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서론
Ⅱ. 가내노동자의 노동실태
Ⅲ. 위탁기업과 가내노동자와의 관계
Ⅳ. 일본의 가내노동사례
Ⅴ. 지원방안
Ⅰ. 서론
1. 연구의 목적 및 내용
한국의 산업화과정에서 비공식 부문이 계속 성장해 왔는데 저소득층
기혼여성을 흡수해 온 비공식 부문의 하나로 가내노동을 들 수 있다. 최근의
가내노동자의 규모 및 변화추세 등을 뒷받침 할 만한 자료가 현재로서는 부족한
실정이나 도시 비공식 부문에 관한 몇몇 사례연구(주:조형(1985), "비공식부문
여성노동", [한국여성과 일], 이화여대출판부;유장수(1986), [한국의
가내노동자에 관한 연구-대구지역의 사례분석을 중심으로], 서울대
석사학위논문;조은·조옥라(1987), [도시무허가 정착지의 성격과 생활실태-서울
사당동 재개발지역사례연구], 서울대학교 인구 및
발전문제연구소;한국여성개발원(1988), [영세지역 아동보육 및 환경에 관한
연구].)로부터 도시 저소득층 지역의 기혼여성이 가내노동에 참여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으며, 최소한 단순재생산의 규모로는 가내노동자가 온존하여 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러나 가내노동은 주로 기혼여성이 부차적으로 수행하는 노동이라는
사회인식하에 이제까지 정책적 관심이 전혀 되지 못하였다. 뿐만 아니라
작업장소의 분석 및 부동적 취업상태에 따른 조사상의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가내노동에 대한 실태파악조차도 수행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가내노동자를 보호지원할 수 있는 정책의 수립을 위하여
가내노동자의 노동조건 등의 고용실태와 위탁기업과의 관계에 관한 실태파악 및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여 가내노동자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먼저 제Ⅰ장에서 가내노동의 개념과 연구방법을 기술한 후 제Ⅱ장에서는
도시저소득층지역의 가내노동자 규모·공급구조 및 노동실태를 다루고
제Ⅲ장에서는 제Ⅱ장의 가내노동실태에서 제기된 근로조건 등을 개선시키기 위한
대안의 모색에 초점을 두어 생산의 특정단계에서 가내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체에 대한 사례를 분석하고자 한다. 제Ⅳ장에서는 비교자료를 위하여
가내노동자를 파생시킨 산업발달구조가 우리와 유사하고 자료의 입수가 용이한
일본의 가내노동실태 및 관련정책을 다루며, 마지막으로 가내노동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2. 가내노동의 개념
가내노동이란 용어는 가내공업, 가내수공업, 자가노동 등과 동의어로 사용되어
왔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가내부업으로 통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주택 혹은 재가
근무직 등의 화이트칼라직도 가내노동의 범주에 포함하는 등 가내노동의 개념을
논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어 통일된 견해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가내노동이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행해지고 있고 이것을 보는 시각에도 각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가내노동자를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자로 정의하고자
한다.
① 작업장소는 자택 혹은 아는사람의 집 등 자신이 임의로 선정하거나
위탁자가 지정하는 공장 외부의 장소이다.
② 가족 보조자는 둘 수 있으나 상시적 타인을 고용할 수는 없다.
③ 위탁자로부터 원재료를 지급받아 물품을 제조·가공한다.
상기의 원칙에서 본 연구의 조사 대상자를 저소득층 지역내(주:저소득층
지역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연구방법 부분에서 설명되고 있다.)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하의 기혼여성으로서 지난 1주일간 가내부업에 종사한 적이 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사람으로 제한하고자 한다. 여기서 가내부업(주:여기서의
가내부업은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가내노동의 용어이며, 부업적
가내노동의 유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이란 위탁업주로부터 원재료 등을
공급받아 물품을 제조·가공하는 일을 말한다. 이때 완성된 제품은 위탁업주에게
납품해야 하며 자체 판매는 불가능하다.
3.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가내노동자의 실태파악을 위해 경제활동상태조사와
가내노동자조사(설문지 면접조사, 사례조사)를 6월 22일부터 7월 27일까지
실시하였고, 기업체조사를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에 걸쳐 실시하였다.
·경제활동상태조사-서울시에서 지정한 '저소득층 집단지역' 103개를
모집단으로 설정하여 규모비례법(probability proportionate to size)의
표본추출방법으로 20개지역을 선정한 후 1개지역당 25개반을 추출하였다.
경제활동상태조사의 조사대상은 추출된 507개반(주:조사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역당 25개반 내외로 추출한 결과 507개반이 추출되었다.)에 거주하는 65세이하
기혼여성으로 조사결과 8,050명이 집계되었다.
·가내노동자조사:조사대상은 경제활동상태조사에서 파악된 가내노동을 하고
있는 기혼여성으로 438명이 집계되었으나 415명에 대한 면접조사가 수행되었다.
설문지 조사와 병행해서 양적조사를 보완키 위해 특수한 사례에 대한
사례조사(11건)가 수행되었다. 설문조사 자료는 SPSS프로그램에 의해 x²검증,
t검증, ANOVA 등의 통계방법으로 처리되었다.
·기업체조사:조사대상 산업은 세분류제조업중 위탁생산비의 비중과 기존의
가내노동관련 문헌에서의 중요도에 기준을 두어 섬유, 의복제조, 완구, 가방 등
4개 산업이 선정되었다. 각 산업별로 가내부업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체를
선정하여, 각 산업별로 최초의 원청기업체인 모기업에서 중간단계의 하청업체를
거쳐 가내노동자까지 이어지는 수직적 하청관계를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4개
산업의 13개 기업체와 4명의 가내노동자가 조사되었다.
Ⅱ. 가내노동자의 노동실태
1. 가내노동자의 규모
조사대상자 8,050명의 경제활동상태를 보면 경제활동인구는 4,667명(58.0%),
비경제활동인구는 3,383명(42.0%)으로 나타난다. 경제활동인구를 세분하여 보면
가내노동자 438명(9.4%), 가내노동이외의 취업자는 3,959명(84.8%), 실업자는
270명(5.8%)이다.
2. 가내노동자의 일반적 특성
가내노동자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봄에 있어 조사대상자가 가내노동력을
구성하게 되는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즉
저소득층 여성중 가사긴박도가 강한 기혼여성이 가구소득의 공급 또는 보조와
가사부담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해결방안으로
가내노동에 종사하고 있음을 보게될 것이다.
가. 가구의 경제적 상태
가내노동자의 남편중 취업자는 93.2%이고, 무직자가 6.8%이다. 취업자의
직업분포를 보면 전문·기술·행정관리직에 종사하는 남편의 비율은 1.1%인 반면
생산·운수직 종사자는 72.4%로 하위직 종사자가 대부분이어서 가구의 저소득이
예상된다. 또한 경기 및 계절적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노동(27.1%) 및
가내하청제조업(12.5%) 종사자의 비율이 높아 항상적 가구소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인의 수입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조사대상가구의 월수입은 365,583원으로
동일기간(1989년 2/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인
764,936원의(주:경제기획원(1989.9), [한국통계월보], p.100.) 절반수준이다.
이것으로 평균가구원 4.3명의 가계를 유지하고, 18세 미만 자녀1.8명의 교육비
등의 지출요구에 대응하기엔 매우 불충분한 바 본 조사대상 가구에서 가계보조의
필요성이 강하게 존재하여 왔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기혼여성 가내노동자 수입이 가구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8.6%이며, 100%인 즉, 가내노동자 수입으로 생계를 전적으로 꾸려가는 가구의
비율은 10.7%였다. 자신의 수입이 생활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되는가의 질문에
대해 85.6%가 매우 또는 약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나. 가사의 부담
본 조사대상자인 가내노동 기혼여성의 평균연령은 만 35.3세이며, 57%가
35세미만의 연령층으로 연령상 가족생활주기를 판단할 때 학령전 및 학령기
자녀의 양육기에 있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6세 미만 자녀가 1명 이상 있는
기혼여성의 비율은 34.2%이며, 6세 미만 자녀를 포함하여 환자나 노인 등 특별히
돌보아야 할 가족이 있는 비율은 44.8%로 과반수에 가깝다.
자녀의 양육 및 가사가 취업유무와 관계없이 여성의 1차적인 역할로 맡겨지고
있으며, 이 역할수행을 보조 또는 대행하는 서비스가 불충분한 사회에서
기혼여성의 취업은 이러한 역할수행에 있어 어느 정도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저소득층 가구에서 경제적 필요가 있다 해도 주부가 선뜻
가외취업을 결정하기 어렵다.
특별히 다른 일 보다 가내노동에 종사하게 된 이유로 전체 조사대상자의
3/4이상이 "가사와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하고 있고, 역시 같은
이유로 전체의 2/3가 다른 직업으로 바꾸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전직을
희망하는 경우네도 60%를 넘는 응답자가 다른 직종으로 전환하기 보다는 임금,
작업강도 및 안정성 면에서 조건이 나은 다른 가내노동으로 바꾸기를 희망하고
있어, 집안일과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내노동이 제공할 수 있는 최대장접임을
드러낸다.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는 가내노동에 종사하는 기혼여성이 가구 수입의 보조
또는 가구 수입의 공급(경제적 가장인 경우)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만 가사의
긴박도가 높아 집을 비울 수 없는 노동집단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집에서
취업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우선권이 주어지므로 근로조건의 문제는 차후의
고려사항으로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집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노동은 '부업'으로 통칭되며, 동일 업종의 고용근로자와 비교하여 낮은 임금,
개수제 임금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해야 되는 것이다.
3. 가내노동자의 취업상태
가. 가내노동의 종류
가내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업무내용을 제조업 업종별로 분류해 보면 <표
Ⅱ-1>과 같이 장신구·완구 등의 기타 제조업에 해당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의복제조업, 섬유제조업, 가죽·가죽대용 제품 및 신발제조업의
순이다. 의복, 섬유, 가방, 완구 등은 모두 주요 수출품목이므로 현
수출산업에서의 가내노동자 활용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가내노동자라는
새로운 노동형태가 경기변동이 심하고 노동집약적인 수출산업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표 Ⅱ-1> 제조업종별 가내노동의 업무분포
단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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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종 세 부 업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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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제조업 스웨타부분 바느질(37), 침구류미싱(12), 편직(11),
(21.2/88) 스웨타짜기(9), 스웨타 수놓기(7), 실감기·스웨타실밥
뜯기(5), 기계자수미싱(4), 침구류바느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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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복제조업 양복바느질(26), 양복·아동복미싱(24), 모자·덧신·
(21.2/88) 스카프 미싱(12), 모자·덧신·스카프바느질(8), 양복·
모자·실밥뜯기(6), 한복바느질(4), 모자재단(4), 기타
인두질·덧신 수놓기(4)
---------------------------------------------------------------------------
가죽, 가죽대용 가방미싱(15), 신발끈매기(11), 단추등 부속달기(9),
제품 및 신발제조업 가방·장갑 실밥뜯기(6), 잠바미싱(5), 장갑미싱(5),
(14.7/61) 신발미싱(5), 가죽잇기등 본드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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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및 종이제품 쇼핑백 윗부분 접기 및 비닐끈끼기(7), 비상단추용 봉투
제조업 만들기(5), 인주곽등 상자제작(4), 수박끈 만들기·
(5.8/24) 젓가락싸기등(6), 조화·수수깡포장(6), 실크인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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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품제조업 마늘까기(14), 오징어포만들기(2), 도라지까기(1),
(4.3/18) 케익꽃만들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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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및 전자기기 카세트·라디오등 전자기기 부품조립(16), 전선잇기등
제품 제조업 단순가공(14), 헤드폰 안감미싱(1)
(7.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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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제조업 장신구(목걸이·구슬백)조립(32), 인형봉제(17),
(장신구, 완구등) 스티카붙이기·쑥뜸관접착등(13), 조화만들기(10),
(25.3/105) 등공예·매듭(9), 가발만들기(5), 금속완구조립(4),
배드민턴공 깃털붙이기(4), 기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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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에서 드러나듯이 가내노동의 업무는 매우 다양하나 첫째,
단순노동집약적이며 기계화되기 어려운 또는 기계화가 채산성 면에서 맞지 않는
작업이 주종을 이루며 둘째, 전체 제품생산과정에서 떼어져 나올 수 있고 또
분리되어도 작업과정 내용을 통제할 수 있는 공정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廣田壽子(주:나머지 한 유형은 고급신사복, 기모노의 완성과 같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동시에 주문생산이라는 특징을 갖는 것인데 본 연구에서는
이런 유형을 발견할 수 없어 제외시켰다. 廣田壽子(1969),
"內織の變容とその背景", [일본노동력회?誌], No.120, 3月, p.30.)는 일본식
기혼여성들이 수행하는 가내노동의 종류를 생산 기술적 관점에서 네가지로
분류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조사된 가내노동을 예로하여 그의 분류 체계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형:기계적 공업 제품의 부품·부분가공
전기·전자기기 부품가공, 스웨타 잇기, 완구조립, 목장갑 잇기, 의복
감치기 등이다. 주요 공정은 기계에 의해 수행되고 가내노동자에게
위탁되는 것은 봉제에 미싱이 이용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간단한
도구에 의한 수작업이다. 기계적 공업의 외업부로서 기능을 다하는
것이며, 기계적 공업의 발달이 오히려 가내노동을 확대시켜온 전형이다.
실제로 저렴한 노동력이 월활하게 공급되는 한 이 가내노동분야는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B형:수공업적 제품제도 혹은 부분가공
본 조사에서 발견된 것으로는 매듭, 등공예 제작 등으로 작업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으나 약간의 공예적 요소를 포함한다. 수공업품으로
진귀하다는 이점이 있으나 생활필수품이 아니며, 소비자의 기호의 변화에
민감한 만큼 취업조건이 또 다른 측면에서 불안정할 수 있다.
C형:그 외의 간단한 수작업
구리도선 링끼기, 운동화 끈매기, 제과점 봉투만들기 등의 단순작업으로
점차 새로운 기술개발과 함께 기계화에 흡수되는 측면이 있으나 규격화가
불가능한 것, 수요가 한정된 것 등의 생산에 대해서는 노동력 공급 조건과
상응할 때 가내 노동에의 의존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표 Ⅱ-1>과 같이 본 조사에서 발견된 가내노동의 종류는 廣田壽子의 분류에
따라 다시 나누어보면 우리나라의 기혼여성이 수행하는 가내노동은 A형(편직,
제품, 바느질, 전자부품, 장신구 조립 등)이 67.9%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C형(접착, 포장, 마늘까기, 기타 단순가공등 총 29.8%) 및 B형(공예, 2.2%)의
순이다. 현행 가내노동의 대부분이 A형, C형과 같이 간단한 도구에 의한
수작업이며 기계적 공업의 발달과 함께 확대되어온 분야라는 사실은 앞으로도
노동력 공급조건이 상응하는 한 상당한 규모의 기혼여성 가내노동자가
존재할것을 암시한다.
또한 현재의 작업을 수행하는데 특별한 도구와 기술의 필요여부를 참조하여
가내노동을 크게 기능가내노동과 그 이외의 반기능 또는 무기능 가내노동으로
이분할 수 있다. 특별한 도구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은 미싱일, 편직일 및
공예 정도이며, 그 외의 가내노동의 경우 일정한 기능습득기간 없이 곧 시작할수
있는 작업이었다. 곧이어 기술될 노동조건에서도 양자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나. 노동시간·노동일수
가내노동을 '부업'으로 보는 근거에는 반찬값·용돈정도 밖에 안되는 낮은
보수라는 측면과 가사나 주업 틈틈이 행한다는 투여노동시간의 양측면에서
부차적이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노동시간의 측면에서는 결코
부업으로 간주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사대상자의 1일 평균노동시간은 7.7시간이며, 1개월 노동일수는 21.6으로
월평균 노동시간수는 167.2시간에 이른다. 이는 1987년 제조업부문 사업체에
고용된 전국 기혼여성의 월평균 노동시간수(246.1시간)의 67.9%에 해당되는
것이다. 또한 하루 8시간 이상 작업하면서 공장노동자와 같이 1개월에 25일 이상
일하는 가내노동자의 비율은 전체의 32.3%로 가내노동자 3명 중 1명은 공장에
다니는 기혼여성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노동하고 있었다. 가내노동의 종류별로
노동시간의 분포를 보면 <표 Ⅱ-2>와 같이 편직과 미싱일하는 가내노동자가 한달
평균 23일, 하루에 9시간 이상씩 작업함으로써 가장 높은 작업 강도를
나타내었다.
요컨대 가내노동자의 노동과정은 공장노동자와 달리 자본가의 직접통제 밖에
있으므로 노동시간과 노동일의 선택에 있어 재량권을 갖는 것처럼 보이나 이와
같은 재량은 각 목적 재량권으로 무엇보다도 낮은 단가와 가구의 저소득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그 재량권은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표 Ⅱ-2> 가내노동의 종류별 노동조건 및 제조업 공장근로자와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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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분 연령 1일노동 월노동 월노동 월임금액1) 시간당
시간수 일 수 시간수 (원) 임금액2)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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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노동자평균 35.3 7.74 21.6 167.2 104,894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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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직 35.9 9.28 22.7 210.7 163,667 777
미 싱 33.2 8.99 22.5 202.3 193,694 958
바 느 질 35.8 7.18 21.8 156.5 68,247 436
공 예 34.0 5.58 23.8 132.8 113,333 853
기타조립 36.2 7.33 20.9 153.2 76,608 500
---------------------------------------------------------------------------
제조업공장근로자
남 자 32.3 9.57 25.1 240.2 398,511 1,659
여 자 미 혼 21.1 9.56 25.2 240.9 200,314 832
기 혼 38.9 9.77 25.2 246.2 198,782 808
---------------------------------------------------------------------------
1)월임금액=정액급여액+초과급여액+(연간특별급여액÷12)
2)시간당임금액=월임금액÷월노동시간수
자료:노동부(1988), [1987 직종별 임금실태조사 보고서], PP.1910-1911.
다. 공임관련사항
공임과 관련하여 발견되는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가내노동자가 개수당
공임(piece rates)을 근거로 한 실질적 임금체계를 갖는다는 것으로
가내노동자의 일당은 〔단가×1일 작업량〕으로 산출되며, 단가와 1일
작업량간에는 일정한 관계가 형성하게 된다. 단가가 낮으면 일정한 일당을
확보하기 위해 좀 더 노동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본 조사대상자들이 수행하는 작업의 단가는 가방부품인 고리 1개 굽히는데
60전에서부터 일본자수 1필 짜는데(1필 짜는데 4-5일 소요) 15,000원에
이르기까지 매우 넓게 분산되어 있으나 월평균 공임액은 104,894원으로
제조업부문 고용 기혼여성의 임금액의 절반 수준인 52.8%에 해당되는 액수이다.
가내노동 종류별로 보면 미싱일 종사자의 월공임액이 194,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바느질이나 단순가공일을 수행하는 가내노동자들이 하위공임계층을
형성하는데 그 중 마늘까기의 경우 월 47,640원으로 가장 낮은 임금을 나타냈다.
그런데 가내노동자의 임금은 개수제 임금의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이들의
월총임금액을 공장노동자의 월급여액과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가내노동자의 월공임액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월노동시간수도 공장노동자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양자를 유의하게 비교해 줄
수 있는 일종의 표준화 작업으로서 각각의 '시간당임금'을 산출하여 보면 <표
Ⅱ-2>에서처럼 본 조사대상자의 평균 시간당 공임액은 627.4원으로 고용
기혼여성노동자의 807.7원의 77.7%밖에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가내노동
종류별로 보았을때 마늘까기를 하는 가내노동자는 노동시간면에서 양복바느질
하는 가내노동자만큼 작업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로 인해 월공임액은
양복바느질 하는 가내노동자의 62.2% 밖에 되지 않는다.
가내노동자의 저임금의 정도는 현재 수령하는 공임에 대한 그들 자신의
태도에서도 나타나 전체의 68.3%가 자신이 수행하는 일에 비하여 공임이 적다고
응답하였다. 이들이 희망하는 공임액은 일당 8,173원으로 현재 받고 있는 일당
4,984원의 162%에 해당하는 것이다.
가내노동자의 임금이 개수제 임금의 형태로 산정되지만 실제 임금의
지불방식은 전체의 82.3%가 월급의 형태로 지급받았다. 이는 가내노동자의
위탁업체가 상위의 모기업으로부터 도급거래비를 결제받는 월말정산시기에 맞춰
비로소 가내노동자에게 공임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내노동자는 보통
재하청공장으로부터 일감을 받게 되므로 공임도 몇 단계를 거쳐 지급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공임의 연체 또는 체불의 가능성이 놀아진다. 실제로
공임을 오래동안 밀려서 받은 경험이 있는 가내노동자는 19.7%이었다.
심층면접조사결과에서 가내노동자들은 대체로 3∼5일정도 밀려서 공임을 받는
것이 확인되었고 체불경험을 한 사례도 발견되었다.
라. 기타 취업관련 사항
고용노동자의 경우 특정의 장소에서 작업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통제할 수
있으나 가내노동자의 경우 작업과정에 대한 적시적 통제가 불가능해지는데 이에
대해 자본측은 어떻게 대응하는가? 본 조사대상자의 경우 42.9%가 불량품이
생기지 않는 일을 하고, 33.1%는 불량품이 발생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이처럼 불량이 발생하지 않는 단순공정과 불량이 생겨도 큰 지장이 없는
공정을 가내노동자에게 위탁함으로써 제품의 질이 발주한 조건에 적합한지의
통제를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불량의 발생시 어떤 형태로든 변제의무를 갖는
가내노동자는 전체의 24.4%(101명)이었는데, 이들의 변제형태를 보면 대부분이
재료를 받아 새로 말들고(72명), 나머지 29명은 재료비를 부담해 새로 만든다고
하였다.
현재의 작업수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에 대해 <표 Ⅱ-3>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저임금의 문제를 지적한 비율이 28.6%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불충분한 일감을 지적한 비율이 높다. 그러나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도
응답 비율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으므로 가내노동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①저임금
②불충분하며 불규칙한 작업 주문량 ③열악한 작업환경 ④납기일 독촉 ⑤높은
작업 강도의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40%에 가까운 응답자가 지적하고 있는 주문물량의 변동과 납기일
독촉의 문제는 가내노동자 수요구조의 당연한 결과이다. 자본측이 가내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주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경기에 따른 주문량의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충분하고 불규칙적인 작업물량으로 인해
가내노동자는 공정적 수입을 보장받기 어렵고 동시에 취업상태가 부동적으로
된다. 또한 가내노동자들은 촉박한 납기를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면서도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납기이행을 위한 높은 작업강도를 감내해야 한다.
<표 Ⅱ-3> 가내 노동에 있어서 어려운 점
---------------------------------------------------------------------------
구 분 명(%)
---------------------------------------------------------------------------
임금이 싸다. 119( 28.6)
일거리가 충분치 않고 불규칙하다. 96( 23.2)
일 자체가 힘들다. 52( 12.6)
작업환경이 나쁘다(본드냄새, 먼지, 소음 등). 67( 16.2)
시간 독촉을 받는게 힘들다. 64( 15.5)
기타 16( 3.9)
---------------------------------------------------------------------------
계 414*(100.0)
---------------------------------------------------------------------------
*무응답자 1명 제외
이제 작업환경의 문제를 보면 이것은 크게 작업공간상의 문제와 작업자체의
안전성 문제로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의 작업공간상의 문제는 다음의 사례에서
잘 드러나듯이 근본적으로 가내노동자의 작업공간이 곧 생활공간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가족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주택의 구조는 당연히 작업하기에
불편할 뿐 아니라 위탁업체로부터 받은 주재료, 부재료 및 노동도구를
주거공간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좁은 주거공간이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사례 1:봉천 6동, 한 부인, 만 35세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편직된 스웨타의 끝단을 잇는 것이므로 스웨타 1개당
하는 일은 간단하나(단가 12원), 하루에 500-600개 정도하므로 스웨타
500-600개의 부피는 엄청나다. 매일 봉고차가 와서 실어가고 실어다 주고 해야
하는데 수거작업을 하루라도 거르게 되면 4식구가 사는 1칸 뿐인 방을 거의
차지하게 된다. 집 밖에다 쌓아 두었더니 동네 사람들이 미관을 해친다며
불평하였다. 집안에 항상 스웨타더미가 쌓여 있어 아이들이 올라 타고 노는데,
방 안으로 들여올 공간도 없을때면 남편도 막 뭐라고 한다. 스웨타에서 나오는
먼지·실밥도 많아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전자 쪽의 일은 조그만 밥상 하나
펴고 일하면 된다고 하는데 수입이 어떨지 모르겠다.
가내노동작업 자체의 환경과 관련하여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소음, 먼지 및
본드 냄새 등이 있는데 본 조사대상자의 1/3이상이 사용하는 미싱과 편직기계의
작동시에는 그 소음으로 인해 조사가 불가능했을 정도였고, 지독한 본드냄새에도
불구하고 환기통 없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사례도 조사되었다. 가정이
작업장화됨으로써 유해한 작업환경의 영향은 가내노동자 개인에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구성원에게까지 파급될 수 있다. 그러나 법적보호밖의 노동자로서
가내노동자는 열악한 노동조건 및 임금체불 뿐 아니라 유해작업환경, 작업으로
인한 재해에 대해 아무런 보호 및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4. 가내노동자의 취업력(지난 1년)
조사시점으로부터 지난 1년동안 현재의 가내노동에 줄곧 종사해온 응답자는
43.9%이었고, 1회이상 비취업기간이 있었던 비율은 40.7%, 나머지 15.4%는
현재의 가내노동 이전에 다른 종류의 가내노동 또는 다른형태의 직업(파출부,
행상 등)에 종사한 것으로 밝혀져 매우 낮은 직업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난 1년간 가내노동자에게 평균 5개월 정도의 비취업기간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내노동자가 지난 1년간 나타낸 취업변동의 정도를 파악하고, 또
가내노동자의 취업변동상태가 갖는 정형화된 모습을 발견하기 위하여 <도표
Ⅱ-1>과 같이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각 유형을 종합해 볼 때 조사대상자가
가외취업에서 가내노동으로 전직한 주이유는 자녀양육 및 가사때문이었고,
주기적으로 비자발적 실업기간을 갖게되거나 가내노동의 종류를 바꾼 이유는
불충분한 일감·저공임 및 높은 작업강도 때문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가내노동의 안정성 정도는 가내노동의 종류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① 상대적으로 우수한 노동조건과 더불어 취업상태가 안정적인 기능노동, 예를
들면 편직, 공예, 일부 미싱일 같은 작업
② 카세트테이프 유리부착일이나 양복바느질과 같이 주기적으로 일감이 주어져
그에 따라 가내노동자로 하여금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게 하는 작업
③ 노동조건이 열악하고 작업주문도 일회적이어서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대로
일을 해야하는 작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
가내노동력을 위한 고용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가내노동자
전체집단에 해당하는 공통적 특성과 아울러 이와 같은 세부업무 내용별로 상이한
특성에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가내노동자 하위집단별로
나타나는 특정한 문제에의 적절한 대응이 강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Ⅲ. 위탁기업과 가내노동자와의 관계
본 장에서의 하청거래를 통한 위탁기업과 가내노동자와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첫째, 하청구조에 대한 기존연구의 분석시각을 정리하고, 둘째,
기업체의 하청거래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가내노동자에 대한 수요구조를
개괄하고, 마지막으로 기업체에 대한 사례조사결과를 통해 가내노동자와
위탁기업간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1. 하청체제와 가내노동자
하청은 일반적으로 위탁업자와 수급업자간의 계약에 의한 생산분업관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하청제를 분석하는 시각은 그 본질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크게
두가지 입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 즉, 하청을 노동과 자본의 관계로서 인식하는
시각과 이를 기업과 기업간의 관계로서 파악하는 시각이 그것이다(주:전자의
경우 대표적인 논문은 다음과 같다. 이민진·이경용·조희연(1985), "하청관계와
노동계급의 내부 구성에 대한 사례연구", 이경의 외, [한국의 사회구성],
서울:화다;유장수(1986), "한국의 가내노동자에 관한 연구", 서울대 경제학과
석사학위논문;정현우(1987), "한국자본주의의 성격논의에 비추어 본
도시비공식부문론 비판", [현단계], 제1집, 한울. 반면, 후자의 논문은 다음과
같다. 김재원(1983), [도급조직의 현황 및 도급거래의 증진방안],
한국개발연구원;하재영(1989), [기계공업의 기술혁신과 하청분업체제],
산업연구원;노영길(1986), "우리나라 제조업의 도급거래실태", [기은조사월보],
1986.12.).
하청제의 본질을 노동과 자본의 관계로서 인식하는 경우, 자본은 자기경영하에
노동을 결집시켜 직업적으로 지해하는 동시에 경영외부에 분산되어 있는 노동을
하청거래를 통해 간적접으로 지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시각은 다시 주변화론과 자본일반론적인 관점으로 대별되나 어느
입장에서 분석하든 가내노동자와 위탁기업간의 관계가 하청구조의 중요한
단계로서 인식된다. 특히 주변화론적인 입장에서는 비공식부문의 가내노동자가
하청거래를 통해 공식부문과 직접적인 연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가내노동자와
위탁자본과의 관계를 상당히 중요하게 평가한다.
반면 하청을 기업과 기업간의 관계로서 인식하는 연구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그것은 70년대 후반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된 중화학공업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중화학공업은 부품기업과 조립기업간의 기업간 분업관계에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산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산업의 중화학공업화가 정부주도하에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소규모 부품생산 보다는 대규모 자본집약적인 조립산업이 정책적으로
집중육성되었다. 이로써 부품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심화되었고, 그 결과 부품
국산화가 산업계의 주요과제가 되면서 국내 부품기업과 조립기업간의 하청거래의
활성화 방향에 대한 연구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하는 연구들은 자연 중화학공업내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관계에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연구의 중점도 이들 기업간의 불공정거래의
측면보다는 전문중소기업의 육성이라는 정책과제에 두었다. 따라서 전체 하청
조직내에서 가내부업자와 위탁기업간의 관계가 무시되거나 아예 배제되고
있다(주:이는 중화학공업분야에서는 대자본에서 중소자본으로 이어지는
하청구조에 가내 부업자가 포섭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있다 하더라도 관심을 둘
정도의 비중을 갖지 않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하청구조의 한단계를 이루는 가내노동자와 위탁기업간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하며, 이를 노동과 자본의 관계라는 각도에서 파악코자 한다. 그것은
가내노동자가 기본적으로 조직화되지 않은 저임노동력으로서 존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비록 하청거래를 기업과 기업간의 생산적인 분업관계로 보는 시각에서도,
현실적으로 광범하게 존재하는 하청거래의 기본적인 동기가 기업규모간
임금격차로 인한 경제적 이익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 하청거래의 현황
가. 하청거래의 확대
우리나라의 하청업체수는 1987년 현재 제조업 전체 중소기업의 48.1%인
23,512개사이다(주: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1988), [중소기업실태조사보고],
pp.320-325. 중소기업 실태조사 보고서의 조사대상업체는 종업원 300인 미만의
중소사업체이다.). 이러한 하청기업의 비중은 1970년의 17.4%에서 1976년의
19.7%, 1982년의 37.7%로 계속 늘고 있다(주:중소기업협동조합,
[중소기업실태조사보고], 각년도판.).
또한 하청거래 관계에서 질적 심화정도를 나타내는 수급의존도를
살펴보면(주:여기서 수급의존도는 중소기업의 출하액중에서 수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1987년 현재 수급의존도가 80% 이상인 업체가 전체 수급업체의
83%이다(도표 Ⅲ-1). 1970년의 52.4%, 1978년의 68.9%, 1987년의 83.0%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단위: %
제조업+------------+-------+----------------------------------------------+
전규모| 11.9 | 5.1 | 83.0 |
+------------+-------+----------------------------------------------+
60%미만 60-80% 80%이상
<도표 Ⅲ-1> 제조업 수급의존도별 사업체 수
산업전반적으로 하청관계가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하청거래에의 의존도
역시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회적 분업에의 의존도가
높은 중화학공업의 비중증대와 80년대 중반이후 극심해진 생산직인력의 구인난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나. 하청기업의 산업별·규모별 특성
중분류 산업별로 하청에 의존하는 수급기업의 비율을 보면 조립금속·기계 및
장비제조업의 하청기업 비중이 68.7%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 제1차 금속제품
제조업(63.5%), 화학·석유·석탄·고무 및 프라스틱제조업(63.5%), 그리고
섬유·의복 및 가죽산업(50.6%)의 순이다.
한편 하청거래에의 의존도를 나타내는 외주가공비의 비중을 산업별로
보면(주:하청거래에의 의존도는 기업의 제조원가 구성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즉, 제조경비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사실상은 하청업체로부터의
구입의 성격을 갖는 외주가공비의 비중을 통해 하청거래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섬유·의복 및 가죽산업과 기타제조업의 비중이 각각 12.1%와 11.2%로서
가장 높다(표 Ⅲ-1). 또한 기업규모별로 보면 종업원 규모 5-9인의 소기업에서
외주가공비가 10.5%로서 타규모기업에 비해 2배에 이르고 있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섬유·의복산업의 경우 기업규모 5-9인의 외주가공비가 24.8%나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인건비 비중이 6.6%인 점을 감안하면 하청에의 의존도가 얼마나
큰가를 실감할 수 있다.
하청체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에 의해
산업세분류별로 위탁생산비의 비중을 보면(주: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에서의
'위탁생산비'란 1년동안에 생산을 위해 사용된 제비용중에서 인건비를 제외한
주요 생산비중 자기소유의 원재료를 타사업체에 공급, 위탁생산을 시킨 경우에
수탁사업체의 1년간의 기성고분에 대하여 지출하여야 할 가공임을
말한다(경제기획원(1988),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 인쇄·출판업(18.4%)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의복제조업(14.7%), 기타제조업(14.1%),
섬유제조업(13.4%), 신발제조업(11.0%)의 순이다.
<표 Ⅲ-1> 중분류 산업별 제조원가 구성비
단위: %
---------------------------------------------------------------------------
총제조 재료비 노무비 제조경비
원가 (외주가공비)
---------------------------------------------------------------------------
제조업 100 67.7 11.5 20.8( 6.2)
음식료품제조업 100 81.2 6.7 12.1( 1.0)
섬유·의복 및 가죽산업 100 61.4 12.7 25.9(12.1)
목재·나무제품 및 가구산업 100 75.9 12.1 12.0( 2.3)
종이·종이제품·인쇄 및 출판업 100 68.1 10.8 21.1( 4.6)
화학·석유·석탄·고무 100 74.8 9.3 15.9( 2.6)
및 플라스틱제품산업
비금속광물제품제조업 100 62.5 14.2 23.3( 2.4)
제1차금속제품제조업 100 70.6 9.6 19.8( 2.5)
조립금속제품·기계 및 장비제조업 100 63.3 13.3 23.4( 7.2)
기타제조업 100 60.3 15.4 24.3(11.2)
---------------------------------------------------------------------------
자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1988), [중소기업실태보고], pp.496-515.
87년 현재 세세분류 산업별로 위탁생산비가 15% 이상인
산업으로는(주:경제기획원(1988),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 인쇄·출판업중
서적·정기간행물·신문발행업이, 섬유제조업중에서는 모직물제조·견 및
인조섬유직물 제조·나염가공·침구제도·캔버스제품제조·자수업 및
장식품제조·양말편조·내의편조·외의편조·장갑편조·원단편조·도포 또는
상투직물 제조업이 해당된다.
또한 의복제조업중에서는 셔츠 및 작업복·여자용 기성외의·내의 장갑·모피
제품·가방·핸드백·가죽케이스·가정용 슬리퍼 및 유사신발제조업이 속하며,
기타제조업으로는 인형·장난감 및 오락용품 제조·모조장식 및 장식품
제도(모조장식품, 조화, 가발 등)이 하청생산에의 의존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산업은 인쇄·출판업을 제외하면 본 연구의 조사결과에서 가내노동자들이
현재 종사하고 있는 업종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사 가내노동자에 대한
수요기업은 대다수가 섬유·의복업과 기타제조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3. 기업체 사례분석
본절에서는 생산의 특정단계에서 가내노동자를 선호하는 몇개 업체에 대한
사례조사를 통해 하청거래관계를 파악하고, 이들기업이 가내노동자를 활용하는
목적과 생산공정, 그리고 가내노동자에 대한 노무관리 현황과 그에 따르는
문제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글은 특히 제Ⅱ장에서 가내노동자들에 의해 제기된
노동조건의 문제를 기업측의 입장에서 재평가함으로써 이의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데 그 중점을 둔다.
가. 사례 1:와이셔츠 제조업
·하청관계
가)모기업
H실업은 와이셔츠 전문 생산업체로서, 88년 현재 상시종업원 600명이상의
대기업이다. 1954년에 창립된 의류수출업체로서 전상품을 수출하며 수출시장은
미국, 캐나다, 그리고 EC제국이다.
H실업의 외주가공비는 88년 현재 제조원가(18,435백만원)의
7.6%(1,396백만원)를 차지하고 있다. 의복제조업 평균 외주가공비 비중이
15.3%인 점을 감안하면 하청에의 의존도가 비교적 낮다.
H실업은 현재 10여개의 하청기업과 거래를 하며 이들 모두 완제하청업체이다.
외국에서 수주를 받게 되면 영업부와 생산관리부의 협의하에 본사공장의
작업능력을 감안하여 하청여부를 결정한다. 보통 주문의 단위가 크고 저품질의
품목이 외부하청으로 보내진다.
H실업의 경우 1-3월과 8-10월의 비수기가 있긴 하지만 월별 물량변동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하청을 주는 동기는 비용절감에 있다. 하청기업은 노동자들에 대한
부가급여가 낮으며 관리비용과 간접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주:뿐만 아니라
최근에 와서는 생산증가가 필요할때 노동자들에게 시간외 근무를 요구하기가
힘들어졌고 시간외 근무를 하더라도 잔업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하청거래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하청거래에 있어 수급기업이 모기업에 대해 불리한 지위를
갖는데에는 대자본과 중소자본간의 경제력의 불균형이외에도 모기업에 비해
수급기업의 수가 극히 많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와이셔츠업의
경우 보편적인 하청관행과는 반대로 모기업측에서 더욱 경쟁적으로 수급업체를
찾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하청업체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봉제업체가 겪고
있는 극심한 구인난으로, 생산1라인당 최소한 80-90명의 근로자를 확보해야 하는
와이셔츠제조업체들이 타업종으로 전환하거나 도산한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H실업이 외국바이어와 협상한 단가를 100이라 할 때,
하청업체로의 주문단가는 2-3년전만 해도 70-80선에서 결정되었는데 현재는 거의
95-100선에 육박하고 있다.
나) 하청기업:D기업
H실업의 완제하청업체인 D실업은 1976년에 설립했고, 주생산품목은
와이셔츠이며, 종업원 100여명, 매출액 8억 정도의 증기업이다. 2년전만 해도
직접 외국의 주문을 맡아 자체생산은 물론 하청도 발급하던 업체였는데 현재는
100%임가공업체로 전환했다. 구인난이 점전 심각해지고 원화절상 때문에 손해를
보게 되어서 200여명의 종업원을 100여명 수준으로 줄이고 하청거래만을 하는
회사로 전환했다.
현재 D실업의 거래업체는 H실업 이외에도 2-3개 업체이다. 거래관계를
모기업측이 제시하는 하청단가에 따라 수시로 변경된다. 동종업체가 크게 줄어
하청주문을 받는 D실업측에서 임가공단가와 원·부자재의 적기공급 여부에 따라
모기업을 변경하고 있는 실정이다.
H실업과 D실업의 하청관계를 보면 하청기업인 D실업이 와이셔츠 생산에 필요한
전용설비를 갖춘 중기업일 뿐 아니라 하청업체가 모기업의 발급수요에 비해
오히려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하청관행과는 달리 하청거래에 있어서 수급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갖고 있었다.
다) 기업과 가내노동자와의 관계
모기업인 H실업과 D실업 모두 가내노동자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주문하는 생산공정은 주로 실밥뜯기이다.
H실업은 실밥뜯는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4절재봉기를 소유하고 있어
D실업에 비해 가내노동자에게 일감을 맡기는 경우가 적은 편이다. D실업은
실밥뜯는 공정 100%를 가내노동자에게 위탁하고 있다. 따라서 가내노동자를
관리하는 관리자가 있으며 동관리자가 가내노동자의 모집과 일감의 배분 및
회수를 담당한다.
D실업의 일을 하는 가내노동자들은 영유아가 있는 젊은 주부이거나
노인층이다. 기업측에서는 가사긴박도가 높거나 연로 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가내노동자가 타직종으로의 전업이 매우 어렵고 따라서 이들의 기회비용이
낮다는 점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면접과정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가내노동은 으례 용돈정도의 수준을 맞춰주면 된다고 응답했으며 그정도
수준에서 단가를 결정한다고 했다.
현재 실밥뜯기의 단가는 와이셔츠 1매당 18원이다. 공장에서 동공정이
이루어질 경우 하루 10시간 근무에 보통 250-300매를 소화한다고 한다. 따라서
동공정을 공장내에서 할 경우, 하루 10시간 근무시의 생산직근로자의 일당은
6,600원이다(주:정상조업시간(1일 8시간)의 시간당 임금률을 100으로 했을 때
잔여근무의 시간당 임금률은 150이며, D실업의 시간당 임금률은 88년 현재
최저임금수준인 600원이다. 따라서 1일 10시간 근무시의 임금은
600×(8+1.5×2)=6.600원이다.). 이에 비해 가내노동자가 D실업의 근로자처럼
하루에 250-300매의 실밥뜯기를 한다면 이들의 수입은 4,500-5,400원이 된다.
가내노동자에게 일감을 줄 경우 직접 임금비용만도 일인당 최고 2,100원에서
최저 1,200원 정도의 임금비용을 줄일수 있으며, 여기에 제수당, 상여금,
퇴직금과 복리후생비 등의 비용이 가내노동자에게는 일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공정에서 가내노동자를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보다 비용절감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주:참고적으로 제조업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노동비용을
살펴보면 아래표와 같다.
제조업의 내역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노동비용('88)
단위:천원(%)
---------------------------------------------------------------------------
현 금 급 여 총 액
---------------------------------------------------------------------------
노동비용 계 정액 초과 상여및 기말
총계 급여 급여 수당
---------------------------------------------------------------------------
396 333 227 56.5 49.5
(100.0) (68.2) (17.0) (14.8)
100.0 84.1 57.3 14.3 12.5
---------------------------------------------------------------------------
---------------------------------------------------------------------------
계 퇴직금 현물급여의 법정 법정의 모집비 교육 기타
등비용 비용 복리비 복리비 훈련비
---------------------------------------------------------------------------
63 22 3 7 25 0.5 3.5 2
(100.0) (34.9) ( 4.8) (11.1) (39.7) (0.7) (5.6) (3.2)
15.9 5.6 0.8 1.8 6.3 0.1 0.9 0.4
---------------------------------------------------------------------------
자료:노동부(1989), [근로자1인당 노동비용 조사보고서], p.26.
한편 D실업은 가내노동자에게 일감을 위탁하는 경우의 애로사항으로 납기의
준수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Ⅱ장에서는 가내노동자들에 의해 부당한
납기독촉이 작업수행상의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어 기업측의 입장과 좋은
대조를 보인다.
노조결성과 근로자 전반의 권리의식 향상으로 근로자들에 대한 기업의 통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비해 가내노동자들은 여전히 비조직화되고 낮은
기회비용을 갖는 특성때문에 쉽게 기업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사례1과
같이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 단순한 가내노동의 경우 일감이 불규칙하게
주어지고 수입이 적을 뿐 아니라 소속감 또한 전혀 없다. 따라서 기업은 가내
노동자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기업인 H실업이
설비자동화를 추진하고 있음에 비해 중소기업인 D실업은 소폭이나마 근로조건의
향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주:D실업의 경우 가내노동자에게 일감을
위탁한 경우, 와이셔츠 1매당 2-6원의 직접임금비용(기본급)이 절약된다. 그러나
D실업측에서는 가내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다소 향상시킴으로써 납기준수와
품질관리가 보장될 수 있다고 하면 가내노동자의 임금을 공장노동자의 시간급
수준으로 인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경우 와이셔츠 1매당 주문단가가 현재의
18원에서 20-24원으로 인상될 수 있다.).
나. 사례 2:금속·프라스틱제 완구
1) 하청관계
가) 모기업:S기업
S기업은 88년 현재 종업원이 200여명이고, 매출액규모가 84억 6천만원 정도의
중기업이다. 생산품목은 승용물과 블럭류로서 수출용이 중장비 승용물이고
내수용은 미니카와 블럭제품이다.
완구업은 특별한 전문기술이 필요없는 표준적 기술분야일 뿐 아니라 소규모
생산체제와 단순기능공만을 확보하면 쉽게 동업종으로의 유입에 가능하기 때문에
사례1과 달리 많은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S기업의 하청현황을 보면 수출용 제품은 품질문제로 대부분을 자체생산하고
있으며 내수용품에 한해 하청을 주고 있다. 이 기업의 제조원가 구성을 <표
Ⅲ-2>에서 보면, 외주가공비 비중이 87년의 17.6%에서 88년에는 30.3%로 크게
늘어나 현재는 인건비 비중(32.1%)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표 Ⅲ-2> S기업의 제조원가 구성
단위: 천원(%)
---------------------------------------------------------------------------
87년 88년
---------------------------------------------------------------------------
제 조 원 가 2,307,177 (100.0) 3,648,497 (100.0)
외주 가공비 405,871 ( 17.6) 1,105,100 ( 30.3)
노 무 비 967,685 ( 41.9) 1,171,169 ( 32.1)
---------------------------------------------------------------------------
자료:S기업의 재무제표
S기업은 현재 5개 업체와 하청거래를 하고 있으며, 3명의 조장(주문 집)을
통해 가내노동자에게 하청일감을 주고 있다. 가내노동자에게는 품목에 따라서
자체 생산라인을 보조해 주는 간단한 부품을 내보내고 있다. 이들과는 주로 가내
노동자들 본인이 직접 회사를 찾아와서 일감을 요구함으로써 거래가 시작되었다.
군소하청 업체간의 경쟁이 심한 편이어서 S기업은 하청기업에 대해 상당히
유리한 지위를 갖는다. 따라서 하청단가는 S기업이 일방적으로 결정한다. 이
기업에서 작성한 '생산단가표'에 의해 단가가 결정되며, 생산단가는 '초당
임율로 계산된다(주:예를 들어 미니카 제품의 경우 1대 생산에 600초가
소요되며, 미니카에 초당 임율이 0.32원이라 하면 하청단가는 600×0.32=192원이
된다.).
하청단가와 달리 사내의 생산단가는 별도로 계산된다. <표 Ⅲ-3>에서 보면
89년 현재 미니카 제품의 사내단가는 초당 0.9원으로 하청단가의 3배가 된다.
사내단가는 자재의 가격 변동과 인건비의 변동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는 반면,
현행 하청단가는 86년도 선에서 동결되고 있다. 87-88년 산업전반의 고율의
임금인상을 고려하면 하청단가가 얼마나 낮게 책정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표 Ⅲ-3> S기업의 미니카 제품의 초당 임율('89)
단위:원(%)
---------------------------------------------------------------------------
외 주 단 가 0.32 ( 35.6)
사 내 단 가 0.90 (100.0)
---------------------------------------------------------------------------
자료:S기업의 사내자료
나)하청기업:M상사
S기업에서 걸어서 5분이내의 거리에 하청기업인 M상사가 있다. 흥미있는
사실은 M상사의 사장이 결혼전 S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결혼후 S기업의
부업일을 맡아 하다가 86년에 공장을 차리게 된 여성이라는 점이다. 모기업측의
요청에 고무받아 사무실 임대료 정도의 자본금으로 출발했다(주:완구조립업은
전문기술은 물론 시설설비도 필요치 않아서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H상사의
시설도 종업원들이 앉아서 제품을 조립할 수 있는 직사각형의 조립대
정도이다.).
M상사는 S기업이 유일한 거래처로써 제품수요는 연중 고르게 있는 편이다.
그러나 S기업의 1개사만에 의존해서는 운용이 어려워서 현재 거래처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주:예를 들어 S기업이 노사분규를 겪에 되면 그 파급효과를
심하게 앓게 되기 때문에 거래기업수를 늘려야 함이 필수적이다.).
하청거래에서 제일 어려운 점은 대금을 어음으로 결제하는데 결제기간이
90일이나 되며 실제 현금으로 환수하기까지는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이다.
현재 M상사에는 6-7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데, 모두 기혼여성이다. 정상조업
시간은 8:30-5:30 이지만 기혼여성들의 가정형편에 따라 비교적 쉽게 근무시간이
조절될 수 있다.
M상사는 가내부업과 일반사업체의 중간형태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모기업측에서도 M상사를 하청기업으로서가 아니라 가내노동자로서
인식하고 있었다. 일반 공장과 달리 근로자 전원이 기혼여성이며 사장과 함께
이들이 일하는 모습은 마치 가내노동자들이 주문집에 모여앉아 함께 작업하는
것과 전혀 다름이 없었다(주:M상사와 유사한 사례를 본조사에서 앞서 연구진이
실시했던 지역조사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금호동의 한 주문집에서 발견한
사례는 비록 가내노동일이긴 하지만 제품의 품질관리와 납기준수를 위해
출퇴근시간을 정하고 주문집에 나와 부업일을 하는 것이었다. M상사와 같이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것은 아니나 위탁기업의 애로 사항과 노동력 공급측의
특성이 모두 감안된 형태로서 주목할 만 했다.). 이곳의 근로자들은 그들의
가정형편이 쉽게 고려되는 편이어서 인근의 S기업에 취업하지 않고 M상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완구조립업체는 부품의 적기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소소한 부품 1개가
공급되지 않아도 생산이 전면 중지되기 때문이다. 모기업측으로서는
단순조립공정 자체는 가내노동자에게 위탁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지만,
납기준수의 문제가 자수 발생하기 때문에 가내노동자들의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더욱이 S기업은 잦은 노사분규로 점차 하청거래를 늘릴 예정이어서
그러한 어려움을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M상사와 같은 유형의
부품기업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사례 3:편직제조업
1)모기업과 하청기업의 관계
가)모기업:S니트
S니트는 편직외의 전문생산업체이다. 종업원 150명, 매출액 40억 규모의
중기업이다. S니트의 외주가공비 비중은 88년 현재 제조원가(3,403백만원)의
19.3%이다. S니트는 현재 7∼8개의 하청업체에 수주량의 50%를 나누어
완제하청거래를 하고 있으며, 성수기때만 필요에 따라 단추달기, 단추구멍뚫기,
스웨터편직, 주머니, 소매깃 등 단순공정에 직원부인이나 인근주부에게
부분하청을 주고 있다.
심각한 구인난으로 하청기업들이 많이 줄어들어 수주시 하청기업들이 모기업을
선택할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하청단가도 모기업측이 일방적으로 제사하지
못하고 쌍방협의하에 결정된다. 대금 결제의 50%는 현금으로 지급되고 50%는
60일 어음으로 결재된다.
나) 하청기업:H니트
S니트의 완제하청업체인 H니트는 86년에 설립된 남성용 니트제조업체이다.
H니트 사장은 모기업인 S니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숙련기술자이다. 매출액의
90%는 내수용으로써 S니트로부터 하청을 받아 생산한다.
H니트는 완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원료조달과정을 제외하고는 S니트의
생산공정과 동일하다. H니트는 수급량의 30% 정도를 부분공정에 한해 하청을
주고 있다. 품질관리 및 납기준수를 통해 모기업과 신용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완제하청을 주지 않고 있다.
2) 위탁기업과 가내노동자와의 관계
H니트는 성수기에 평균 2-3명의 가내노동자에게 단추달기 및 단추구멍뚫기의
공정을 위탁하고 있다.
가내노동자의 임금은 공정에 따라 다르다. 단추달기의 경우 일일 6,000원의
소득이 가능하며 단추구멍뚫기의 경우 12,000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주:단추다는 공정은 개당 10원이 지급된다. 하루 10시간 노동으로 1벌당
6개씩, 100벌의 작업이 가능하다. 단추구멍뚫는 공정은 단추달기에 비해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1개 작업에 대해 40원씩 지급된다.).
H니트와 일을 하고 있는 A부인의 경우 남편은 운수회사의 정비사로 근무하며,
6세미만의 자녀가 2명이 있고 현재 친정어머니와 생활하고 있다. 결혼전
의복제조업체에서 7-8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결혼후 출산 및 자녀양육으로 집에
있다가 가내노동을 시작한지 약 1년이 되었다.
H니트의 사장과 일한 경력이 있어 그의 요청으로 가내노동을 시작했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중 2-3명도 가내노동을 하고 있어 서로 거래를 연결해 주며 정보도
교환한다. 주거래처는 H니트이지만 성수기에는 4개업체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기도 했다. 대체로 겨울철이 비수기이고 여름철이 성수기이다.
1일 평균 10시간 작업으로 평균 12,000원의 소득이 가능하며, 주평균 63시간씩
일해서 월 30-40만원 수준의 소득을 올린다(주:위탁기업인 H니트 근로자의 경우
주당 56시간 노동으로 월평균 32만원의 임금을 받는다(숙련노동자 기준).).
성수기에는 40-50만원까지 소득이 오른다.
사례 3의 경우 모기업과 하청기업간의 관계는 고급기술을 보유한 소규모
하청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인 수직관계라기 보다는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모기업의 하청거래에 참여하는 소기업주들은 모기업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자들이 많다. 모기업인 S니트는 자사의 생산능력과 H니트를 포함한
7-8개 소규모 하청업체와의 완제하청관계를 토대로 대기업의 수주를 확보,
납품하고 있다.
하청업체인 H니트는 최소의 기능인력을 보유하고, 부분공정을 다른 업체에
재하청을 주고 단순공정에서 가내노동자를 활용하고 있다.
사례 3의 위탁기업 근로자들과 가내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비교하면, 숙련공의
경우 모기업 (S니트)의 숙력공 초임은 월 30만원이다. 이에 비해
하청기업(H니트)은 주평균 56시간 노동으로 최저 월 24만원 수준이며, 숙련공
평균임금은 월 32만원이다. 한편 숙련가내노동자는 근로시간도 많고 7년이상의
경력소지자일 뿐 아니라 상여금·퇴직금, 그리고 각종 복지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록 숙련공이라 해도 위탁기업의 근로자에 비해 근로조건이
상당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라. 사례 4:가방제조업
사례4는 가방수출업체인 주식회사 C와 관련 하청조직이다.
1)모기업과 수급기업의 관계
가)모기업:주식회사 C
C회사는 84년 생산직근로자 70명 규모의 여행용 가방제조업체로 설립되었으나
인력확보가 어려워져 자체생산을 줄이고 하청거래를 늘려오다 87년 자체생산을
중단하고 완전하청체제로 선회했다. 전생산품을 수출하며 수출시장은 미국과
프랑스로 각각 50%씩이다.
C회사의 경우 전생산량을 하청에 의존하고 있어, 외주가공비가
제조원가(2,183백만원)의 25.3%(553백만원)를 차지한다.
현재 H·W실업 등 7개 하청업체와 고정적으로 거래하고 10-13개 하청기업과는
부정기적으로 거래한다. 거래업체는 모두 완제하청업체이다.
C회사가 하청거래를 하는 주요동기는 생산직 인력의 모집과 관리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청업체는 업주의 경력 및 주요시설 보유도에 근거해서
선정되며, 현재 고정거래업체의 업주는 모기업주와 함께 타기업에서 일했던
경력과 인연이 있다.
외주량은 5-8월이 대채로 성수기이고 겨울에 물량이 줄어들긴 하지만
수출업체이기 때문에 부정기적인 수주에 의한 변동이 보다 크다.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숙련기능을 보유한 가내노동자와 10-13개 영세업체와 하청관계를
맺고 있다.
나) 하청기업:H실업
C회사의 완제하청업체중 가장 규모가 큰 H실업은 종업원이 11명이고
월매출액이 700-800만원 수준의 영세기업이다.
H실업의 하청거래를 보면, C회사와는 설립이래 고정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 10월말부터 3월까지 하청물량이 줄어든다. 이 시기에 학생가방과
스포츠가방의 내수제품을 하청받아 생산한다. 물량 변동에 대처하기 위해
거래업체수를 늘리고 가내노동자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비정기적으로
대량주문이 있을 경우 가내부업자에게 위탁물량을 늘린다.
H실업의 생산지근로자는 미싱사(3명), 중미싱사(2명), 미싱보조(2명)및
보조(4명)로 구성되어 있고 생산공정은 다음과 같다.
H실업은 고급제품의 수요가 최저일때의 물량만큼만 자체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나머지는 주로 가내노동자에게 하청을 주는 형태로 운영한다.
모기업에서 원단을 공급하면 그 원단을 공급하면 그 원단을 재단방에 하청을
준다. 재단방은 프레스기계 7-8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임의 6%정도를 지불받고
재단공정을 하청받는 영세업체이다. 재단이 끝난 후 제품에 따라 자체생산과
하청여부가 결정된다. 단가가 낮고, 물량이 1,900개 이상이 되는 대량 수주시에
부분미싱 및 단순 수작업 공정에서 가내노동자를 활용하고 있다.
2) 위탁기업과 가내노동자와의 관계
H실업은 최근 임금이 급상승하고 기능공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C회사의 수주가
'다품종 소량'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어 자체공장에서는 최소의 인원을 확보하고
대량수주시 탄력적으로 가내노동자를 활용한다.
H실업에서 가내노동자의 모집과 관리는 사장이 직접하고 있다. 가내노동자와는
대부분 미싱방이나 연고에 의해 거래가 성립되며 완성품의 품질에 의해
거래지속여부가 결정된다.
H실업에서 가방 멜빵박기 공정을 위탁받아 가내노동을 하는 A부인은 남편이
건설노동자이며, 국민학교 6학년과 3학년의 두자녀가 있다. 결혼전 봉제공장에
근무한 경력이 있고, 결혼후 뜨게질, 수놓기 등의 가내부업을 하였다.
막내자녀가 국교에 입학한 후 인근의 가방공장에서 1년간 근무하여
가방미싱기술을 익혔다. 이 공장의 소개로 현재 H실업의 일을 위탁 받게
되었으며, 현재 H실업외에 3-4개의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월평균 수입은 주문량과 본인의 작업강도에 의해 결정된다. 최고 60만원에서
최저 30만원 수준이다. 주문량의 변동이 심한 편이어서 일감이 많을 경우 인근
지역의 기혼여성들에게 일부를 나누어 주고 본인도 밤늦게까지 작업해서
주문량을 소화한다. 가내노동자로 독립한 후 한달에 최저 15일에서 최고
30일까지 작업한다.
마. 사례조사결과 요약
1) 가내노동자의 유형과 근로조건
본 사례연구를 통해 가내노동자층을 분류하면 그들이 보유한 기술수준에 따라
크게 두가지 유형이 논의될 수 있다. 특별한 기술이 없이 단순작업공과 같은
일을 하는 가내노동자층과 전문기술을 보유한 가내노동자층이 그것이다. 두가지
유형의 가내노동자들 모두 고용근로자의 근로여건에 비해서 임금수준과
작업환경, 그리고 고용상의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상당히 낮은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고용근로자의 경우 대부분의 사례기업들이 임금은 시간급으로 하되 시간급은
'89년 최저임금수준인 600원이며, 다만 제수당과 상여금에서 기업규모간 차이가
있었다. 이에 비해 가내노동자층은 ① 공임지급은 개수제이며 ② 기업측이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현금급여중 제수당, 초과급여, 상여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개수제를 시간급으로 환산한 기본급에 있어서도 고용근로자와 많은
차이가 있었다. ③ 가내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공임은 관행적으로 그 수준이
정해져 있어서 하청단계와 관계없이 거의 공정별로 일정하였다. ④
단순가내노동자들은 공임이 지나치게 낮고 이들의 노동시간 또한 제Ⅱ장에서
조사된 바처럼 결코 적지않다. 더욱이 고용이 상당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직업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전문기술을 보유한 가내노동자층은
고용근로자의 임금수준에 근접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객관적인 근로조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나 가사일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면접과정에서 현업에
만족하는 편으로 나타났다.
2) 특정 생산공정에서 가내노동자를 고용하는 이유
① 임금비용이 절감된다.
② 하청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례기업들이 주문량의 시기별 변동이 큰편이어서 이에 대한
적응기제로 하청체제를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물량변동폭이 큰 업체의 경우는
수요가 최저수준일 때의 물량만큼만 자체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그
이상의 수요량은 하청을 통해 해결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수급기업측에서는
개별기업의 주문량이 변동될 경우 거래기업수를 늘려서 총주문량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물량변동에 대처하고 있었다.
특히 숙련가내노동자를 고용하는 경우 하청물량의 조절이 비용절감 등의
여타조건에 비해 보다 큰 고용동기가 되고 있었다.
③ 생산직 인력의 구인난과 인력관리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생산직 기능공의 인력활보가 어렵고, 근로자들의 관리가 어려워짐에 따라
과반의 사례기업들이 종업원규모를 줄이고 하청에의 의존을 늘리는 방식으로
여건에 대처하고 있었다. 이중 사례 4의 경우는 인력확보난이 심각해지자
자체생산을 중단하고 완전 하청의존업체로 전환했었다.
이같은 이유로 많은 기업이 가내노동자의 고용비중을 늘려감에 따라,
일부기업에서는 가내노동자의 확보 및 효율적 관리를 위해 근로조건의 개선을
구상하기도 했다.
3) 새로운 노동공급형태의 등장
제Ⅱ장에서는 가내노동자의 관점에서 낮은 공임과 무리한 납기독촉이 문제로서
제기된 반면, 본 장의 사례연구에서는 주로 기업측의 입장에서 가내노동제품의
품질과 납기준수의 문제가 거론되었다.
원칙적으로 하청기업과 가내노동자 어느 한쪽의 책임을 강조하기에 앞서
현실적으로 수급쌍방의 애로사항을 해결코자 하는 노력을 사레조사를 통해
발견했다.
사례2의 하청기업인 M상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내노동과 공장제
취업의 중간형태로서 출범했다. 즉, 모기업측에서 제시하는 품질과 납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공장과 같은 작업장소에 모여 일정수준의
업무책임감을 공유토록 하되 공장제 취업과는 달리 기혼여성들의 가정형편이
쉽게 고려될 수 있는 조직의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측의 요구도
동시에 수렴할 수 있었다. 또한 본 조사실시에 앞서 본 연구진이 지역조사를
했을 당시 많은 영세지역에서 M상사와 유사한 형태의 영세공장을 발견했다.
이같은 중간형태의 영세업체가 최근들어 극심해진 구인난때문에 과도기적
존재로 존재하는 것인지, 혹은 노사 쌍방의 문제를 적정수준에게 해결한
형태로써 장기적인 전망을 갖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주목해서 그
추이를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Ⅳ. 일본의 가내노동 사례
본 장에서는 일본의 가내노동 현황과 가내노동의 정책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의 가내노동 지원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1. 일본 가내노동의 현황
가. 가내노동자의 취업 실태
일본의 가내노동자는 1970년 가내노동법이 제정될 당시 181만명으로
파악되었으며, 이후 71년 72년부터 73, 74년에 걸쳐 증가한 후 73, 74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1988년의 가내노동자 수는 997,700명으로 전년의 1,025,000명에 비해
27,300명(2.7%)이 감소하였다.
종류별로 보면 1988년 현재 전업적 가내노동자수는 59,400명(6.0%), 내직적
가내노동자는 926,800명(92.9%), 부업적 가내노동자는 11,500명(1.2%)으로
내직이 전체의 92.9%를 차지하고 있다(주:일본노동성부인국(1988),
[家內勞動調査結果報告],p.4).
성별로는 1988년 현재 남자 64,700명(6,5%), 여자 933,000명(93.5%)으로
여자가 대부분이다. 1970년과 비교하면 남자 139,500명(8%), 여자
1,671,600명(92%)으로 역시 절대수의 감소와 함께 여자 가내노동자의 비율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주: 앞 글,pp.8--9).
여자 가내노동자의 감소경향은 섬유등 구조불황 업종에서의 가내노동자에 대한
수요의 감소, 기술혁신의 진보,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공장내 생산으로의 전환
등과 같은 위탁자의 요인과 함께 가내노동자측의 요인으로서 가사 부담의 경감
및 경제적 이유로 취업시 내직보다 파트타임 고용 등 고용자로서의 취업지향이
강한 것에 기인한다(주: 日本勞動省婦人局(1988), [婦人勞動の實情],
p.45;日本勞動省婦人局(1986), [婦人勞動の實情],p.25).
1) 가내노동자의 취업분야
일본 가내노동자의 취업분야는 전산업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나 공정상으로는
간단하고 반복적인 수작업 또는 기계작업이 많다.
업종별 분포를 보면 의복, 기타 섬유제품이 가내노동자 997,700명중
323,400명(32,4%)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전기 기계기구 종사자가 187,600명(18.8%)이다. 섬유공업은 1970년 당시 높은
비율을 보였으나, 점점 감소하여 전기 기계기구보다 더 낮은 종사자 수를
보여주고 있다(62,100명, 16.3%). 또한 기타 잡화의 종사자 수는
132,300명(13.3%)이다. 이상 4개의 업종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업종으로서 이들 업종의 연도별 가내노동자수 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도표Ⅳ-2).
2)가내노동자의 연령 및 경험연수
가내노동자의 연령은 성별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남자 가내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1972년의 46.1세에서 1978년에는 50.4세로 1987년에는 54.2세로 바뀌어
급격한 노령화 현상이 나타났다(주:日本勞動省婦人局(1986),
[婦人勞動の實情],p.47.).
여자의 경우 1972년에서 1978년 사이 평균 연령은 41-42세로 거의 변화가
없으며, 1987년의 평균연령은 45.4세로 남자에 비해 완만한 노령화 현상을
보인다.
여자 가내노동자의 평균 경력연수는 7.8년으로 제조업 여자 근로자의 7.7년과
거의 비슷하고, 제조업 시간제 노동자의 4.5년 보다는 상당히 길게
나타난다(주:日本勞動省婦人局(1986), [婦人勞動の實情],p.47).
나. 노동 조건
1) 취업시간, 취업일수
1987년의 가내노동자의 1일 평균 취업시간은 5.9시간으로 남자가 9.1시간,
여자가 5.7시간이다. 또한 1달 평균 취업일수는 20.5일로 남자가 23.6일, 여자는
20.3일이다(주:日本勞動省婦人局(1986), [婦人勞動の實情],p.47). 이와 같은
차이는 남자가 전업적 가내노동자가 많은 반면, 여자는 내직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2) 가내노동자의 임금
가내노동자의 1시간당 평균 임금액은 1987년 현재 384엔이다. 남녀별로 보면
남자는 946엔, 여자가 357엔으로 여자가 남자에 비해 상당히 낮게 나타난다.
이것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경험연수가 길고, 또한 기술정도가 높은 전문적
기술직업에 많이 종사하기 때문이다.
여자 가내노동자의 임금을 고용노동자의 임금과 비교하면 많은 격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의 같은 시기의 노동성 [매일근로통계조사]에 의하면 제조업규모
5--29인의 사업체 및 1--4인의 소영세 기업에 종사하는 여자 노동자의 1시간
임금은 각각 660엔, 630엔으로 나타난다. 또한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에 나타난
제조업 여자 파트타임 노동자의 1시간당 임금은 584엔으로 여자 가내 노동자의
공임은 이것이 약 6할정도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다. 새로운 재택근무의 등장
1973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에 있는 일본의 가내노동자 수는 사실은 제조업에
국한된 법정 가내노동자 수이다. 따라서 일본국내 경제구조의 변화인 제조업의
쇠퇴와 함께 가내노동자의 물량이 계속 감소되고 있다. 반면 '하이테크화',
'정보화'의 이름아래 재택(tele-worker)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형태의
내직-자택에서 워드프로세서나 퍼스컴 등의 OA기기를 사용해 ME노동에 종사하는
법정의 가내노동-으로 이행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새로운 형태의 재택근무는 현재 가내노동법상 제조업 종사자가 아니므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법적보호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한
새로운 대책이 요구된다.
2. 일본 가내노동의 정책
가. 가내노동법의 제정
1)가내노동법 제정의 필요성 대두
일본에서 근대적 의미의 가내노동은 산업혁명과 함께 제조업 분야에서의 대량
생산과 함께 발생하기 시작하였다(주: 廣田壽子, "內職の變容とそ背景",
[日本勞動協會雜誌], 120號(1969년 3월), p.28.). 가내노동자는 고용구조에
흡수되지 못한 예비적 산업인구로서 고용노동자보다 더욱 불리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러한 여건속에서 가내노동법 제정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1959년
벤졸중독사건의 발생이다.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가내노동자가 대량
중독되고 이어 사망자가 나오자 이것이 사회문제가 되어 가내노동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주:江上フヅ外(1980.5), "家內勞動法とともに步んで",
[勞動時報], 第33卷 第6號(1980년 5월), p.29.). 1959년에 생겨 1967년에 해체된
[임시가내노동조사회]에서 가내노동의 기본적인 실태조사와 가내노동법이
기본취지에 대한 제언을 하였으며, 이를 기초로 1970년에 가내노동법이
제정되었다(주: 山本政治郞(1969), "家內勞動究のための序論", [硏究と資料],
第27號, pp.79-80.).
2)가내노동법의 내용
가내노동법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주:日本 六法全書(Ⅱ), 1989年版
家內勞動法.). 제1장은 총칙, 제2장은 위탁, 제3장은 공임 및 최저공임, 제4장은
안전 및 위생, 제5장은 가내노동에 관한 심의기관, 제6장은 잡칙, 제7장은
벌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제1장은 총칙에서는 가내노동법의 목적 [위탁],
[가내노동자], [위탁자], [보조사], [공임]의 정의를 다루고 있다. 이 중 제1장
공 등 혹은 판매 또는 이들의 청부를 업으로 하는 자, 그외 이들의 행위에
유사한 행위를 업으로 하는 자로서 노동성령으로 정한 것과 같이 주로 노동의
보상을 얻기 위해 그 업무의 목적물인 물품(물품의 반제품, 부품, 부속품 또는
원재료 포함)에 대해 위탁을 받아서 물품의 제조 또는 가공 등에 종사하는
자로서 그 업무에 대해 평상시에 동거친족이외의 자를 사용하지 않는 자를
말한다"로 되어있다.
제2장 위탁에서는 위탁시 가내노동수첩 교부의 의무화와 업무종사지역에서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통상노동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내에서 위탁물량을 줄 것, 6개월을 초과하여 계속 동일가내노동자에게
위탁하는 위탁자는 위탁의 중지시 예고를 할 것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3장은 공임 및 최저공임에서는 공임을 통화로 전액지불할 것과
가내노동자로부터 해당물품을 수령한 날로 부터 1개월이내에 지불할 것과 특별한
사정을 제외하고는 공임의 지불과 물품의 양도를 가내노동자가 일하는 장소에서
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건의 개선을 위해 최저공임을 결정할
필요가 있을 때 결정의 대상과 범위, 결정의 주체와 과정, 결정의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제4장 안정 및 위생에서는 위탁자와 가내노동자에게 기계, 도구, 그 외의 설비
또는 원재료 그 외의 물품 또는 가스, 연기, 먼지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노동성령으로 정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되어 있다.
제5장 가내노동에 관한 심의기관에서는 노동성령에 중앙가내노동위원회를
도도부현노동기준국에 지방가내노동심의회를 설치할 것과 이 의회의 권한 조직을
다루고 있으며, 관계가내노동자 및 관계위탁자의 의견청취 등을 하게 되어 있다.
제6장 잡칙에서는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에서 가내노동자나 위탁자에게 자료의
제공, 기술의 지도, 시설에 관한 편의 제공 등의 지원을 할 것과 위탁자의
신고내용, 노동부장관, 도도부현 노동기준국장, 노동기준감독서장, 노동기준
감독관은 위탁자와 가내노동자에 대한 사항을 문서로 보고할 것,
노동기준감독서장과 노동기준감독관이 이 법률시행에 필요한 일을 할 것과
그들의 권한 등이 다루어졌다.
제7장 벌칙에서는 위해방지의 조치를 강구하지 않아 내려진 금지명령을
위반하는 자는 6개월이하의 징역 또는 5천엔이하의 벌금형에, 최저공임 이상의
공임을 지불해야 하는 규정을 위반하는 자는 1만엔이하의 벌금형에, 기타 제3조
제1항 제6조 또는 제17조의 규정을 위반한자, 제3조 제12항의 규정에 의한
기입을 하지 않았거나 허위 기재한 자, 제18조의 규정에 의한 명령 또는 제32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명령을 위반한 자에 대해 5천엔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나. 가내노동의 대책
1970년 가내노동법이 제정된 이후 일본의 노동성부인국에서는 매년
가내노동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노동성노동기준 국가내노동실에서의
가내노동법의 주지철저를 중심으로 노동조건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책을 보면 첫째, 가내노동수첩의 보급이다. 이는 공임, 납기일 등
위탁조건과 관련되는 사항을 문서로 명확히 함에 따라 가내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당사자간의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공임지불의
확보이다. 가내노동법에 의하면 "위탁자는 공임을 통화로 전액을
제품납입일로부터 1개월안에 지불할 것"을 의무짓고 있다. 셋째, 최저공임결정과
개정이다. 넷째, 안정 및 위생의 확보이다. 이 대책 역시 가내노동법에 의한
위탁자, 가내노동자의 쌍방에 안전위생상의 설치를 의무짓고 있다. 다섯째,
산재보험특별가입제도이다. 산재보험은 노동법상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것이나
가내노동자중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의 가능성이 높은 작업에 대해 특별가입의
길을 열어 놓고 있다. 여섯째, 가내노동순간의 실시이다. 이 기간중에
가내노동법의 홍보, 감독, 지도 등의 다각적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일곱째,
'사기내직'의 피해방지이다.
이상 7가지가 일본 정부의 가내노동에 대한 주요대책이다. 이러한 대책에 대해
지적되는 문제점으로는 첫재, 가내노동자의 세금이 일반 노동자보다 불리한 점
둘째, 최저공임결정의 과정이 복잡함에 따라 적용대상 가내노동자가 제한되고
있는 점 셋째,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가내노동업종의 변화에 대한 대책부진
등이 있다. 이는 가내노동법의 기본정신을 약화시키는 요인들로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Ⅴ. 지원방안
가내노동자의 지원방안으로는 먼저 가내노동의 근로조건을 개선하여
가내노동자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가내노동법의 제정이 논의되고 있으며,
다음으로 노동집약적인 산업부문의 장기적인 생산직 기능인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기혼여성 가내노동자의 지원 및 안정된 고용형태로의 유도를 제안하고 있다.
1. 가내노동법의 제정
가. 가내노동법제정의 준비단계
가내노동법 제정의 준비단계로서 임시가내노동조사회와 가내노동심의회의
결성이 필요하다.
임시가내노동조사회의 구성은 가내노동을 많이 활용하는 산업의 사업주,
위탁업자, 가내노동자, 학자, 관련공무원들로 이루어지고, 형태는 국무총리의
자문기관으로 한다. 임시가내노동조사회의 역할은 전국규모실태조사와
가내노동문제의 파악이다. 조사의 내용은 가내노동자의 수, 주요업종, 일반적
특성, 근로조건 등이 될 것이다.
가내노동심의회는 임시가내노동조사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내노동법의 제정을
준비하는 조직이다. 형태는 노동부 산하에 설치하고, 그 규정은 임시
가내노동조사회와 마찬가지로 관련된 각계의 인사를 고루 참여시킨 의견을
수렴한다. 심의회의 역할은 가내노동법 제정을 준비하면서 행정부서의 구성 및
기능을 정하고, 다른 법과의 관계를 검토하는 한편, 법이 제정되기 전까지의
임시 대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또한 이러한 가내노동심의회를 담당하는 부서를
노동부내에서 지정해야 할 것이다.
나. 법의 구성과 운영
가내노동법의 구체적인 모습을 여기서 제시하기는 어려우나 앞의 가내노동의
문제점에서 지적된 저임금, 장시간노동, 임금의 연체 및 체불, 불충분하고
불규칙한 작업주문량, 위험한 작업환경 등을 해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법이 제정되었더라도 이 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실효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가 및 가내노동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2. 기혼여성 인력확보 방안
본 연구에 의하면 가내노동자들의 수가 자녀양육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낮은
공임과 장시간 노동 등의 저급한 근로조건을 감수하면서 가내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내노동자들의 이러한 애로요인을 제거해서
이들중 일부를 고용노동자로 흡수함으로써 가내노동자를 지원하는 방안이
모색외어야 한다. 또한 가내노동자의 고용근로자로의 유도는 이들의
지원방안으로서도 중요하지만 생산직 단순작업공의 장기적인
인력확보방안으로서도 그 의의가 자못 크다.
향후 노동시장의 전망을 보면 전반적으로는 고용감소와 실업문제의 대두가
예견되고 있으나 부분적으로는 단순작업공의 인력부족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기능공의 구인난이 심할 경우 도시거주 기혼여성의 효율적인
이용방안이 신중히 검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임금인상 및 작업환경의 개선,
탁아시설의 확충과 자녀학비보조, 저소득층 임대주택 및 아파트형 공장건립의
확대 보급 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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