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보통신인력의 현황과 발전방안
        구분 기본 분야 노동/경제
        연구자 김영옥/한경희
        발간년도 2000
        첨부파일 2000_여성정보통신인력의현황과발전방안_김영옥.pdf ( 2.41 MB ) [미리보기]
        【내용소개】


        1. 문제제기

           정보통신기술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할 것이며, 또 정보통신인
        력의 양적인 측면 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여성의  경험, 숙련과 창의력은 정보통신산업
        에서 중요한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정보통신 여성인력의 중요
        성 및 기대와는 별도로 실제 정보통신 산업현장에서 여성인력이 어떻게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우리 사회의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왔고 향후 그  속도를 더해갈 전망이므로, 이 시
        점에서 정보통신분야 여성인력의 참여와 문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정보사회
        의 진입과 더불어 여성인력에 대한 수요가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에 대
        한 거시적인 분석과 개별 정보통신 사업장내에서 여성인력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떻게 관
        리되는지에 대한 미시적인 연구가 모두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는 가용한 자료의 분석을 통해 정보통신 산업과 기업내 여성인력의 현황을 파악
        하고 문제상황을 개선할 정책방안을 제시하려는 데 주목적이 있다. 정보통신인력에 대한 통
        계자료가 아직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존 자료는 성구분되어
        (sex-disaggregated)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통일된 정의와 대상집단에 대해 구축된 시
        계열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므로,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는 각종 통계자료를 수집
        하고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하는 등 정보통신분야 여성인력의 전체 모습을 제시하고자 노력하
        였다. 


        2. 주요 결과

          1)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위치와 정보통신인력 양성 현황

        - 우리나라의 IT 집약도는 고용을 제외한 부가가치, 무역, R&D 부문에서 모두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고용비중은 OECD 제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으며, 제조부문에 집중
        되어 있어, 향후 고부가가치 분야인 정보통신, 제조업 지원 서비스 부문의 고른 발전이 요구
        되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산업에 필요한 인력 공급을 원활히 할 필요가 있다. 
        - 전문대졸 이상 2000년도 졸업생수는 총 491,366명이며 이중 여학생은 241,197명으로 전체
        의 49.1%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공계열 여성졸업생수는 45,814명으로 전체 여학생중 9.3%에 
        그친다(남학생의 경우 26.3%임).
        - 정보통신진흥협회의 기술인력수급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보통신인력을 전국의 4년제 대학 
        정보통신관련학과 졸업생 이상으로 정의할  때, 2000년 정보통신 관련학과  총 졸업생 수는 
        23,490명으로 나타났다. 2000년 학사 졸업생의  남녀 비율은 67.9% 대  32.1%인데 분야별로 
        보면 기기 관련학과는 83.3% 대 16.7%, 통신 관련학과는 73.0% 대  27.0%로 남자의 비율이 
        훨씬 높지만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에서는 45.1%  대 54.3%로 남녀가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의 정보관리계열에서는 여자의  비율이 62.4%로 남자의 비
        율 37.6%보다 많이 나타났다. 

          2) 여성 정보통신인력의 규모, 인적자본 및 보수
          
        - 본 보고서에서 정의하고 있는 여성정보통신인력에 가장 가까운 정의는 정보통신진흥협회
        의 「정보통신기술인력수급실태조사」에서의 \'기술인력\'의 개념이지만,  이 조사에서는 근로
        자 성별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 
        - 이에 5인이상 사업체 전수를 조사대상으로 하는 노동부의 「사업체노동실태보사보고서」
        를 보면, 1998년 현재 전 산업에서 여성근로자는 27.1%를 차지하고 있다. 정보통신제조업으
        로 볼 수 있는 통신장비제조업, 전자관제조업, 통신기기제조업, 영상·음향기기제조업에서의 
        여성근로자 비율은 각각 41.3%, 43.7%, 36.4%, 37.8%로 전산업 평균 및 제조업 평균 여성비
        율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와  같이 정보통신제조업내 여성인력 비율은  대략 40% 정도이며 
        이들의 대부분은 생산직 근로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통신서비스업으로 볼 수 있는 정보
        처리 및 컴퓨터업에서의 여성근로자 비율은  21.4%으로서 정보통신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
        로 여성고용비중이 낮다.
        - 정보통신진흥협회의 「정보통신산업통계연보」에서 정보통신사업체내 종사자수는 1998년 
        현재 총 403,064명으로 이중 여성인력은 32.6%를  차지한다. 정보통신분야별로 살펴보면 남
        녀 모두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지만, 이 경향은 여성인력에서 두드러진
        다. 즉 1998년 현재 전체 여성인력의 74.4%(남성의 경우 53.8%)가 정보통신기기제조업에 있
        는데 이들  대부분은 생산직  근로자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 다음으로   정보통신서비스

        (18.1%), 소프트웨어(7.4%)의 순으로, 여성의 경우 생산직이  아닌 전문기술직으로서 활약하
        는 비중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프트업에서의 임시·일용직  비율이 높아(남성 
        5.9%, 여성 13.7%) 이 업종에서의 프리랜서, 파트타임 등 고용상태가 상당히 불안정하고, 여
        성인력에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 노동부 고용보험데이터의 분석 결과, 2000년 10월 1일 현재 IT 부문의 고용(일용직 제외)
        는 약 62만 8천명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IT 산업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 2,200만명
        의 약 3%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 구성을 보면 상장사 IT사업체가 약 11만  3천명, 
        벤처기업 IT사업체가 약 9만6천명, 비상장·비벤처 IT가 약 41만 9천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
        으로 파악된다. 한편 벤처기업은 2000년 4월 현재 총고용이 22만  5천명으로 벤처IT에서 약 
        9만5천명, 벤처비IT에서 약 13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 2000년 10월 현재 여성 IT인력은 20만 8천명  수준으로 전체 IT 인력의 ⅓정도(33.1%)를 
        차지한다. 비IT인력중 여성비율은 25.5%로서 정보통신부문에서의 여성취업율이 더 높아 향
        후 정보화의 확산은 여성고용량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여성정보통신인력은 남성에 비해 연령과 근속년수가 적고 학력이 낮다.  그리고 IT기업일
        수록, 그리고 벤처기업일수록 연령과  근속년수는 적어지는 반면 학력은  더 높아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직종구성을 근로자의 성별로 나누었을 때, 남녀 모두 벤처 IT 기업에서의  직종분포가 상
        장 IT 기업에 비해 고도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직종구조가 상대
        적으로 열악하다. 벤처IT 기업의 경우에도 여성근로자중 전문직은 15.5%에 그치고 반면 사
        무직의 비율이 46.1%로 높다.  상장 IT 기업의  경우 여성근로자의 85%가  생산직 근로자, 
        13%가 사무직 근로자로 나타나, 상장 IT기업의 대부분이 여성생산직 근로자에 의존하는 가
        전 또는 반도체제조업체임을 보여준다.
        - 1999년 노동부 「임금구조기본조사」원자료를 갖고, 직종별, 산업별로 임금수준을 정리한 
        결과, 우리나라 남성근로자의 경우 미국과 달리 정보통신부문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근
        거는 발견하기 힘들다. 그러나 여성근로자의 경우 상당히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IT 직종과 
        산업의 평균임금이 높게 나타난다. 여성  컴퓨터전문가의 임금은 전체 평균임금보다  50.6% 
        높고, 컴퓨터 준전문가의 임금은 26.0% 더 높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IT 제조업의 경우 전체 
        평균임금 보다 현저히 낮으며, IT 서비스업의 경우 전체 평균임금보다 높다. 컴퓨터 설비자
        문업 종사자 임금은 전체평균임금의 120.8%이고, 소프트웨어업  종사자는 128.3%, DB업 종
        사자는 190.2%로 평균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고임금산업인 DB업중 여
        성근로자의 비중이 낮고, 반면 저임금산업인  IT 제조업에 여성근로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와 같이 현재와 같은 일부 고임금 산업에서의 여성진입이 전체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의 지
        위를 바꿀 수 있을 정도가 아님이 확실하다.
        - 여성정보통신인력의 임금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성은 여성이 IT 제조업에 종사하는지, 
        아니면 IT서비스업인지에 따라 평균임금이 극명하게 차이난다는 것이다.  또한 직종별 임금
        함수의 추정 결과, 컴퓨터 전문직과 컴퓨터 준전문직에서 성더미  변수의 계수가 전문직 전
        체와 준전문직 전체에서 보다 감소함으로써 컴퓨터전문직에서의 성별 임금격차가 덜한 것으
        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할 때, 여성정보통신인력의 노동시장은 업종에 따라 즉  제
        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분단되어 있으며, 정보통신기술의  숙련화가설이 여성근로자에 대해서
        는 상대적으로 정보통신서비스업 전문직에 한해 입증된다고 할 수 있다. 
        -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의 숙련화 가설이  남성근로자에서는 입증되지 않고, 
        여성근로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입증된다는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
        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경험연구를 요하지만, 일단 이 결과는 기존의 여성노동시
        장의 열악함과 관련되는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3)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여성기업주Ⅰ

        - 중소기업청(1999)의「1998년 벤처기업실태조사」원자료를 재분석하면,  남성이 96.6%이고 
        여성은 3.4%로 남성기업주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소기업청의 벤
        처넷(Venture net)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벤처기업에 대한 자료를 보더라도, 정부의 
        벤처기업인증제도가 실시된 이후 여성벤처기업의 비율은 대체로 3%대에 머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간혹 서울지역  법인설립 추이를 토대로 정보통신분야  여성대표주 법인의 
        설립이 활발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하지만, 절대수  자체는 증가할지라도 남성의 증가비율을 
        능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신설법인중 여성비율은 정체상태에 가까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몇 년간 여성들의 벤처기업 창업사례가 늘고 있음은 분명한 추세이지
        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3%라는 미미한 비율인 것이다.    
        - 벤처기업 지정사유에 따라 벤처기업의  유형을 나눠보면 여성벤처기업중 신기술·특허로 
        벤처지정을 받은 비율이 45.8%로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이 수치는  남성기업주에서의 비율보
        다 5%p이상 높은 것이다.  반면 벤처평가를 받거나,  창업투자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여, 
        혹은 R&D투자비중이 일정 기준 이상이어서, 벤처로 지정받은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여
        성기업인이 벤처기업으로 지정받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신기술·특허인데,  사실 특허는 
        객관적으로 가장 논란의 여지가 없는  기준이다. 이 결과는 여성기업인이  외부 투자기관과 
        외부심사기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인색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또한  R&D 지출액, 
        R&D인력의 비중 등처럼 특정산업 및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나 가능한 기준을 충족시
        키지 못하는 업종분포 및 영세성을 암시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 여성벤처기업의 평균 종업원수는 27.8명인  반면 남성벤처기업은 37.0명으로 10명 정도의 
        격차가 나타나며 1998년 기준  평균자본금은 5.2억원(남성은 9.3억원), 여성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30.9억으로(남성은 52.4억원) 종업원규모, 자본금, 매출액  등에서 여성벤처기업 규
        모가 영세한 것을 알 수 있다.
        - 여성의 창업당시 연령은 42.3%가 40대에 창업하고, 31.5%가 30대에  창업한다. 또한 20대
        에 창업한 여성의 비율이  9.9%로서 여성벤처기업가의 10명중  1명이 20대에 창업함으로써 
        젊은 여성들에게 벤처창업이 새로운 취업대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여성의 40%가 현 벤처기업 이전에 창업한 경험이 있었고, 60%가  창업경험이 없었다. 여
        성을 대상으로 신규창업을 촉진하는, 여성벤처 신규창업자의  저변을 확대하는 정책과 아울
        러 창업 경험이 없을 경우 경영 노하우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창업 자체를 지원하는 
        정책에 못지 않게 창업후의 체계적인 경영지원이나 경영교육을 시행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 여성 창업자의 배태조직 유형은 기업체근무 경험자가 58.3%로 절반이상을 차지하지만 남
        성에서 상응하는 비율인 67.3%에 비해 낮으며, 반면 자영업 종사자 비율과 외국회사에서 근
        무하다가 창업한 비율이 남성에서보다 높게 나타난다. 
        - 시장성장성과 기술력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벤처기업의 유형을 구분한 결과, 여성벤
        처기업은 기술력은 낮지만 시장성장성이 높은 니치형(48.8%)에 더 많이 분포하고, 기술력이 
        높고 시장성장성도 높은 하이테크형과 기술력은 높지만 시장성장성이 높지 않은 기술집약형
        에 해당하는 비율이 적다.

          4)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여성기업주Ⅱ
           
        본고가 현재 여성 벤처기업을 가장 잘 대표하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 정보처리 및 컴퓨터 업
        종의 여성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첫째, 이들 벤처기업을 창업한 여성 경영인들의 직장 경력은  이들의 사업 활동에 결정적
        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인터뷰한  벤처기업의 대표이사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직장에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창업 이전에는 주로 대기업에 근무하거나 혹은 기자, 프로그래머  등
        의 전문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특히 대기업에서 일했던 경우에는 전산 및 마케팅 등
        의 전문적 숙련을 요구하는 업무를 수행했던 경우가 많다.  또한 여성 벤처경영인들이 남성 
        경영인들의 경우처럼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나  조직적 자원들(예컨대, 전직장, 학교, 연구기
        관)을 활용하지 못하고 개인적 경험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개별적  자원들을 활용하는데 그
        치고 있으며, 현재 한국에는 기업체내 관리직으로  진출하여 전문적 기술능력이나 경영능력
        을 학습한 여성층이 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 경영인으로 진입하는 여성 집단의 폭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 둘째, 정보처리 및 컴퓨터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터넷 부문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하지만 테헤란 밸리에 위치한 기업들의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사업에 주력
        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인 
        관계나 대면 접촉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고, 소호 창업
        (SOHO: Small Office Home Office) 등 적은  자본과 공간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점 외
        에 정보처리 및 컴퓨터 업종의 특성상 전통적인 접대문화로부터 자유롭다는 이점도  여성의 
        진입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 세째, 새로운 기술-경제 패러다임은 무엇보다도  기술혁신과 관련된 주요 행위자들, 예를 
        들면 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 정부 사이의 관계망과 호혜적이고 수평적인 협력적 기업간 관
        계(inter-firm network)의 형성을 중시하지만, 인력과 기술, 자금 동원 네트워크에 있어서 여
        성 벤처경영인들은 확실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왜냐하면 남성 경영인들은  출신 대학이나 
        선후배 관계를 통해 필요한 인적 자원이나 기술적 도움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반
        해 여성들의 경우에는 출신 대학이나 선후배, 혹은 직장  동료와의 관계가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남녀공학의 대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 동창들과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벤처기업의 성패에  있어서 기업의 인지도는 대단히 
        중요한데,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여성 경영인들은 언론매체에 칼럼을 쓰거나 강연을 
        통해 기업 홍보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개인의 취향과 솜씨, 기회, 홍
        보 효과 등에서 일정한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최근 여성 벤처경영인들은 단순히 개
        별적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집단적 대응 방식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기존의 관계망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망을 만들거나 혹은 여성들 상호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임을 결성하
        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모임의 활성화는 한편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관심을 모
        을 수 있는 등 여성들의  취약한 네트워크 자산을 보완하는 측면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지연, 학연, 혈연으로 닫혀진 한국 사회의 연줄망에 대안적인 네트워크 형태를 제공할 수 있
        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다. 
        넷째, 여성 경영인들 대부분은 가족 문제로 인해 힘겨워 하는 경우가 없었다. 이 점은  한편
        으로 흥미롭기도 하고 다른 한편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실 한 기업의 최고 경
        영자의 역할은 일에 대한 지속적인 몰두와 시간 투자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이 조건이 지켜
        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이끌고 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가족의 적극적 승인과 지원 속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
        의 벤처기업 사장이 되려는 여성들은 최소한 다음의 몇 가지 조건들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가정과 일 중 어느 하나를 택하기를 바라는 남성과 결혼해서는  안되며, 
        양육 및 가정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부부를 대신해 수행할 수 있는 \'친정\'이나 \'시댁\'이 있

        야 하고, 끝으로 이런 문제로 인해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을 자신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 특히 남편과 자녀들에게 자신의 상황과 필요를 설득시키거나 서로가 담당해야 
        할 일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일이 가정 생활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 \'여성\'으로서 느끼는 장점으로는  여성이기 때문에 누리는 \'희소성으로  인한 인지도\' 및 

        성이 \'사기를 치지 않고 꼼꼼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소위 통념상의 \'접대\'를 기대하지 않는

        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IMF 경제 위기 이후 급상승하던 벤처기업 열풍이 다시 가라앉으
        면서 벤처기업의 도덕성 논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침  여성 벤처기업의 
        등장과 활약이 눈에 잘 뜨이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여성들의 \'투명한  경영\'에 대한 사회적 

        대가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 경영인들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했던 문제 역시 
        바로 \'신뢰성\'이라는 점에서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 즉, 여성의  투명성에 대한 기대는 있으

        서도 실제 여성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업을 투명하게 운영
        한다는 것과 능력있게 운영한다는 두 측면을 분리해 볼 때,  즉 전자는 신뢰하되 후자는 신
        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벤처경영인들은 상당한 당혹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전략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
        래서 그들은 특히  벤처캐피탈리스트와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의   \'전문성\'
        과 
        \'투명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전략을 활용하되, 특히 중요한 외부 마케팅 인력에는 남성을 배
        치시키는 등의 방식을 펴고 있다.
        - 아직도 언론에서는 남성 벤처기업을 훨씬 진취적이고 벤처기업다운  것으로 묘사한다. 이
        것은 여성 벤처기업인이나 남성  벤처기업인의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언론 매체가 여성과 남성에 대한 기존의 문화적 고정 관념을 단순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응하여, 여성 벤처경영인들은  공격적인 남성적 이미지를  활용하기보다는 전통적인 
        여성의 긍정적 이미지를 활용하되 사업적  전문성과 추진력을 강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즉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경영인들은 직원들이나 고객, 투자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특별히 여성으로서의 특징이 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전문성과 확신을 표현하는  나름
        대로의 독특한 방식과 관련되어 있으며, 여성적 특성은 종종 언론이나 투자자, 고객을  설득
        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5)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여성근로자

        정보통신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남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정보통신 부문 벤처기업의 여성 인력들은 대체로 기획이나 웹  디자인, 홍보부 등 비교적 
        외부 활동이 적고 꼼꼼하고 세밀한 인간의 주의력을 요구하는, 그러나 보상이 적고 경력 발
        전이 한정되어 있는 그런 영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양적인 부분 이외에 보
        다 세밀하게 관찰해야 할 요인들이 있다.     
        - 입사 이전 경력의 분석결과, 우선 현재 벤처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한 인적 자원의 망
        은 첫째,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학력 선호에 의해 직업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지방대학 
        및 중하위권 대학의 졸업생들에 의해 채워지고 있으며, 둘째 개인의 적성과 전망에 따라 당
        분간의 고된 노동을 감수하고 자신의 여가 시간을  반납할 의사를 지닌 20-30대의 젊은 층
        들이 바로 그들이다. 따라서 현재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고된 현실과 핑크빛 
        전망 사이에서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그들은 때로 절
        망하고 때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꿈을 실현하는 과정
        과 미래에 대한 전망에 있어서 여성과 남성 직원들은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 입사경로를 보면 벤처기업에서 공채인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개  아는 사람을 통한 소개
        나 혹은 인터넷 구인 광고, 헤드헌터를 통한 소개가 많다. 벤처기업의 특성상 공채보다는 오
        히려 아는 사람을 통한 수시채용이 더  효율성이 높다고 한다. 이렇게 지인(知人)의 추천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사실 1997년  이후 벤처기업이 급증함에 따라 기업의  시장 
        환경이 급속도로 경쟁적인 형태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고 효율
        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초보 인력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실무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벤처기업의 경영인들은 대개 \"추천을 통해 경력있는 사람\"을 채용하
        고 싶어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여성들의 벤처기업 취업은  이미 여성들이 자리잡고 있는 
        분야와 부서로 한정되는 경향이 생기기도 한다. 
        - 벤처기업의 업무량과 업무시간은 알려진  바와 같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많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이번에 인터뷰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감
        당할 수 있는 이유는 업무에서 찾는 보람과 재미 때문이다.  이들이 귀감으로 삼고 있는 대
        부분의 인간형이 벤처기업의 대표이사이거나 직속  상관이라는 점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업무량과 업무시간을 감당할 수 있는 층은 미혼의 20대 내지 30대 초·중반 정도까
        지이며, 특히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들에게는 이러한  근무 조건은 매우 고통스러
        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기혼 여성들의 벤처기업 생활은 친정이나 시댁 식구의 도움 속
        에 유지되거나 혹은 \'일의 포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벤처기업이 요구하고 

        는 현재의 업무량과 근무시간은 여성의 벤처기업 진입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계속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미혼 여성의 경우에도 이런 현실 
        때문에 결혼 후 전망을 매우 불투명하게 보는 경향이 많다. 
        - 게다가 현재 일하고 있는 부서가 대체로 기획, 홍보 및 홈페이지  관리 등의 비교적 전문
        적 숙련을 필요로 하지 않거나 보상이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기적인 개인의 직업으로 
        고려할 때 마땅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전문적 경력을 쌓
        고 오랫동안 얻은 직업적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고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
        다. 다시 말해, 장기적으로 벤처기업의 하부구조가 탄탄해 지기 위해서는 뛰어난 업무  능력
        과 경력을 갖추고 있는 여성 인력들이 직장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여성인력이 많이 집중되어 있는 인터넷 사업에서도 성별 직무 분리를 관찰할 수 있다. 여
        성은 대개 웹 디자인이나 기획 및 홍보 업무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마케팅 업무에도 여성
        이 있지만 대개 온라인 마케팅이나 고객 관리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 사람을 만
        나야 하는 마케팅 업무는 주로 남성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외부 마케팅을 
        통해 직업 경력의 중요한 부분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여성 벤처인들에게 차단되어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실제로 외부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은 특별히 남녀의 체력적 한계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 오히려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라든지, 의사소통의  테크닉, 사람에게 신뢰를 주
        는 방식이 중요한데, 이 점에 관한 한 여성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로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여성은 하위직급에 집중되어 있다. 
        - 현재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여성, 남성 직원들이 느끼고 있는 업무 만족도는 단
        순히 업무량이나 근무시간, 보수와 같은 양적 지표와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들이  자
        신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목표와 현재의 과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중요
        한 요인으로 작동하게 된다. 업무 만족도 및 미래의 전망과 관련하여 여성과 남성 직원들은 
        각각 다른 태도를 보였다. 남성 인력들은 지금의 힘든  경험, 즉 과다한 업무량과 근무시간, 
        낮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아직 일을 배우고 있으며 이번 경험을 통해 다음의 직업
        이나 창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 반면 여성 인력들 가운데,  특히 미혼 여성 인력들은 \"막연하게\"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이것은 벤처기업에서 기혼 여성으로서  살아가게 될 미래의 모습
        이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곧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 전략
        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애매한 경우가 많다. 사실상 이들은 업무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자신의 시간을 따로 할애해 뭔가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특히 
        여성 인력들은 자신이 \'소모\'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해결을 공부를 더 
        하겠다는 계획에서 찾고 있는데 막상 그  부분에 대한 계획조차 구체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 결론

           IT산업에서 여성인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IT 서비스업과 전문직에서 성별 임금격
        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정보통신분야는 고학력 여성에게 새로운  경력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decent) 일자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
        력이 아직까지는 크게 현실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IT 산업내  여성인력의 70% 정도가 생산
        직이며, 정보통신벤처기업에 근무하는 경우에도 대부분의 여성은  R&D, 마케팅보다는 지원
        업무로 배치되고 또 하위직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이 아직 대기업식의 인력관리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시사
        하는 한편, 우리나라 특유의 벤처문화가 향후 지속가능할 수 있을지 적지 않은 우려를 자아
        낸다. 실제로 최근 벤처기업의 노조결성,  대기업으로의 유턴 등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
        다. 
           여성이 정보통신관련학과 졸업생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제 여성인력은 양적으
        로나 질적으로나 우리 사회가 고도 정보화 사회로 안착하는데  꼭 필요한 인력이라 하겠다. 
        우수한 여성인력이 산업현장에서 경력을 형성하고 핵심인력으로 성장하는 것은 기업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학졸업 여성의 정보통신산업체로의 연결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여성
        인력 수요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과 여성의 정보통신분야에서의 창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여성정보통신인력의 발전방안을 제시하였다.


        4. 여성정보통신인력 발전방안

        \'성인지적 관점과 시장원칙과의 균형\'이라는  정책방향 하에서 정부가 수행해야  할 정책은 

        음과 같다. 
          - 학교-취업 연계 강화사업: 정보통신분야의 특성에 맞춘 적극적인 취업준비, 인턴사원제
        의 
            적극적 활용을 위한 지원
          - 고급정보통신기술인력 양성과정에의 여성통합
          - IT분야 여성의 취업 및 경력추구를 지원하는 web-site 구축 및 운영
          - \"여성이 일하고 싶은 IT 기업\"의 선정 및 홍보
          - IT분야 여성창업 지원
          - 성구분된 통계자료의 구축

        그리고 기업이 수행해야 할 정책은 다음과 같다.
          - 지속가능한 벤처문화의 창출 또는 정립
          - 여성역량 강화조치의 마련   
          

        【목 차】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2. 연구내용
          3. 개념 및 연구대상
          4. 연구방법 및 분석자료

        제2장 이론과 선행연구
          1. 네트워크형 경제자원으로서 정보
          2. 정보통신기술과 고용
          3. 정보통신기술과 숙련
          4. 정보통신기술과 고용시스템의 변화
          5. 정보통신기술과 여성인력
            가. 긍정적 전망에 대한 일반적 근거
            나. 노동과정론과 이에 대한 비판
            다. 최근의 연구

        제3장 정보통신산업과 인력 현황
          1.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동향과 향후 전망
            가. 정보통신 산업의 국제비교
            나.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현황 및 전망
          2. 정보통신인력 현황
            가. 정보통신인력 공급 추이
            나. 정보통신기술인력
            다. 정보통신인력 수급전망
          3. 여성정보통신인력의 고용구조
            가. 전반적인 여성고용구조
            나. 여성정보통신인력의 규모Ⅰ
            다. 여성정보통신인력의 규모Ⅱ
            라. 여성정보통신인력의 인적자본과 보수

        제4장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여성인력
          1. 여성벤처기업인
            가.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발달 추이
            나. 여성벤처기업의 특성
            다. 여성벤처기업인의 특성
          2. 벤처기업 여성근로자
            가. 조사방법
            나. 조사결과

        제5장 결론 및 발전방안
          1. 결론
            가. 문제제기
            나. 주요 결과
            다. 결론
          2. 정책대안
            가. 정책방향 : 성인지적 관점과 시장원칙과의 균형
            나. 발전방안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