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성 기업 협의회 개편을 통한 여성 경제 성장 제도화
        등록일 2025-09-30

        영국, 여성 기업 협의회 개편을 통한 여성 경제 성장 제도화

         

         

        이지원,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개발보건학 석사
         

         

        • 20259, 영국 정부는 여성기업협의회(Women’s Business Council, 이하 WBC)를 전면 개편하여, 여성의 경제활동을 국가 성장전략과 직접 연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는 성평등을 단순한 권리 보장을 넘어, 국가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인정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적극 활용한 공식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여성 고용률이 5%p 상승할 경우, 매년 최대 1,250억 파운드(235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며, 2000년 이후 영국 경제 성장의 40%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언급하였다. 이는 여성 고용 확대가 기업의 생산성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직결된다는 점을 수치로 입증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정부는 WBC의 기능을 강화해 기업과 정부 간 실행을 연결하는 거점기관으로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 개편된 WBC는 기업과 정부 간 실행 거점기관으로서, 정부가 마련한 성평등 기준과 제도를 기업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산업별 모범 사례를 다른 기업으로 확산하고, 채용·승진·경력 유지 등 전 과정에서 여성 근로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기업 리더들과 협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대, 정부가 성별임금 격차 보고 의무화, 임신·출산 근로자 보호, 성희롱 방지 등 법적·제도적 기반을 하련하면, WBC는 이를 기업 내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데 주력한다.

        -WBC는 구체적으로 유연근무제 도입 확대, 완경기 여성 지원 지침 마련, 성희롱 예방 교육·훈련 강화 등 실천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또한 산업별 리더들이 WBC에 참여하여 각 부문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채용이나 승진 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기업 문화와 관행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디지털·기술, 금융서비스, 전문직 등 여성 대표성이 낮은 고성장 산업의 기업 리더들을 새로 영입하여,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견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는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이 제한적이었던 분야까지 성평등 정책의 효과를 확산시키고, 이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이번 WBC 개편은 영국의 10개년 산업 전략인 Invest 2035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Invest 2035는 첨단산업·디지털·금융 등 고성장 잠재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지원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산업 육성뿐 아니라 기술 역량과 인적 자원의 기반 강화에도 중점을 둔다. 전략 문서에 따르면, 영국은 G7 국가 중 가장 심각한 기술 불일치(skills mismatch) 문제를 겪고 있으며, 전체 기업의 10%가 숙련 인력 부족으로 채용 공백을 보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노동력의 역량 제고는 물론, 지금까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집단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평등의 확대는 Invest 2035가 추구하는 성장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물론 기술 부족과 인력 불일치가 여성 고용 배제에서 직접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여성은 여전히 고성장 산업에서 대표성이 낮고, 그 잠재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보육 부담, 경력 단절, 승진 차별, 완경기 지원 부재 등 구조적 제약이 지속되어 온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Invest 2035는 이러한 제약을 해소하고 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향후 10년간 영국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적 흐름 속에서 WBC는 단순한 기업 정책 보조기구를 넘어, 성평등을 국가 성장 인프라로 제도화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법·제도와 규제를 통해 거시적 방향성을 제시하면, WBC는 산업별 리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를 현장 실행으로 전환하고, 여성 고용 전 과정에서 차별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기업 관행을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이원적 정책 구조(dual track model)”를 통해, 여성 고용 확대는 사회정책을 넘어 국가 경제 및 산업 전략의 실질적 성장 동력으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 영국의 WBC 개편은 성평등을 경제성장의 제도적 기반으로 통합한 대표적 정책 사례라 평가할 수 있다. 정부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고, WBC는 산업 리더십 네트워크를 통해 실행과 확산을 주도함으로써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단지 여성 개인의 기회 확대를 넘어,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을 제고하고, 노동환경 전반을 개선하며, 인재 활용의 범위를 확장하는 실질적 전략으로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산업별 네트워크를 통한 모범 사례의 확산은 국가 차원의 정책 매커니즘으로 자리잡으며,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성평등의 확대는 특정 집단의 이슈를 넘어, 사회와 경제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동력임을 보여주는바, 향후 이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책적 성찰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GOV UK (2025.9.9.), “Women's Business Council refreshed to help break down barriers for opportunity for women at work”,
        https://www.gov.uk/government/news/womens-business-council-refreshed-to-help-break-down-barriers-for-opportunity-for-women-at-work (접속일자: 2025.9.17.)
        GOV UK (2025.3.8.), “Women key to unlocking growth says Minister for Women and Equalities”,
        https://www.gov.uk/government/news/women-key-to-unlocking-growth-says-minister-for-women-and-equalities (접속일자: 2025.9.17.)
        GOV UK (2024.11.24.), “Invest 2035: the UK's modern industrial strategy”,
        https://www.gov.uk/government/consultations/invest-2035-the-uks-modern-industrial-strategy/invest-2035-the-uks-modern-industrial-strategy (접속일자: 2025.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