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00:교육전략(American 2000:An Education Strategy)
        저자 박부권
        발간호 제035호 통권제목 1992년 여름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첨부파일 미국 2000;교육전략(American 2000;An Education Strategy).pdf ( 3.43 MB ) [미리보기]

        목차 

        Ⅰ. 「위기에 선 국가」 (A Nation at Risk) 
        Ⅱ. 「미국의 교육: 교육개혁의 사업의 평가 및 향후과제」 
          (America Education: Making It Work) 
        Ⅲ. 「미국 2000: 교육전략」(America 2000: An Education Strategy) 



        미국 2000: 교육전략(American: An Education Strategy) 

        한국교육개발원(역), 1991. 

        박부권(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인류의 역사는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간의 갈등과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역사가 진점됨에 따라 갈등과 투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투쟁방식과 투쟁양상은 상당한 정도로 변화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즉 세계 제 2 차 대전을 전환점으로 하여 그 이전까지의 
        직접적 군사적 무력투쟁은 전투없는 군비경쟁으로 그 양상을 바꾸었고, 끝없는 
        군비전쟁은 인류의 멸망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세계 대국들은 군비축소와 함께 경제와 무역경쟁으로 경쟁의 품목을 바꾸게 
        된 것이다. 냉전시대의 집단 방어체제에 비견될 수 있는 EC를 비롯한 세계 
        경제의 블록화와 난상토론을 거듭하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의 다자간 무역협상은 
        세계가 치열한 경제 무역경쟁의 정점에서 서 있음을 나타내는 징표라고 
        생각한다. 경제 무역경쟁의 시대를 지나면 세계는 다시 무엇을 가지고 경쟁하게 
        될 것인가? 현재에 나타나고 있는 여러가지 징후로 미루어볼 때 미래는 
        교육경쟁의 시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 무역전쟁에서는 값싸고 질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국가만이 
        승리할 수 있었다. 군사적으로 강할 수 없었던 일본의 상품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여 속속 성공할 수 있었고, 많은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자원인가, 자본인가, 노동력의 질인가, 기술수준인가, 
        경제체제인가? 경제체제는 미국과 일본이 모두 자본주의 자유경쟁 경쟁체제이다. 
        자원, 자본, 기술 수준 어느 것 하나도 미국은 일본과 비교하여 모자라거나 
        뒤떨어진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시장에서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 조차 적지 않은 미국 상품이 일본 상품에 밀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우리는 그 이유를 노동력의 질,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정신자세, 
        책무성, 개선하고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 근면, 협동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즉 
        그 비결은 자원이나 자본이 아니라 정신에 있는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는 자본, 자원, 기술수준, 인간정신의 총체적 산물이므로 현재의 
        기술 수준이 우월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끝없는 노력이 
        없다면, 자원과 자본이 아무리 풍부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만들어 내는 인간이 
        나태하고 무책임 하다면, 그 상품과 서비스가 제대로 만들어질리 없고, 따라서 
        온갖 정성을 다하여 만든 것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그러므로 상품으로 만들어졌을 때는 이미 때가 늦다. 
        잘못 만들어진 상품, 인간의 정성과 영혼이 깃들지 않는 상품으로는 결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따라서 경쟁은 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책무성과 헌신, 근면, 인내, 성실 및 도덕적 품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인간이 만드는 상품의 질이란 물어 볼 필요없이 최고의 것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 각국이 무역과 상품 경쟁에서 교육경쟁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세계의 교육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본다. 여기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세 권의 책에서 우리는 교육 
        경쟁에서 승리하지 않고는 어떠한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는 미국의 자각과 
        지적 도덕적 수월성을 확보를 위한 범국가적인 교육개혁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세 권의 내용을 차례로 살펴본다. 


        Ⅰ. 「위기에 선 국가」 (A Nation at Risk) 

        미국 교육부장관 T.H.Bell이 구성한 "수월성(秀越性) 교육을 위한 국가위원회" 
        (The National Commission on Excellince in Education)가 교육부장관에게 
        제출한 보고서 형태로 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미국은 위기에 처해 있다. 상업, 산업, 과학 그리고 기술혁신 분야에서 한 
        때는 아무도 도전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했던 미국이 세계 도처의 
        경쟁국들로부터 추월당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결과를 야기시킨 여러가지 
        원인과 영역 중에서 한 가지만을 다룬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한 가지가 바로 
        미국의 번영과 안보의 위신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위원회의 위기진단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우리는 결단력 있고, 잘 교육받고, 성취의욕이 강한 경쟁자들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국제적 시장 및 대외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이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 경쟁은 생산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실험실과 주위의 작업장을 지배하는 
        사상까지도 포함한다. 이 위기는 일본이 미국보다 더 능률적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개발 및 수출을 위한 정부 보조금을 더 지원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 위기는 최근 한국이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제철공장을 건설했다는 데서 혹은 세계 제일을 자랑하던 미국산 기계용구들이 
        독일제품들에 의하여 뒤로 밀리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 것도 아니다. 위기는 이들 
        국가의 발전이 의미하는 바 인간능력이 이제는 세계 도처에 분산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즉 지식, 학습, 정보 그리고 잘 숙련된 
        지식인이 이제는 국제교역의 새로운 원자재가 되어 종전까지 특효약, 합성비료, 
        청바지가 그러했던 것처럼 오늘날 이들이 강력한 힘으로 전세계의 방방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세계시장에서 현재 유지하고 있는 이 살얼음이 우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노소, 빈부, 소수와 
        다수민족을 포함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 이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의 
        교육제도를 개혁하는데 전심, 전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학습은 우리가 
        진입하고 있는 '정보시대'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가 제시하고 있는 위기의 지표는 다음 몇가지로 요약된다. 
        ① 학업성취의 국제비교는 미국 학생들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계속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② 미국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230만이 기능적 문맹이다. 
        ③ 대학 학업 적성검사(SAT) 점수는 1963년부터 1980년까지 계속 하강하고 
        있고, 우수한 점수를 얻은 학생 비율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④ 17세 인구의 40퍼센트가 문헌을 읽고도 추리를 해낼 수 없는 형편이며, 단 
        5분의 1만 설득력 있는 문장을 쓸 수 있고, 3분의 1만이 몇 단계를 요하는 
        수학문제를 풀 수 있으며, 대다수가 이들에게 기대되는 "고등"의 지적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이 보고서는 미국 교육의 궁극목적을 수월성 추구에 두고, 그 수월성을 
        "학교와 직장에서 각 개인은 자신의 능력한계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여 자신의 
        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발휘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또한 학교와 대학의 
        입장에서의 수월성은 "모든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기대와 목표를 설정하고 
        학생들이 거기에 도달하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이를 돕는 것"으로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월성 교육을 위한 국가위원회"는 미국 교육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건의하고 있다. 

        건의 1: 미국의 모든 학생들은 고등학교 4년 동안에 최소한 ① 영어 4년 ② 
        수학 3년 ③ 과학 3년 ④ 사회 3년 ⑤ 컴퓨터 6개월의 새로운 기초과목(Five New 
        Basics)을 이수해야 하며, 대학 진학자는 이 외에도 2년의 외국어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건의 2: 초 중 고등학교 및 대학은 학생들이 달성해야 할 교육 목표를 높이고, 
        특히 4년제 대학의 입학 여건을 강화한다. 
        건의 3: 새로운 기초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학교의 1일 수업시간 
        수와 1년의 수업일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건의 4: 교직이 존경받고 좀 더 보람된 전문직이 되도록 예컨대 교사의 봉급을 
        인상하고, 11개월 간의 교사 임용 계약제를 채택하여, 우수한 교사가 보상받고, 
        평범한 교사에게 자극을 주고, 실력없는 교사를 도태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실천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건의 5: 전국민은 이러한 교육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교육자와 교육 행정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한다. 


        Ⅱ. 「미국의 교육: 교육개혁의 사업의 평가 및 향후과제」 
        (America Education: Making It Work) 

        「위기에 선 국가」가 나온지 꼭 5년만에 미국 교육부장관 베네트에 의하여 
        씌여진 이 보고서는 그간의 교육개혁 사업을 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미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향후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1980년대 
        이전과는 달리 미국 학생들의 성취는 어느 정도 높아졌고 많은 수의 학생들이 
        기초과목 학점을 취득하고 있으며, 학교도 그 이전보다는 더 잘하고 있지만, 
        그러나 충분할 정도로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개선이 충분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미국 교육의 향상 수준은 아직도 
        받아들이기 곤란할 정도로 낮고, 너무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미국 학생들은 너무 작게 알고, 기본 기능 구사력이 너무 
        약하며, 각 학교들은 그들간의 질적 격차가 너무 심하다. 즉 미국의 교육은 
        「위기에 선 국가」가 기폭제가 되어 많은 개혁이 시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요구하고 있는 수월성의 수준에는 아직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베네트는 
        이러한 평가를 근거로 하여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교육개혁안을 제안하고 있다. 

        ■ 교육내용의 강화 
        베네트에 따르면 미국 교육의 약화는 무엇이 중요한 학문이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 학문인지 그리고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성인들이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은데 그 1차적인 원인이 있다. 즉, 미국의 학교들은 일관된 
        체계도 없이 사소하며 피상적인 내용들을 유행에 따라 "간이 식당식"으로 진열해 
        놓은데서 수월성 보다는 범용(凡庸)이 판을 치는 교육풍토가 형성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베네트의 관점에서 보면 고등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는 
        논의의 여지없이 명백하다. 고등학생이라면 그들이 택하게 될 미래의 직업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공통적으로 일련의 지식과 기술, 공통의 언어, 공통된 도덕과 
        지적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와 관련하여 「위기에 선 
        국가」에서는 학생들이 선택해야 할 과목의 수와 종류를 넓게만 기술하였을 뿐, 
        학생들이 그 과목에서 참으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새로운 기초"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수와 그 과목에 할당된 시간수는 늘어났지만, 
        정작 학생들의 그 과목에 대한 지식은 늘어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초과목의 수준 높은 성취는 그 과목에 대한 실질적인 기대수준을 높이고, 
        백과사전식으로 되어 있는 현재의 교육과정을 제대로 바로 잡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것이 베네트의 주장이다. 모든 고등학생들이 예외없이 기초과목의 
        내용을 이해하고 숙달해야 한다는 베네트의 입장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수월에 대한 그의 이러한 신념은 다음과 같은 그 주장 속에 나타나고 있다. 

        만약 주어진 2년 안에 대수와 기하를 배울 수 없는 학생이 있다면, 그는 그가 
        필요로 하는 과외의 여분의 시간을 제공받아야 한다. 그래서 그는 대수와 기하를 
        학습해야만 한다. 우리는 우리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우리의 교수법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가치 있는 지식, 중요한 기술, 바람직한 이상의 공통된 
        중요부분을 이해하고 숙달해야 한다는 그러한 목적만은 계속 유지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과서도 수월성 교육의 실현을 위해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 베네트의 
        관점이다. 미국의 교과서는 주로 교사나 교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각 주에 의하여 
        선정되는데 선정기준이 너무나 많고 복잡하여 교과서 발행자들이 이들의 요구를 
        다 맞추려고 하다 보니 교과서는 백과사전식 혹은 사실적 자료의 목록으로 
        전락하여, 미국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여지없이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교과서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여성, 소수민족, 환경론자와 노인, 
        장애자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려다 보니, 책에 실린 여성의 수와 가톨릭에 관한 
        문장의 수를 세고, 지방질과 염분의 함유량이 많다고 하여 고기나 버터의 사진이 
        실린 책을 달가워하지 않는 웃지못할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교과서 발행의 보다 본질적인 목적은 퇴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 균등한 지적 기회의 부여 
        진정한 교육기회의 균등은 기회의 양적 평등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질적 
        개성없는 양적 팽창은 보다 교묘한 형태로 차별을 자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오늘날 미국 어린이의 1/5이 빈곤 수준 
        이하에서 살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편모슬하에 살고 있으며, 매년 100만명이 
        넘는 어린이의 부모들이 이혼하고 있는 사실을 들어, 수월성을 위한 교육개혁의 
        무모함을 지적한다. 즉 "도움이 없이는 5피트 높이뛰기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가로대의 높이를 6피트를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베네트의 입장 또한 확고하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식의 
        패배주의야말로 현재 미국 교육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이와 관련하여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불우한 가정,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길은 더 길고 험난하다. 
        그러나 과거에도 학교는 가난한 층, 부유층, 그리고 중간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학교는 노예의 자녀도, 이민의 자녀도 모두 기꺼이 받아들였으며, 전쟁, 
        경제공황, 불안한 국내 상황 속에서도 훌륭히 교육시켰다. 

        그러므로 가난, 편부, 편모, 부모의 이혼 등은 수월성을 위한 교육개혁을 가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은 단지 허구의 장애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베네트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너무 적게 기대하고, 너무 쉽게 
        만족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결과가 갖는 힘을 진실로 믿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더욱 우려할 사실은 미국의 어머니들은 일본, 중국의 어머니들 보다 
        학업성적이란 후천적 노력의 결과보다는 선천적 능력의 결과로 믿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므로 교육에 관한한 전문가이어야 할 교사나 학교 행정가들이 
        이러한 생각에서 손들고 단념한다면, 불우한 학생들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국가적 노력은 헛수고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성취정신의 확립 
        미국의 학교 중에는 폭력이 난무하고 뚜렷한 목적도 없는 그야말로 교육적으로 
        파산지경에 이른 학교가 적지 않다. 베네트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무엇보다도 명료하지 못한 교육목표와 진정한 성취 원칙의 부재에서 찾고 
        있다. 그에 따르면 올바른 성취기풍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도덕윤리의 
        교육, 질서와 규율의 확립, 확고한 학습습관의 체질화가 필요하다. 어떤 
        교육자들은 "누구의 가치관을 가르쳐야 하나" 또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하는 
        낡아빠진 의구심을 갖는다. 그러나 질문에는 분명한 답이 있다. 즉 누구나 
        학교가 인격의 건전한 기초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으며, "정직"과 
        "용기"가 학교가 가르쳐야 할 도덕적 덕목이 아니라고 주장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성실, 자비, 독립성, 충성, 친절, 법의 
        준수, 애국심, 근면, 공정성, 자기 수련등은 학교가 가르쳐야 할 중요한 도덕적 
        덕목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덕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가도 명백하다. 그에 따르면 훌륭한 
        도덕교육은 실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즉 "어린이에게 고결한 인격체를 접하게 
        하고 모방하도록 고무시켜야 하며, 교사와 교장은 그의 사상과 신념을 분명히 
        전달하고 그들 스스로가 먼저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에게 도덕을 
        가르칠 수 없으며, 옳고 그름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지니지 않은 채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중대한 사상 앞에서 중립적 자세는 어느 
        경우에도 교육자의 최악의 과실이며, 교육자의 가장 중요한 책임 회피"로 
        간주한다. 요컨대 옳고 그름에 대한 확고한 신념, 그에 따른 솔선수범만이 
        학생들을 올바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질서와 무규율이다. 
        베네트는 우선 학교의 물리적 환경을 질서 정연하게, 정결하게 정비하고, 엄격한 
        규율을 세우는 것이 무질서와 무규율을 바로 잡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베네트에 따르면 학생의 규율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공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인데 미국의 학교는 열등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말썽을 피우고 
        무질서하게 행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교사는 "어려운 수업보다는 재미있는 
        농담이나 대화를 주고 받거나 그들에 대하여 기꺼이 관대하려는 인내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미국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교사들이 그들의 
        시간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학생들은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외국학생들에 비하여 성적이 낮게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는 것이다. 

        ■ 우수 교장 및 교원채용과 보상체계 
        「위기에 선 국가」에서 교사교육, 채용, 보상체제 등에 대한 개혁안은 첫째, 
        교사교육의 수준향상, 둘째, 성취도에 근거한 봉급인상, 셋째, 11개월간의 
        계약기간, 넷째, 초급(beginning), 선임(experienced) 수석(master)교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 교사등급 책정, 다섯째, 특정분야 교사 공급 부족현상 해소였다. 
        이 개혁안이 발표된 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여 교사들의 봉급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2년 이후로 대학 신입생 중 교사지망자 수가 현저히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베네트에 따르면 교사의 봉급인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베네트는 교사채용은 비사범계 대학 졸업생에게까지 개방해야 하며, 교장과 같은 
        고위직도 교육자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훌륭한 지도력을 발휘한 사람들 
        중에서도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교사의 자질이란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확실한 지식, 그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과 열의 및 건전한 
        성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자질은 비단 사범계 학생들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한 베네트는 새로 임명되는 교사는 물론 현직 교사들에 
        대해서도 필답시험과 수업평가를 통하여 유능한 교사와 무능한 교사를 가려내야 
        하며, 유능하고 잘 가르치는 교사에게는 보상을 주고 그렇지 못한 교사에게는 
        개선의 기회를 주고 기회를 주어도 개선될 여지가 없는 교사는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말하면, "유능한 교사들이 그렇지 못한 교사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전에는 교수와 학습 과정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베네트의 신념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교장들의 대부분은 교사의 고용과 해고, 예산의 집행, 학교 
        기금의 요청 등에서 권한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학교장의 단체는 더 
        많은 권한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 학교의 실적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며, 학교의 최고 행정담당자로서 교장이 그 책임을 지는 것은 마땅하다. 
        교장은 이를 회피해서는 안되며, 훌륭한 교장이라면 그 권한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 베네트의 주장이다. 

        ■ 책무성 
        책무성(accountability)이란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다. 베네트는 
        "계속되는 미국 교육의 실패에 대하여 누군가는 추궁을 받아야 하지만 그 대상이 
        학생이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학생을 잘 교육시킨다 해도 별로 상관이 
        없는 상황에서는 책무성이 문제되기 어렵다. 따라서 교육행위와 그 결과 사이에 
        보다 직접적인 연관을 파악해 내지 않으면 안된다. 베네트에 따르면 책무성은 
        "현명한 지출", "선택기회의 제공", "생산성 평가", "결과의 공개"로 
        이루어진다. 지출과 관련하여 "학습"은 주로 교실에서 이루어지며,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지출은 우선 교사들, 교재 그리고 필요한 학습기자재에 투입되어야 
        마땅한데, 미국의 경우는 유래없는 교육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교실 수업에 
        할당된 지출비는 오히여 줄어들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1960년과 1980년 사이 
        학생 1인당 총지출은 64퍼센트 증가한 반면, 행정이나 기타 수업 이외에 대한 
        지출은 107퍼센트 증가하고 있다. 또한 선택기회를 통한 책무성 제고와 관련하여 
        베네트는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에도 자유경제 시장의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학부모들에게도 학교와 교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Ⅲ. 「미국 2000: 교육전략」(America 2000: An Education 
        Strategy) 

        이 보고서는 미국 교육 개혁의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앞에서 소개한 두 보고서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이러한 개혁 목표와 구체적인 전략들을 주지사와 
        만난 교육정상회담에서 미리 논의하고, 그 결과를 대통령이 담화의 형식으로 
        발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방정부와 의회는 물론 주정부와 일선 교육당국에 보다 
        강력한 구속력을 갖는다. 그리고 앞의 두 보고서와 비교하여 개혁목표도 보다 
        명료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세부적인 전략들도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다. 
        부시대통령은 국가 교육전략에 관한 그의 담화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오늘날 교육은 어떤 학생이 성공할 것인지는 물론 세계 자유경쟁 체제속에서 
        어떤 나라가 성공할 것인지를 결정 지웁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흙과 돌과 
        땅과 그 속에 묻힌 자원들을 우리들의 자원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더 이상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국가 자원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즉 우리의 지능과 독창성이 가장 큰 자원이라는 뜻 입니다. 
        미국이 세계의 좋은 지도자로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교육혁신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나라의 여러가지 사회악을 척결하기를 
        원한다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모든 도전에 대처하기 위하여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와 국가를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학교를 변혁시켜야 합니다. 

        부시의 담화는 교육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으로서 2000년까지 달성해야 할 
        6가지의 국가 교육목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모든 학생들이 배울 준비가 된 상태에서 학교를 시작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2. 고등학교 졸업율을 90퍼센트까지 향상시킨다. 
        3. 각 학생이 4학년, 8학년, 12학년의 중학교과(영어, 수학, 과학, 역사, 
        지리)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한다. 
        4. 미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실력을 세계 제1위로 올려 놓는다. 
        5. 개개인의 성인은 모두 읽고 쓸 줄 알며 또한 국제 경쟁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초적인 기능을 소유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보장한다. 
        6. 학교를 진정한 의미의 배움의 장으로 만들기 위하여 모든 폭력과 마약을 
        추방한다. 

        위의 6개항의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미국 2000의 교육전략은 다음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제1영역은 "오늘날의 학생을 위한 영역"으로 이는 국제 학력기준 작성, 미국 
        학력고사 실시, 우수 학생에 대한 포상 및 장학금 지급, 보고 카드의 작성, 
        학부모에게 학교 선택권 부여, 개혁의 장으로서의 학교,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학교포상 학교지도자와 교사를 위한 주지사 아카데미 설치, 교사들에 대한 
        차등급여 등으로 구성된다. 

        제2영역은 "미래의 학생을 위한 영역"으로서 6개항의 국가교육목표를 
        받아들이고,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그 진행 상황을 측정, 
        평가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제출하며, 새로운 미국학교를 설립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역사회 중에서 2,000개의 지역사회를 선정한다. 새로운 학교는 각 
        선거구마다 최소한 하나의 미국 학교를 설립하도록 한다. 또한 새로운 학교 
        건설에 필요한 기금조달의 구체적인 방법과 전국 규모의 전자 통신망 구축을 
        포함한다. 

        제3영역은 "그 밖의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영역"으로서, 이 영역의 
        전략은 기술상담소 설치, 연방정부의 지도력 발휘, 문해력 향상을 위한 정책 
        강구 등을 통하여 위기에 선 국가를 "학생들의 국가로 전환시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제4영역은 "학습의 장이 될 수 있는 지역사회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는 미국 
        2,000개의 지역 사회 지정, 운영과 관련하여 주정부, 내각, 개별학교, 각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상세화하고 있다. 

        미국 교육의 개혁 방향과 그 구체적인 전략을 다루고 있는 위의 세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교육개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는 교육개혁의 일관성이다. 물론 「위기에 선 국가」는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컴퓨터를 중학교과로 선정하고 있으나 「미국 2000: 교육전략」에서는 
        사회, 컴퓨터가 역사와 지리로 대치되고 있는 변화는 있으나, 세 보고서의 
        일관된 요지는 현재 미국 교육을 풍미하고 있는 "범용"의 기풍을 쇄신하여 세계 
        제1의 수월성 교육으로 바꾸자는데 있다. 연방정부가 주체적으로 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하고, 권유하고, 호소하고, 다시 그 결과를 평가하고, 
        평가를 다시 재평가하고, 이를 수정하고, 보완하고, 보다 구체화하고, 법적 
        구속력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는 과정은 음미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교유전략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2000: 교육전략」의 경우 대통령은 6개의 국가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연방정부는 물론 의회, 주정부, 개별 학교 등 관련되는 다양한 국가기관과 
        지방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하고 거기에 소요되는 경비의 염출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일본 임시 교육개혁심의회가 제안한 교육개혁안의 세부 
        실천을 위하여 다나까 내각이 총동원되어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분담했던 것과 
        대단히 유사하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국가적 거시적 교육개혁안이 성안된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개혁안의 실천은 대부분 교육부의 소관 사항으로 
        치부되었다. 그 결과 개혁의지와 목표를 전국민에게 확산시키고 그들을 
        동참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셋째는 수월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다. 이와 관련하여 개혁안들은 수학과 
        과학과 같은 기초교과를 반드시 이수할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수학과 과학을 
        사용하지 않는 직업이 있고 또한 교육에서 성취의 수준을 증가시킬 경우 중도 
        탈락자가 지금보다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들어 수월성 교육에 반기를 드는 
        비판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저자들은 이 비판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베네트가 교육부 장관시절 미국과 일본은 각각 조사단을 상대국의 
        교육과 교육제도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낸적이 있었다. 일본 교육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는 미국측의 보고서를 보면 일본의 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높은 수준의 동일 교육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여 
        학교 공부만으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학생들은 과외수업, 학원수강, 자습 
        등 보충학습을 통하여 그 목표를 달성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이 미국 개혁자들의 수월성에 대한 신념을 보다 
        강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넷째, 미국의 교육개혁은 선언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구체적 현실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그들은 세계사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우리들 보다 한 걸음 앞서서 미래에 대비하고 있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요컨대 우리에게도 선명한 교육적 미래전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것은 그 개혁안을 실천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이며, 전국민의 지원과 
        협조를 유도하고 이를 결집시킬 수 있는 정부의 체계적이면서도 일관성 있는 
        노력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위의 세 보고서는 교육경쟁의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의 교육을 개혁하는데도 의미있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