행 가능성, 규제 적용 범위, 가상 개인 네트워크(Virtual Private Network, VPN)를 이용한 이용자 우회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는 디지털 환경에서 성적 안전을 다루는 국제적 논의의 기준점을 마련했으며, 향후 여성·아동 보호 정책과 결합하여 추가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종합하면, 교살·목조르기 음란물에 대한 형사처벌 도입은 영국 정부가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부상한 성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상징적 정책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조치는 폭력적 성적 콘텐츠의 확산을 억제하고 여성과 청소년의 안전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플랫폼 책임성 강화를 통해 온라인 환경 전반의 보호 체계를 개선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은 기술적 집행 가능성, 규제 적용 범위, 가상 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VPN)을 활용한 이용자 우회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성적 안전을 둘러싼 국제적 논의의 기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향후 여성·아동 보호 정책과 결합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참고자료>
-GOV UK (2025.11.4.), “New laws to target online abuse and pornography”,
https://www.gov.uk/government/news/new-laws-to-target-online-abuse-and-pornography (접속일자: 2025.12.15.)
-GOV UK (2025.2.4.), “Britain's leading the way protecting children from online predators”,
https://www.gov.uk/government/news/britains-leading-the-way-protecting-children-from-online-predators (접속일자: 2025.12.15.)
-GOV UK (2024.9.13.), “Crackdown on intimate image abuse as government strengthens online safety laws”,
https://www.gov.uk/government/news/crackdown-on-intimate-image-abuse-as-government-strengthens-online-safety-laws (접속일자: 2025.12.15.)
-BBC (2025.11.3.), “Online porn showing choking to be made illegal, government says”,
https://www.bbc.co.uk/news/articles/clyk3qzq7k7o (접속일: 2025.12.15.)
-BBC (2025.2.27.) “Ban degrading and violent online porn, review proposes”,
https://www.bbc.com/news/articles/c0q1wx3nzy9o (접속일자: 2025.12.15.)
-The Guardian (2025.11.6.) “‘Choking’ in porn has become the new normal. Here’s why a new UK law banning it is so vital”,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5/nov/06/choking-strangulation-in-porn-new-uk-law-banning-vital (접속일자: 2025.12.9.)
-Huibregtse ME, Alexander IL, Klemsz LM, Fu TC, Fortenberry JD, Herbenick D, Kawata K. Frequent and Recent Non-fatal Strangulation/Choking During Sex and Its Association With fMRI Activation During Working Memory Tasks. Front Behav Neurosci. 2022 Jun 2;16:881678,
doi: 10.3389/fnbeh.2022.881678. PMID: 35722189; PMCID: PMC9201570. (접속일자: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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