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도 부문별 여성연구 동향
        저자  
        발간호 제046호 통권제목 1995년 봄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지난 해 여성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이론 정립을 위한 연구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 연구가 많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띤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를 열어 가는 과정에서 여성이 어떻게 
        적응하고 더 나은 조건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95년 실시될 지방자치제 선거를 앞두고 여성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하려는 연구가 
        어느 분야보다 많았다. 또한 급변하는 경제환경으로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불안해지면서 이를 해결하려는 연구들이 노동과 법 분야 연구의 다수를 
        이루었다. UN이 정한 "세계 가족의 해"를 맞이하여 가족 관련 학술행사도 보기 
        드물게 풍성했다. 그러나 각종 대형 범죄 사건으로 전통적 의미에서 '가족'의 
        가치를 강연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가족을 재조명하는 연구가 적었다는 아쉬움이 컸다. 

        I. 페미니스트 이론 및 방법론 
        페미니스트 이론 및 방법론 연구에서 94년도는 지난 10년간의 잠정적인 정의인 
        '여성에 대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연구'에 변화가 오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권력의 다원성과 여성 내부의 다름을 수용하는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영향을 반영하는 것으로써 앞으로 페미니즘 연구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를 예고케 한다. 이 입장의 페미니즘은 90년대에 들어서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과 함께 조금식 소개되기 시작했는데,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에 대한 초기에 있었던 우려의 목소리와는 달리 94년에는 한국 사회와 
        한국 여성의 역사와 삶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이론과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는 
        동의를 받아내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글쓰기 작업에서 드러나는 중심논의는 '페미니즘의 딜레마' 또는 
        '다름의 정치학'이라는 담론이다. 페미니즘의 딜레마라는 표제 아래 진행된 
        논의는 다름의 정치학을 표명하고 나선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절반의 지원과 
        절반의 염려와 함께 부정하기 힘든 페미니즘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전초작업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논의는 분명히 70년대나 80년대와는 상황이 
        바뀌었음을 실감케 한다. 빨리 변하는 환경.상황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어떻게 
        좀 더 심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주로 한국 여성학회의 
        학술대회와 워크숍을 통해서 새로운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 주제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연구자들은 크게 모더니즘의 언어체계에 
        의존하고 있는 기존의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공존을 주장하는 
        조심스런 입장과 기성 학문의 패러다임의 대안으로서 큰 의미를 부여하며 
        포스트모더니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강선미, 조주현, 이상화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논쟁이 진행된 현 
        시점에서 페미니스트 이론이 처해 있는 딜레마를 논하면서 포스트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의 공존관계 형성문제를 다루고 있다. 위의 글들은 서구에서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이 생성되게 된 배경 및 연구 경향 등을 소개하는 시론적 성격을 갖는다. 

        박현옥은 20세기 초 중국 동북부 간도에서 일어난 조선인 농민여성의 정치성과 
        행위에 대한 사례연구를 통해서, 다름과 집합적 행위라는 부제에서 보듯 양극화를 
        화해시키는데 필요한 중간지대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다양한 권력의 범주들이 서로 상호결정을 하여 여성 개인들의 정체성과 주관성이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집합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경험적으로 살펴본" 것에 
        이 논문의 의의가 있다. 

        한편 포스트모더니즘의 입장에서 사례연구를 통하여 민족주의 담론의 
        가부장성과 억압성을 보여준 두 편의 논문이 있다. 

        김은실은 '서편제'의 사례연구와 군위안부 여성의 경험을 통해서 "한국적이라는 
        담론이 정치적으로 구성해 내는 민족적이라는 문화이데올로기를 여성주의적으로 
        해체해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고 난감해지는 이유는 그가 
        해체하고자 했던 내용이나 방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복잡한 글쓰기 방식에 
        있다고 판단되는데, 이는 연구자와 독자와의 상호작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윤택림은 인도에서의 사례연구와 한국근대 여성운동 속에서 근우회의 성립과 
        해소를 통해 드러난 "민족해방의 서사는 여성에게는 배반의 이야기"라는 것을 
        설명해 내고 있다. 식민지 경험을 안고 있는 제3세계에서의 여성과 민족담론에 
        대한 이제까지의 논의는 제3세계적 특수성으로 해석되어 왔으나, 이 두 
        사례연구를 통해서 연구자는 "한국운동의 남녀평등은 여성을 민족해방 운동에 
        끌어들이는 민족주의 담론의 전략이지, 성차별을 없애려는 여성해방의 전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또한 새로운 역사쓰기는 한국의 여성사 연구가 
        여성사(woman's history)에서 성별사(gender history)로 옮겨가야 하는데, 이것이 
        대안적 역사쓰기가 될 것임을 제기한다. 대안적 역사쓰기를 강조하는 정현백과 
        이남희는 모두 국사학계에서의 여성사 연구가 지난 20여년 사이에 서구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이나 방법론적 성과와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서술적인 전개와 
        실증 위주로 진행되어 온 것에 대해서 새로운 여성사 서술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다. 구미의 논의를 소개하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전개하면서, 여성사의 
        정치적 목적을 모호하게 한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gender history에 대한 강한 
        호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정현백은 성을 계급, 인종 등의 범주와의 관계에서 
        어떤 형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계급의 일차적 우선성을 
        받아들이되, 성 범주가 지닌 상대적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논리적인 
        분석 없이 성급하게 천명하고 있다. 

        구술사에 대한 김성례와 윤택림의 또다른 연구는 구술사 방법론은 페미니즘 
        이론과 실천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접근방법을 
        제공해 준다. 구술사는 "보편적 자아에 의해서 무시되어 온 여성들의 다양한 
        정체성과 경험들을 드러낼 수 있는 탈식민지 시대의 효과적인 여성주의 연구의 
        전략"이라고 연구자들은 보고 있으며, 그것은 무엇보다도 여성 개인들에게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실인 듯하다. 

        이밖에 심리학과 철학 영역에서의 페미니즘 방법론에 대한 글이 있다. 

        정진경은 심리학 연구의 전통적 패러다임과 여성주의 패러다임의 가치관과 
        연구방법을 대조하여 논의하고 있는데, 심리학 영역에서도 여성성과 남성성을 
        별개의 것으로 보는 기존 심리학의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을 향하고 있음을 
        시사 해 준다. 여성주의 심리학에 새 지평을 연 Bem의 성별도식이론(Gender 
        Schema Theory)은 성역할 초월이라는 개념을 주창하고 있는데, 이것은 여성적 
        특성과 남성적 특성이 살아가는 과정 속에 용해되어 행동을 결정할 때에 성역할 
        기준이 절로 무관해지는 최종발달단계를 상정하는 것이다. 

        신옥희는 대표적인 급진적 여성주의자의 한 사람인 Daly의 저서 
        [여성/생태학]에서 전개하고 있는 여성적 자아론을 실존철학과 관련시켜 그 
        타당성의 범위와 한계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의 여성철학적 자아철학에 대한 
        비판들 중에는 데일리의 사상 및 방법론의 실존 철학적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분석을 통해 지적해 낸 점은 
        데일리의 사상과 방법론을 이해하는데 큰 몫을 한다. 데일리는 여성적 자아를 
        "자기 자신의 고유한 존재 가능성을 스스로 창조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기 존재의 
        창조적 주체로서의 여성 각자의 자유와 책임"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남녀간의 
        상호협동이 가능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적 자아의 
        각성을 함양하는 여성들 자신의 강력한 결속이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페미니즘 연구의 지평을 확대하고자 하는 94년의 이러한 노력의 성과들은 
        1.여성의 고유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 노력, 2.새로운 페미니즘 방법론으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수용과 확대, 3.페미니스트 관점을 수용한 Gender Studies로의 
        발전 가능성 제시라는 점으로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김은실, "민족 담론과 여성: 문화, 권력, 주체에 관한 비판적 읽기를 위하여," 
        [한국여성학], 제10집, 한국여성학회. 
        박현옥, "여성, 민족, 계급: 다름과 집합적 행위," [한국여성학], 제10집, 
        한국여성학회. 
        윤택림, "민족주의 담론과 여성:여성주의 역사학에 관한 시론," [한국여성학], 
        제10집, 한국여성학회. 
        강선미,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 페미니즘 딜레마의 돌파를 위하여," 
        한국여성학회 제1차 여성학 워크숍(94.2.15-16). 
        조주현,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포스트모던 페미니즘에서의 성정체성 
        추구," 한국여성학회 제1차 여성학 워크숍(94.2.15-16). 
        이상화, "페미니스트 인식론," 한국여성학회 제2차 여성학 워크숍(94.8.19-20) 
        윤택림, "여성주의 구술사 연구," 한국여성학회 제2차 여성학 
        워크숍(94.8.19-20). 
        김성례, "구술사 방법론:여성경험의 이해와 분석 연습," 한국여성학회 제2차 
        여성학 워크숍(94.8.19-20). 
        이정원, "제3세대의 페미니즘," [철학과 현실], 제21집. 
        정현백, "여성사 연구의 이론과 방법," [역사비평], 가을호, 역사비평사. 
        이남희, "서구 여성사 연구의 형성과 전개," [한국사 시민강좌], 제15집, 
        일조각. 
        정진경, "심리학 연구의 여성학적 접근방법," [한국여성학], 제10집, 
        한국여성학회. 
        신옥희, "여성학 이론의 철학적 기초: Mary Daly의 여성학과 실존 철학," 
        [한국여성학], 제10집, 한국여성학회. 

        II. 법 
        법 분야에서는 주로 고용평등과 관련된 성차별이 논의되었다. 이는 크게 직장내 
        성희롱, 군복무자의 가산제도, 채용에서의 용모제한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93년 서울대 모조교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여론화된 직장 성희롱 문제는, 
        4월 재판부가 직장내 성희롱을 고용상 성차별로 인정하여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판결을 내림으로서 사회에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이로 인하여 성희롱을 
        규제할 법적 근거마련 요청이 고조되었다. 성희롱은 여성의 인격 침해일 뿐 
        아니라 노동권 및 생존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성희롱의 개념 정립 및 법적 
        구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둘째, 국가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에 근거하고 있는 '군복무자 
        가산제'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인지 여부가 논의되었다. 이는 이화여대 학생들과 
        교수들이 이 제도의 폐지에 대한 청원서를 제출함으로써 본격화되었고, 그 결과 
        공무원에 대한 가산점이 하향조정되었다(7급 공무원은 2년 이상 복무자인 경우 
        만점의 5%에서 3%, 2년 미만자는 2.5%에서 1.5%, 9급 공무원은 2년이상 복무자인 
        경우 만점의 5%에서 4%, 2년 미만자는 2.5%에서 2%). 그러나 이 제도는 여전이 
        기회균등의 침해, 사기업과 공기업간의 차별, 공무원 직급간의 차별 등, 그 
        적용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보다 깊이있는 연구가 요망된다. 

        셋째, 여직원 채용시 용모 제한 문제는 채용여성의 키, 몸무게 등을 제한한 
        기업들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고발되고, 이에 대해 검찰이 이 문제를 
        여성간의 차별로 보아 남녀고용평등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해석함으로써 
        쟁점화되었다. 이 논의는 95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모성보호에 관한 연구, 동성동본금혼제 폐지에 대한 논의와 배우자간 
        상속-증여세 폐지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었다. 윤락행위 등 방지법 개정시안 
        공청회 및 입법예고(95년 1월 5일 개정)가 있었고, 영유아보육법 개정이 
        논의되었으나 시행규칙 개정에 그쳤다. 남녀고용평등법 개정도 논의되었으나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남식, "영국과 스웨덴의 여성정책," [여성과 사회 5], 한국여성연구회. 
        김광수, "성희롱 유감," [민주법학 8], 민주주의 법학연구회편, 관악사. 
        김엘림, "국제화와 남녀고용평등시대의 여성보호법의 변화," [현대노사], 통권 
        129호, 한국노동문제연구원. 
        ______, "신정부 여성노동정책의 동향과 과제," [여성과 사회 5], 
        한국여성연구회. 
        ______, "여성의 인권침해 고발사건:고용상의 여성용모제한의 문제," [민주법학 
        8], 민주주의 법학연구회편, 관악사. 
        김엘림, 최연희, 장영아, [UN과 ILO의 여성관계조약과 한국여성 노동관계법의 
        비교연구-국내법의 입법과제의 정비방향의 제시], 한국여성개발원. 
        _____________________, [여성고용에 있어 실질적 차별의 개선방안], 
        한국여성개발원. 
        김태기 외, [근로조건제도 개선방안 연구], 한국노동연구원. 
        문소정, "현행법 및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 [여성연구논집], 제5집, 부산여대 
        여성문제연구소. 
        박종국 외, [여성과 법률], 학문사. 
        엄영신, [가족법(사례중심)], 대왕사. 
        이경희, "제대군인에 대한 가산점부여 제도의 헌법적 고찰," [민주법학 8],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편, 관악사. 
        이번순, "행정 사무직종에서의 남녀고용차별," 서울시정연포럼], 제10집,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영님, "일본의 가족법 개정 등 각국에서 진행되는 여성지위향상 노력들," 
        [여성], 통권321호,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정혜선, "모성보호정책의 현실과 대안," [여성과 사회 5], 한국여성연구회. 
        조경배, "고용보험법과 근로권," [민주법학 8],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편, 
        관악사. 
        조택, "공무원 채용시험시 제대군인에 대한 가점부여제도에 관하여," [여성], 
        통권 321호,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동향: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보건사회부령 
        제924호) 개정," [사회복지], 통권 121호, 여름호.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쟁점화되고 있는 공무원 채용시험에서의 군복무가산제," 
        [여성], 통권 321호. 
        한국여성민우회, "근로여성 복지기본계획에 대한 여성 노동계의 제안서," 
        [사무직 여성], 제15호. 
        ______________, "남녀고용평등법 어디까지 왔나?" [사무직 여성], 제15호. 
        한봉희 회갑기념 논문편찬위원회 편, [현대민법의 과제와 전망], 밀알. 

        III. 정치.정책 
        여성의 정치참여 및 정책 연구 분야에 있어서 1994년은 어느 해보다도 많은 
        연구와 관련자료가 발간된 한해였다. 관련 연구물과 자료집의 유형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의 정치참여 현황 및 증진방안과 관련해서 다각도의 연구가 
        수행되었다. 95년도의 지방선거에서 여성의 참여 현황 및 당위성과 관련된 
        연구물(지은희, 박상천, 이영자),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여성단체의 역할을 
        중심으로 본 글(장성자), 입후보자의 선거전략과 관련한 글(장성자.김원홍, 
        장성자, 백영옥), 매스컴의 중요성과 관련한 글(한국여성유권자연맹, 조성숙, 
        최선열), 정당과 관련한 글(이영자), 그리고 여성의 정치참여 지원과 깨끗한 
        선거문화 조성과 관련한 글(장성자.김원홍, 김원홍) 등이 있다.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올해 지방선거를 대비한 부문별 연구물이며, [여성의 지방의회 참여지원 
        방안]의 경우 여성의 지방의회 참여 증진과 관련한 총괄적인 방안을 제시하였고, 
        [선거운동 여성자원봉사자 훈련프로그램]은 통합선거법 제정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선거운동 자원봉사자와 관련하여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연구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의 [신문 속의 여성소외]는 앞으로 
        선거에서 매스컴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므로 기초자료로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밖에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국의 사례연구나 비교연구도 이루어졌다. 
        외국 사례의 경우 '아.태지역의 여성과 정치' 국제세미나에서는 일본, 미국, 대만 
        여성의 정치참여와 발전전략을 중점적으로 다루었고, '지방정치와 여성' 
        국제세미나에서는 일본, 스웨덴, 독일 여성의 지방정치 참여 현황 및 발전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Lee Aie-rie, Sue Tolleson Rinehart는 한국과 미국여성의 
        정치사회화 과정에 대한 비교연구를 하였다. 

        둘째, 여성공무원 및 여성정책과 관련된 연구들은 대체로 여성의 공무원 
        진출이나 승진에 있어 여성의 대표성을 주장하면서 목표율 설정, 할당제 등 
        적극적인 조치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여성이 동장으로 
        진출한 이후 그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연구(손봉숙), 1995년의 
        북경세계여성대회를 앞두고 그간 한국이 이루어 온 성과 및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과제를 제시한 연구(오경자, 정무장관(제2)실, 한국여성개발원), 여성정부기구의 
        개편방향에 대한 글(손봉숙)이 있었다. 공직이나 정치분야 등에 있어 일정비율의 
        할당제 도입에 관한 의의 및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김선욱.김명숙)가 있었는데, 
        이 연구보고서는 정치, 행정 뿐 아니라 교육, 고용분야에 있어서도 일정비율의 
        여성할당제가 도입되어야 함을 강조한 기초자료이다. 그밖에 1993년 대전 
        엑스포를 계기로 21세기의 정보화 사회를 대비하여 여성 리더십의 육성을 강조한 
        글(김선욱)이 있다. 

        셋째, 지방선거와 관련된 교육 및 훈련자료집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94년은 여성의 지방의회 참여확대 준비를 위해 여성후보자 발굴 및 육성을 위한 
        교육.훈련과, 선거운동 여성자원봉사자 육성을 위해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한 
        해였다. 이는 여성단체를 위시한 관련 연구기관, 정당 등 여성계에서 1991년도 
        선거에서 여성의 지방의회 진출이 미비하였던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정치지도자의 절대부족임을 인지하고, 1994년 3월 제정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기초하여 새로운 여성후보 지원을 위한 전략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이루어진 것이다. 1995년 6월에 치를 4대 지방선거에 
        대비하여 선거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여성지도자 교육 및 훈련, 선거운동 
        여성자원봉사자 교육과 지방의정 감시단 운영 등 다양한 교육.훈련과정이 
        이루어지면서 관련 자료집이 발간되었다. 자료집 중 한국여성유권자연맹만이 
        선거운동 여성자원봉사자 육성을 위한 자료이고, 나머지는 후보자 육성을 위한 
        자료집이다. 

        <여성의 정치참여 현황 및 증진방안과 관련된 연구물> 
        김원홍, "미국여성의 선거운동 자원봉사활동에 관한 고찰," [정정] 제7집, 
        건국대학교 대학원.] 
        마유미 모리야마, "아.태지역의 여성과 정치:일본여성의 정치참여를 중심으로, 
        [아.태지역의 여성과 정치], KIWP 제15회 국제학술세미나,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박상천, "여성의 정치참여의 현실과 대책," [여성의 정치참여와 정당의 역할], 
        한국여성정치개발연구소 제1회 학술세미나. 
        백영옥, "한국의 여성정치 발전전략," [아.태지역의 여성과 정치], KIWP 제15회 
        국제 학술 세미나,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비르기타 리델, "지방정치와 여성의 참여확대를 위한 스웨덴 여성단체의 역할," 
        '지방 정치와 여성' 국제세미나, 한국여성개발원. 
        실케 얀센, "지방정치와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독일 정당의 지원정책," 
        '지방정치와 여성' 국제세미나, 한국여성개발원. 
        여수련, "대만 정치에 있어서의 여성의 역할," [아.태지역의 여성과 정치], 
        KIWP 제15회 국제학술세미나,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요코 카미카와, "일본 여성의 지역사회 환경과 정치 세력화," '지방정치와 
        여성' 국제세미나, 한국여성개발원. 
        이영자, "정치참여의 현실과 방향," [정부의 1년 여성정책 평가토론회], 
        한국여성단체연합. 
        ______, "여성의 정치 참여와 정당의 역할," [여성의 정치참여와 정당의 역할], 
        한국여성정치개발연구소, 제1회 학술 세미나. 
        장성자, "생활정치 활성화를 위한 여성단체의 역할과 과제," [여성과 언론], 
        한국여성유권자연맹 공개토론회. 
        ______. "지방정치와 여성의 참여확대를 위한 한국의 과제와 발전전략," 
        '지방정치와 여성' 국제세미나, 한국여성개발원, 
        장성자.김원홍, [여성의 지방의회 참여 지원방안], 한국여성개발원. 
        _____________, [선거운동 여성자원봉사자 훈련 프로그램], 한국여성개발원. 
        지은희, "여성의 지방자치제와 여성의 정치참여," [여성의 정치참여와 그 
        역할], 대전 충남여성회 공개토론회. 
        최선열, "여성의 정치참여와 매스미디어," [여성과 연론], 한국여성유권자연맹 
        공개토론회. 
        카렌 파젯, "미국의 여성정치 발전전략," [아.태지역의 여성과 정치], KIWP 
        제15회 국제학술 세미나,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여성과 언론2: 여성정치시대와 언론] 
        __________________, [의정을 지키는 여성유권자 모임] 종합 보고서. 
        __________________, [지방자치와 여성], 유권자 선거자원봉사자교육 보고서. 
        __________________, [신문 속의 여성소외-5개 일간지의 여성관련 기사 분석 
        보고서-(1994.4~6)] 
        Lee Aie-rie & Sue Tolleson Rinehart, "A Comparative Study of Korean and 
        American Women's Politicization," [Women's Studies Forum], Vol.10, Korean 
        Women's Developmnent Institute. 

        <여성공무원 및 여성정책과 관련된 연구물> 
        김선욱, "미래사회:여성리더십이 요구되는 사회," [대전 엑스포 93과 한국의 
        미래], 한국개발연구원. 
        _____, "지방자치단체 여성부문의 업무분장체계와 예산체계," [환경과 사회], 
        제4호, 한국환경.사회정책 연구소. 
        김선욱.김명숙, [여성 일정비율 할당제 도입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김원홍, "외국의 여성공무원 현황 및 실태," [지방행정], 대한지방행정공제회. 
        ______, "여성공무원의 지위향상, 어디까지 왔나," [지방자치], 
        현대사회연구소. 
        손봉숙, "여성관련 정부기구 개편방안," [환경과 사회] 2, 한국환경 사회정책 
        연구소. 
        손봉숙 외 3인, "여성 동장의 충원경로 및 그 역할에 관한 연구," 제8회 
        여성정치논단,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신연화,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여성공무원의 역할," [지방행정],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오경자, "여성정책의 현황과 방향: 신정부의 여성정책을 중심으로," 
        [장안논총]. 
        이은재, "여성공무원의 지위향상 방안," [지방행정],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정용준, "우리나라 여성공무원의 현황과 실태," [지방행정],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조택, "공무원 채용시험시 가산점 부여제도에 관한 소고," [환경과 사회], 
        한국환경.사회정책 연구소. 
        한국여성개발원, "아.태지역 여성발전 행동계획 I", [여성연구] 통권 44호. 

        <지방선거와 관련된 교육 및 훈련자료집> 
        경기도 여성단체협의회, [지방의회 진출을 위한 여성교육] 자료집. 
        경상남도 여성단체협의회, [1994년도 지방자치와 여성단체활동] 자료집. 
        대구직할시 여성단체협의회, [여성, 그리고 생활정치] 공개토론회 자료집. 
        대전.충남여민회, [여성의 정치참여와 그 역할] 자료집 
        무주군 여성단체협의회, [지방자치 참여를 위한 토론회] 자료집. 
        민주당 여성위원회, [지방자치와 여성의 정치참여], 지방자치여성학교 자료집. 
        여성정책연구소, [차세대 여성지도자 연수교육] 자료집.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 여성의 전화, 기독여민회, 인천민중연합 여성위원회, 
        [지방자치 4년과 여성] 자료집 
        음성군 여성단체협의회, [지방자치 참여를 위한 여성지도자 연수] 자료집.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사회교육원, [여성대표를 지방의회로 20% 지방의회 
        여성의원 확보] 자료집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유권자 선거자원봉사자 교육] 자료집.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지방의회 여성후보자를 위한 선거전략], 
        한국여성정치문화 연구소 제3기 여성정치 아카데미 교육자료. 
        한국여성정치연구소, [모의선거운동 전략회의] 
        한국여성정치연맹, [여성의 의회진출을 위한 선거전략] 자료집. 
        한국여성사회교육원, [여성대표의 지방의회진출 이렇게 확대하자]. 

        IV. 노동 
        경영 환경이 변화하면서 많은 기업이 신인사제와 성과급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비정규직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노동시장의 핵심 부문으로 
        진출하는 길이 더욱 어려워진 한편 내부 노동시장의 주변부 인력층을 형성하던 
        다수 여성이 파견, 임시, 시간제 등 외부 노동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서 94년도 93년에 이어 여성들의 고용불안정 문제가 집중 
        분석되었다. 

        조은.조순경은 30대 재벌 그룹과 공공 부문의 성불평등 문제를 다루면서 현재와 
        같은 고용 여건에서 여성이 노동시장의 핵심 부문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할당제가 강력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선출직과 고위 임명직이 아닌 
        공공부문 전체와 민간 대기업에 대해 할당제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조순경은 노동시장의 성 평등을 실현하려면 남녀간 기회의 평등과 
        아울러 조건의 평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평등에의 요구는 개별기업 단위수준을 
        넘어선 대 국가차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재원은 경영합리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중인 현행 채용방식의 변화가 대졸 
        여성의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할당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대안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오히려 여성에 대한 과보호 
        조치를 철폐하고 여성 스스로 생산성을 높이는데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비정규직의 문제를 다룬 연구들은 대체로 비정규직 
        취업유형이 노동시장의 성차별구조를 강화한다는 사실에 견해를 같이한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고용, 그 자체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입장이 
        있고, 시간제 및 임시직 취업자의 고용 실태를 심도 있게 분석한 김태홍과 백화점 
        기혼여성 시간제 취업자를 사례조사 한 김순영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 마련에 더욱 중점을 두었다. 이에 비해 신경아는 기업이 수량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외부 하청을 확대하면서 가내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를 독자적으로 조직화하는 방안에 주목했다. 

        한편 김수곤은 노동력 부족에 대처해서 기혼여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유연한 고용 형태를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앞서 연구자들과 견해를 
        달리했다. '성차별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여성의 활발한 노동시장 
        진출이다'라든지 '일자리를 갖는 것 이상 더 나은 복지는 없다' 등의 논리를 
        앞세우며 유연한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이밖에 
        손승영.조정아는 대졸 취업여성의 실태와 대책을 다루었고 이제진은 고졸 사무직 
        여성들이 평생직장으로서의 직장관을 갖지 못하고 기업내 차별적인 근로조건에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 배경을 학교 교육에서 찾았으며, 장필화는 
        생산자동화가 여성의 고용과 숙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역 연구로는 서울 
        여성의 취업실태를 다룬 박승운의 논문과 부산 여성의 취업실태와 이와 관련된 
        법과 정책을 다룬 초의수, 이기숙, 문소정의 세편의 논문이 있다. 

        김수곤, [여성인력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94 남녀고용평등실현을 위한 
        심포지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순영, "백화점 주부 시간제 노동자의 노동실태에 관한 연구," [여성연구] 
        제12권 제4호, 한국여성개발원. 
        김재원, [여대생 취업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태홍, [시간제 및 임시직 고용현황과 정책과제], 한국여성개발원. 
        김혜순, "농가의 생산과 재생산에서의 여성노동," [한국사회학], 제28집 
        겨울호. 
        문소정, "현행법 및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 [여성연구], 제5집, 
        부산여자대학교. 
        박미해.홍두승, "계층인식에 있어서의 여성의 기여," [한국사회학] 제28집 
        봄호. 
        박승운, " 서울 여성의 취업실태," [서울시정연포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손승영.조정아, "대졸 취업여성의 실태와 대책," 이화여대 여성학 논집. 
        신경아, "여성 가내노동자의 현실과 보호," [여성연구], 제12권 제4호, 
        한국여성개발원. 
        윤진호, [한국의 불안정노동자], 인하대학교 출판부. 
        이기숙, "맞벌이 가족의 여성, 부부, 그리고 자녀" [여성연구] 제5집, 
        부산여자대학교. 
        이제진, "상업고 여학생의 사무직노동 준비과정을 통해 본 적응과 소외," 
        이화여대 여성학과 석사학위 청구논문. 
        장필화 외, "정보화와 생산직 여성노동," 이화여대 여성학 논집. 
        정용선.김인숙, "전문직 여성의 증가추이," [여성연구], 제4집, 
        부산여자대학교. 
        조순경, "고용과 평등의 딜레마?" [한국여성학], 제10집. 
        조영철, "제조업 생산직의 남녀간 임금순격차에 관한 연구," [여성연구], 
        제12권 제4호, 한국여성개발원. 
        조희금,"생산직 기혼여성의 생활시간 분석," 대한가정학회지. 
        초의수, "기혼여성의 취업구조와 경제적 자립," [여성연구], 제5집, 
        부산여자대학교. 

        V. 복지 
        지난 한해 동안 수적으로 풍부한 여성복지 관련연구가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성문제에 지극히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반여성적 시각을 가지고 있던 
        기존의 사회복지 학계의 한 분과영역으로서 '여성복지'의 터를 잡았다는 의미가 
        있는 한 해였다. 사회복지학에서 처음으로 '여성복지'분과가 아동복지, 
        장애자복지, 가족복지 등과 나란히 하나의 분과로 설정되었다. 연구의 내용은 
        아직도 개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요보호 여성에 대한 단절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외형적인 발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가운데 장경섭의 연구와 한국여성개발원의 연구는 여성복지를 기존의 
        사회복지체계에 접합시키면서 여성복지의 특수성을 살려 내려는 진지한 시도로서 
        앞으로 여성복지분야의 연구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선화의 논문은 여성복지에 관한 이제까지의 논의들을 요약하고, 잔여적인 
        부녀복지에서 보편적인 여성복지로 나아가야 함을 재천명하고 이에는 여성계의 
        합의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으나 새로운 이론의 탐구나 방향제시는 없다. 

        이혜경의 박사학위 논문은 우리나라 여성복지 정책의 성격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주의 여권론적 시각에서 이를 분석하고 있다. 분석 결과 저자는 
        "우리나라에는 사회주의 여권론에 입각한 양성평등모델에 속하는 정책은 하나도 
        없으며 따라서 여성복지정책은 그 정책 내용에 이미 성차별적 전제를 담고 있고, 
        여성의 억압을 영속화하려는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정은의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상배여성들이 당면하는 심리사회적 문제를 
        규명하여 그들의 심리사회적 문제에 대한 치료의 사회적응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상배(喪配)여성이라는 
        용어가 낯설기는 하지만, 한쪽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이제까지는 '모자가정'으로 
        통칭하면서 배우자를 잃은 여성 자신의 문제보다는 남성 가장이 없는 가정의 
        문제, 편모로서의 여성의 문제에서 여성 자신의 심리 사회적 문제로 그 초점을 
        옮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인숙은 자신의 학위논문을 통하여 빈곤여성의 정신건강상태는 생활사건보다는 
        생활조건에서 더욱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임을 밝혀 내고 따라서 이들의 
        디스트레스는 의료 모델에 입각하여 접근하는 것 보다는 환경 중심적 접근이 더욱 
        유용함을 주장하고 있다. 

        장경섭의 "가족복지의 여성정책적 의의"는 "가족복지의 답보가 여성지위의 
        정체, 악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가족복지체계의 획기적 
        발전이 여성정책적으로 어떠한 함의를 갖는지"를 밝히고 있다. 그에 의하면 
        부양노동의 상품화에 의해서는 여성복지를 꾀할 수 없으며,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에 의한 종합적 가족복지 정책의 실시만이 여성정책으로서 의의를 가지는 
        것이며, 역으로 여성정책적 함의를 면밀히 고려.반영한 가족복지정책만이 사회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의 부양노동에 대한 사회적 
        대체방식을 세가지 측면에서 분석함으로써 그간에 모호하고 껄끄러웠던 
        가족복지와 여성복지의 관계를 분명히 하고, 양자의 이해관계가 상호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의 관계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한국여성개발원의 연구는 취업여성의 복지비용을 어떻게 사회화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한 결과, 정부의 일반재정, 의료보험, 
        고용보험 등의 재원에서 자녀양육비용 및 모성보호비용을 부담하여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1995년도 하반기의 고용보험 실시를 앞두고 '취업여성'의 복지를 
        전반적인 사회보장 및 사회보험 체계 내에서 제도적으로 실시해 나가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 

        김인숙, "빈곤여성의 사회적 환경 요인과 심리적 디스트레스와의 관계,"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박정은.윤영숙.서명선, [취업여성의 모성보호비용과 자녀양육비용의 사회적 
        분담방식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이금주, "한국의 미혼모 사회복지제도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이혜경,"사회주의 여권론적 관점에서 본 한국 여성복지정책의 성격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장경섭, "가족복지의 여성정책적 의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정책의 
        방향과 과제] 세미나 발표자료. 
        정은, "상배여성의 사회적응을 위한 심리사회적 접근," 숭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최선화, "한국여성복지 발전방향에 관한 일고," [사회복지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한국사회복지학회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VI. 가족 
        UN이 정한 '세계 가족의 해' 답게 가족관련 세미나나 심포지엄이 풍성한 한 
        해였다. 이러한 모임들로 가족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제고됨은 물론 가족구조 및 
        가족관계, 가족역할과 기능 또는 가족해체 등 가족내적인 측면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루어져 오던 기존 가족연구의 한계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학문분야와 접목하면서 연구의 영역이 확장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즉, 지난해의 
        가족연구는 가족의 규범이나 가족 이데올로기 및 가족의 정체성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정교육, 가족문화, 자본주의와 가족, 가족과 정치, 
        가족과 국가 등 가족과 제 사회제도와의 접합관계까지 주목하였다. 또한 가족의 
        미래, 가족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되었다. 

        그러나 1994년 가족연구에 있어서 논의의 폭이 확장된 것에 비하여 이들 
        논의들이 학문적인 연구물로 축적되지 못하였다는 점은 큰 한계이다. 이는 가족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세미나 등의 분과별 주제에서 피상적으로만 다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여성 억압 내지 성 불평등의 제 일차적 단위로서의 
        가족체계 또는 가족규범 등 여성주의 시각에서 가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거의 
        전무하였다는 점이 가족의 해를 보내면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문적 영역에서의 가족연구는 종전의 연구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경향을 
        보인 가운데, 1993년에 이어서 주부역할 특히 가사노동에 대한 연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전년도에 비하여 가사노동에 대한 객관적 측정과 경제적 평가가 
        보다 실증적이 자료에 의해 검증되었고,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제도 내에서의 
        통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구체적인 접근들(문숙재.김혜연, 박은회.홍순구, 최광 
        등)이 이루어진 점이 특징이다. 그 이외에도 가정폭력과 주부역할의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들이 다른 분야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방지법 추진을 위한 전국연대, [아내구타, 아동학대, 깨어진 가족 
        공동체], 가정폭력방지법 추진을 위한 공개토론회 자료집. 
        고정자, "맞벌이 부부가족의 가족지원, 스트레스 인지수준 및 디스트레스에 
        관한 연구,"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4호. 
        김광일.문경서, "구타당하는 아내의 무기력, 자아강도 및 자아기능에 관한 
        연구," [여성연구], 제42호, 봄호, 한국여성개발원. 
        문소정, "가족 이데올로기," 여성한국사회연구회, [한국가족문화의 오늘과 
        내일], 제4회 심포지엄 자료집. 
        문숙재.김혜연, "전업주부가 인식하는 주부직의 혜택과 비용에 관한 연구,"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4호. 
        미셀 바렛, 매리 매킨토시 저, 김혜경 옮김, [가족은 반사회적인가], 여성사. 
        박미금, "부부의 생활만족도 비교분석,"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1호. 
        박은희.홍순구, "주부 가사노동의 소득인정기준 설정방안 모색:보험제도의 
        개선방안 모색," 정무장관(제2)실. 
        박혜선, "대구지역 저소득층 기혼여성의 일과 가족생활 실태파악 및 가족복지 
        대책수립에 관한 연구,"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2호. 
        양명숙, "부모전환기에서의 역할 연구(II):일상 가사를 중심으로,"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1호. 
        이기영 외 3인, "도시 근로자 가정부부의 생활시간 구조에 관한 연구,"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1호. 
        이신숙.서명숙, "기혼여성의 노부모 부양 스트레스와 영향변인에 관한 연구,"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4호. 
        이인수, "한국여성의 결혼전이 시기에 미치는 결정요인 연구," 
        [한국가정관리학회지], 제12권 제2호. 
        임인숙, "청년기의 가사노동 사회화, 태도에 관한 연구," 이대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장정순 편, [왜 이혼 못하는가:이혼한 여성들의 건강한 삶 이야기], 
        현민시스템. 
        정훈, "취업모의 직업별 부모-자녀관계," 이대교육대학원 석사논문. 
        최광, "남녀평등의 부부재산권 확립과 세제면에서의 보완 방안," 
        정무장관(제2)실. 
        최규련, "가족체계유형과 부부간 갈등 및 대처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가정관리학회지], 제12권 제2호. 
        최연실, "한국 가족에서의 성불평등적 문제들과 여권론적 가족치료에 관한 
        고찰," [대한가정학회지], 제32권 제2호. 
        한경혜, "동반자적 부부관계를 지향하는 가족," [열린사회와 가족], 94 세계 
        가정의 해 기념 세미나 보고서, 한국여성개발원. 
        허경옥, "부인과 남편의 가사 및 육아시간 결정요인 연구," 
        [한국가정관리학회지], 제12권 제2호. 

        VII. 교육 
        94년 여성교육분야의 연구경향을 살펴보면 성별 불평등 문제에 대한 일련의 
        교육사회학적 논의와 사회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접근으로 대변할 수 있다. 
        먼저 학교교육과 성별 불평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로서, 곽윤숙의 연구는 성별 
        불평등 문제가 최근 교육학 영역의 주류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러한 교육학 영역에서 성별 불평등 연구의 이론적 관점을 기회균등적 관점과 
        여성중심적 관점으로 나누어 그 차이를 분석하고 있다. 심미옥은 곽윤숙의 
        연구에서 기회균등적 접근으로 분류된 성역할 사회화이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성역할 사회화가 일어나는 역사적 사회구조적 조건들을 고려하는 가운데 여성의 
        경험을 중시하는 대안적 분석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인은 성역할 의식의 
        형성에 미치는 학교교육의 영향력을 강조하며, 초.중등학교 교과서에 평등한 
        남녀역할관을 바탕으로 한 교육내용을 편성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임선희는 노동시장과의 관련 속에서 여성고등교육을 분석하면서, 한국의 
        여성고등교육은 해방 이래 양적.질적 발전을 이루어왔음에도 가부장제와 자본이 
        맞물린 구조 속에서 '여자교육'에 그쳐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자대학생의 
        생애준비교육 실태조사를 통해 여대생들이 그들의 진로준비나 취업준비에 미치는 
        대학교육의 직접적인 영향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밝히면서, 
        여성의 종속을 종식시키는 대안으로서의 대학교육과 종합적인 생애준비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여성사회교육과 관련된 연구로서는, 한국의 여성사회교육사를 조선시대, 
        개화기, 일제하, 해방후, 사회교육법 제정 이후(1980년대 이후)로 나누어 고찰한 
        연구(김인화)를 비롯하여 여성학습자의 사회교육참여 저해요인(기영화), 여성의 
        진로와 사회교육의 과제(김재인), 남성성인학습자의 자기주도학습 준비도 
        비교(김지자), 여성의 전문적 지도력 개발(안태윤.김부태), 대학의 
        여성성인교육(장미옥), 성인여성의 기초교육 및 문해교육(정찬남) 등 각론적인 
        연구논문과 현장 사례연구가 [여성사회교육] 지면을 통해 발표되었다. 

        또한 '여성사회교육회'의 제4차 연차대회에서는 구체적이고 심도있는 
        연구물들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지방자치시대에 요구되는 여성의 자치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여성사회교육의 과제와 방안들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있었다. 
        한편, 한국여성개발원의 연구는 성에 대한 남성중심적 시각을 바로잡고 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성교육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성교육 
        내용에 있어서의 양성평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곽윤숙, "교육학 영역에 있어서 성적 불평등 연구," [여성연구], 제43호, 
        한국여성개발원. 
        ______, "여고생의 계열선택에 관한 교육사회학적 접근," [한국교육2], 
        한울아카데미. 
        광주여성의 전화 성교육 소모임, [자라는 우리, 배우는 성], 여성신문사. 
        김재인, "학교교육과 남녀평등," [한국교육 2] 한울아카데미. 
        심미옥, "성역할 사회화에 대한 교육사회학적 검토," [한국교육 2] 한울 
        아카데미. 
        이영님, "제3세계 여성교육의 필요성 인식 확대," [여성], 제320호,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임선희, "고학력화와 여성노동시장 분석," [한국교육 2], 한울아카데미. 
        ______, "여자대학생 생애준비교육 실태조사," [여성연구], 제44호, 
        한국여성개발원. 
        최혜경.노지영.박의순, "결혼초기 부부를 위한 부부교육 프로그램의 구성," 
        [한국가정관리학회지], 제23권. 
        한정자.정해숙.양애경.김홍숙, [중학생 학부모용 성교육 읽기자료 개발], 
        한국여성개발원.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춘기 자녀의 성,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한국여성개발원. 
        한국여성사회교육회, [여성사회교육], 제1집. 
        __________________, [지방화시대와 여성사회교육], 제4차 학술대회 자료집. 

        VIII. 기타. 
        북한 및 사회주의권 연구는 북한의 핵문제와 김일성의 사망으로 인하여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못하면서 관련 연구나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던 한해였다. 
        북한연구와 관련해서는 평화통일자문회의 내에 여성연구모임반이 생겨 관련 
        여성전문가와 북한문제에 관심있는 여성들이 매달 모여 주제별로 연구모임을 가진 
        것과 12월 15일에 이화여대 여성연구소가 개최한 "북한문화와 여성생활"이라는 
        주제의 토론회 외에는 특별한 행사가 없었다. 또 하나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이해 
        및 남북한 문화에 대한 이해도모를 위하여 이화여대 여성연구원과 숙명여대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 중국의 북경대학 중외부녀문제연구중심(center) 주최로 
        북경에서 "한.중여성의 과거와 현재"라는 주제의 제2차 동북아 여성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연변에서는 이화여대 여성연구원과 연변대학 여성문제연구중심 
        주최로 "한민족 전통문화의 계승과 변형속의 여성"이란 주제의 제1차 한민족 
        여성학술회의가 개최되어 중국 여성과 조선족 여성과 한국 여성의 지위에 대해 
        비교가 이루어졌다. 

        1월중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으로써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기틀이 조성되었고, 4월 중에 있었던 최초 성희롱 
        판결을 계기로 몇몇 출판사에서 외국의 성희롱 관련 문헌이 소개되었으며, 
        한국여성개발원과 정무장관(제2)실에서는 성폭력 관련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또한 
        윤락행위등 방지법의 개정을 위하여 관련 공청회도 개최되었다. 여성단체에서는 
        1년 동안 정부의 여성정책과 그 실천에 대한 평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특히 
        노동부에서 근로여성복지 기본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이에 대한 여성단체의 의견서 
        및 제안서 등이 제출되고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진 한 해였다. 

        드치히 저, [캠퍼스의 성희롱], 동인기획. 
        도나 프로스 저, [어둠속의 절규], 퀘이사. 
        심영희, "포르노의 법적 규제와 페미니즘," [한국 여성학], 한국여성학회. 
        정무장관(제2)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 자료집. 
        조엘 프리드만 저, [이것이 성희롱이다], 우영은 역, 여성사. 
        짐 콘웨이 저, [성희롱 이제 비상구 없다], 김석향 역, 행림출판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건사회부, [윤락행위등 방지법 개정에 관한 공청회], 
        자료집. 
        한국여성개발원, [성폭력 상담원 훈련], 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