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문제
        저자 차인순
        발간호 제036호 통권제목 1992년 가을호
        구분 ARTICLE 등록일 201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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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Ⅰ. 서론 
        Ⅱ. 소련여성의 경제적 지위 
        Ⅲ. 낮은 경제적 지위의 원인과 기제 
        Ⅳ. 결론 


        I. 서론 

        1.문제의 제기 

        현대사에 있어 소련은 커다란 변동을 겪어왔다. 이미 소련이라는 이름은 
        과거의 것이 되어버렸고 구소련의 유럽부분이 연방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과거보다 축소된 독립국가연합(EUN 혹은 CIS)이 소련을 대체했다. 소련에서 
        독립국가연합으로의 변화는 단지 이름만의 변화가 아닌 체제의 변화이자 
        세계사적인 변화를 함축하는 것임을 이미 변화된 국제 질서 속에서 확인해 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소련여성이 문제를 주제로 하는 이 글은 독립국가연합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의 문제임이 분명하며 사회주의의 시각에서만 재단할 수 없는 
        다른 성격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은 사회주의와 여성해방간의 관계속에서 사회주의가 여성에게 
        부여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여성의 해방, 평등, 진보에 있어 현실 사회주의는 
        어떠한 의의와 한계를 갖는지라는 문제제기에 입각해 소련을 살펴보고자 한다. 

        경제적으로 저개발의 상태에서 사회주의가 초기에 높은 생산력 발전을 갖고 온 
        것과 마찬가지로(각주:C.H.Vilas(1990), "Is Socialism Still an Alternative 
        for the Third World?" William K. Tabb(1990), ed., The Future of Socialism 
        (N.Y.:Monthly Review Press), p.207) 소련에서의 여성해방수준 역시 혁명 
        초기에는 세계적으로 제1위의 자리를 굳히고 있었다(각주:Tolkunova, V외 
        (1985), Women in the USSR(Moscow:Progress). 각종평등입법과 복지제도, 그리고 
        여성들의 높은 사회노동참여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브레즈네프시기를 경유하면서 사회주의 소런에서의 여성문제는 국내외적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미 1970년대 후반부터 구미의 여러 학자들은 소련에서의 
        여성문제를 지적하여 왔으며 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된 80년대 후반부터는 
        소련내에서도 자국의 여성문제를 지적하는 글들이 발표되기 
        시작했다(각주:대표적인 소련여성연구자로서는 G.W.Lapidus, A.McAuley등이 
        있으며, 페레스트로이카와 관련하여서는 M.Molyneux(1990)의 "The Women 
        Question in the Age of Perestroika", New Left Review Vol.183 No.9, 10과 
        Segal(1991)의 "Whose Left? Socialism, Feminism and the Future", New Left 
        Review No.1,2등이 있다. 또 변화하는 와중의 소련의 여성문제에 관해서는 
        소련의 로토스그룹의 지식인 여성들인 H.자하로바, A.포사드카야, 
        H.리마셰프스카야가 전 공산당 기관지였던 Communist지에 "우리는 여성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하는가?", Communist 3.(1989.3)를 실었다. 번역물은 
        "페레스트로이카와 여성문제"라는 제목으로 [사회주의 여성해방의 현재와 
        미래](1992)(서울:백두)에 실려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연구들은 이와 같은 소련에서의 여성문제가 어떻게 
        발생되었고 왜 지속되고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애트우드의 
        지적대로 지금까지의 사회주의 여성에 관한 연구는 사회주의의 여성해방이념과 
        달리 남녀간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존재하는 사실에 대하여 왜 이러한 격차가 
        발생, 유지되는가에 대한 정밀한 탐구를 결여해왔다(각주:L.Attwood(1990), The 
        New Soviet Man and Woman:Sex-Role Socializtion in the USSR 
        (London:Macmillan Academic and Professional)의 Introduction을 참조할 것. 
        본인은 이와 같은 문제제기 하에 소련에서 성역할이 사회화되는 기제를 교육학, 
        심리학, 인구학 등의 관점에서 상세하게 연구하고 있다). 

        본 연구의 주요관심사는 바로 여기에 있다. 소련여성들의 경제적 지위를 
        살펴보는데 있어 소련여성들의 경제적 지위가 역사적으로 격상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남성과 일정한 격차를 보이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려 한다. 
        그리고 이글의 연구범위는 경제적 측면에만 국한되어 있는데 이는 가족과 노동 
        영역에서의 여성의 지위와 역할, 그리고 이데올로기를 통합적으로 보는데 있어 
        경제적 측면에서의 여성에 대한 관찰이 매우 유효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연구방법 

        이 글은 본론에서 동등한 노동참여, 노동시장의 수평적.수직적 성별분절, 
        남성과 비교할 때 낮은 평균임금과 기술수준 그리고 소련 모성보호제도가 
        노동여성을 어떻게 뒷받침해 주고 있는가를 통해 소련여성의 경제적 위치를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역사적인 발전 여부와 여성의 생물학적 
        특수조건을 보장해주는 남녀평등이라는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 

        역사적인 발전 여부에 대해 평가를 갖기 위해서는 통시적인 방법이 불가피하며 
        다소 피상적인 판단의 우려가 없지 않으나 단면적인 평가보다는 많은 것을 
        시사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해방의 실현 방향을 논하는데 있어 마르크스주의와 비스마르크주의의 
        구도이외에도 평등(혹은 동등)의 원리와 차등의 원리는 주요한 논쟁점이 
        되어왔다(각주: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여성학자와 운동가들은 아직까지 차등과 
        동등의 원리를 크게 구분하지 않고 두가지가 다 필요한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차등의 원리란 여성의 모성이라는 특수성에 대한 사회제도적 보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남녀평등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을 말한다. 
        동등의 원리란 이러한 여성의 특수성의 주장이 궁극적으로는 남녀간의 차이를 
        강조한 것으로 귀결되는 방향이기 때문에 이 보다는 각종 사회입법과 제도에서 
        남녀평등의 보장이 남녀평등을 쟁취하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보는 것이다. 한편 
        J.Lewis와 G.Astr m은 동등의 원리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를 미국과 
        영국으로, 차등의 원리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를 스웨덴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동등과 차등이라는 실제적 평등의 쟁취방식이 철학적 논의에서와는 달리 법과 
        정책상의 규명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J.Lewis, G.Astr m(1992), "Equality, 
        Difference and State Welfare:Labour Market and Family Policies in Sweden", 
        Feminist Studies Vol.18, No.1, pp.59~87를 참조할 것). 여성해방의 궁극적인 
        목표를 생각한다면 평등과 차등의 원리는 모두 요구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구체적으로 노동시장과 가사의 양육에 있어서의 평등이라는 실현 방향과, 
        노동시장과 가족역할에 대한 기업과 국가의 대 여성배려와 우대라는 방향으로 
        양분된다. 이러한 양론에서 이 글은 여성의 생물학적 특수 조건인 임신, 출산의 
        보호의 측면에서는 여성에 대한 배려와 우대가 필수적이지만 이외의 영역에서는 
        평등의 실현방향이 여성해방론에 보다 타당하다는 견해를 전제한다. 

        이는 임신, 출산시의 여성배려, 양육의 기업.국가의 책임, 가족과 노동에서의 
        남녀평등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이 글의 주제격인 여성의 상대적인 저지위에 대한 원인 분석에서는 먼저 
        소련의 여성정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국가 - 여성만의 여성해방론의 
        성립배경과 특징을 다루고 있다. 다음으로는 각종 사회제도와 기관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평등적 성역할 사회화의 양태를 통해 소련사회 내에서 흐르고 있는 
        여성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것이 궁극적으로 가사와 양육의 여성전담을 
        지지하는 가운데 노동력으로서 여성의 질을 특수하게 규정하고 결과적으로 
        여성의 경제적 지위를 낮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 글에서 결론은 1)소련에서의 여성의 경제적 지위는 남성과 비교해 볼 때 
        임금, 기술, 지위, 직종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다. 2)이의 원인은 사회주의 
        소련의 여성해방의 방향과 인구문제의 특수성, 이의 사회제도적 결과로서 성역할 
        사회화 기제 그리고 사회문화적 현실로서 여성이 이중부담에 기인한다고 요약될 
        수 있다. 



        II. 소련여성의 경제적 지위 

        1.동등한 노동참여 

        이론적으로 사적 소유가 폐지된 사회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은 생존의 유일한 
        수단이자 자기실현이 매개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노동을 
        통해서만이 존재하게 된다(각주:이론상 사회주의가 구조적으로 여성해방에 
        기여하는 바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사회적 소유에 따라 
        여성노동자는 더이상 이중착취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독립된 노동주체로 서게 
        된다는 것이고, 두번째 평등정책속에서 남녀평등이 사회경제의 전부문에 걸쳐 
        제도화되고, 세번째 사회복지의 전면적인 구현 속에서 여성우대와 모성보호가 
        강력하게 실현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차인순(1991), 
        "사회주의와 여성현실", [여성학강의] (서울:동녘) 참고할 것). 여성이 독립된 
        노동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자본주의사회에서와 달리 노동시장에서의 이중착취 
        즉 노동자로서 일반적인 착취와 여성으로서 받는 차별을 받지 않게 됨을 
        의미하며, 가족내에서는 남편의 경제력에 더이상 의존하지 않게 됨을 뜻한다. 
        또한 사회적 노동에 참여하지 않고 가정주부로 남는 것을 사회적으로 비정상적인 
        행위로 보게 된다. 그런데 여성의 노동참여의 의미가 이론상의 사회주의적 
        노동의 의미와 부합되기 위해서는 노동참여의 양적, 질적 측면이 모두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자료를 통해서 살펴 본 여성의 양적인 노동참여는 남성과 비교해볼 때 
        동등한 참여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시기적으로 살펴보면 조직화된 노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혁명 초기인 
        1922년 당시 전체 노동시장의 25%에 불과하던 것에 비해 1989년에는 전체 
        노동시장의 53%를 점하게 되었다. 특히 이러한 증가는 경제개발 1차 5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1932년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1937년에는 35%, 
        1939년에는 41.6% 그리고 전쟁말기인 1945년에는 56%까지 늘어나게 되었다. 
        전쟁을 통해 급증된 여성의 노동력 참여는 전후 복구과정에서 남성들의 귀향과 
        함께 줄어들게 되나 이는 노동시장전체에서 상대적 비율의 감소일 뿐 여성들이 
        조직화된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절대수는 계속 중가해왔다. 

        여성노동력이 급증하게 되는 시기는 사회주의적 경제개발이 본격화되는 스탈린 
        시기와 일치하는데 스탈린 정권은 여성을 조직화된 노동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1930년 9월 당 중앙위원회는 여성고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포함한 결의안을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은 각 
        산업부문에 여성고용할당제를 실시할 것과 여성교육.훈련을 위한 일정수의 
        교육기관의 설치가 요구되었다. 

        또 정부는 사회주의사회에서의 남녀의 동등한 지위를 강조하면서 여성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참여할 것을 고무했다. 비록 당시의 
        노동현실이 매우 열악했다 하더라도 이러한 정책들은 여성이 사회적 생산에 
        건설적인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의 삶이 가정생활에만 제한 되어서는 
        안된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각주:Mary 
        Buckely(1989), Women and Ideology in Soviet Union (London:Harvester 
        Wheatsheaf), p.115). 

        현재 소련여성들의 경제활동의 참여는 출산장애를 극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각주:A.McAuley(1981), Women's Work and Wages in the Soviet Union 
        (London:George Allen and Unwin). 임신과 출산이 많은 20~20세 사이에도 여성의 
        노동활동 참여율은 80%를 넘어 노동활동 참여곡선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M자형과는 다른 L자형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여성고용증가는 1인 임금소득자에 대한 의존자수를 감소시켜 1982년에 
        노동자인 1인 대 2.46명이던 것을 1940년에는 1.28명으로 줄어들게 하였다. 

        <표1> 여성노동자와 피고용자의 수와 비율 (단위:천명,%) 
        ------------------------------------------------------------------------- 
        연도 여성노동자, 피고용자수 여성/전체 
        ------------------------------------------------------------------------- 
        1922 1,560 25 
        1926 2,265 23 
        1928 2,795 24 
        1932 6,000 27.4 
        1937 - 34 
        1939 - 41.6 
        1940 13,190 39 
        1945 15,920 56 
        1950 19,180 47 
        1955 23,040 46 
        1960 29,250 47 
        1970 45,800 51 
        1082 - 51 
        ------------------------------------------------------------------------- 
        출처:Lapidus(1978), Women in Soviet Society (Berkeley: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p.166, T 11; L.Attwood & M.McAndrew(1984), Women at Work 
        in the USSR, M.Davison & C.Cooper, eds., Working Women (N.Y.:John Wiley & 
        Sons), p.270. 

        2.노동시장의 설별분절 

        소련여성의 노동참여 상황을 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여성들은 수평적, 
        수직적으로 불균형적인 노동참여를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1983년의 상황을 보면 
        여성이 편중된 경제부문은 통신, 상업, 교육, 의료, 행정, 신용 및 
        보험계통이고, 남성이 편중된 부문은 건설, 운수업이며 남녀가 비교적 골고루 
        분포된 부문은 농업과 과학, 공동주거부문으로 나타나고 있다<표2>. 

        <표2> 경제부문별 여성참여 (단위:%) 
        ------------------------------------------------------------------------- 
        경제부문 여성/경제부문 
        1929 1933 1940 1950 1960 1970 1983 
        ------------------------------------------------------------------------- 
        공업 28 31 41 46 45 51 49 
        건설 7 16 23 32 30 29 28 
        농업 28 26 34 42 41 44 44* 
        운수 9 14 21 28 24 24 24 
        통신 28 38 48 59 64 68 68* 
        상업, 공공식당,조달 
        자재 및 기술공급 19 41 44 57 66 75 76 
        의료 65 71 76 84 85 85 82 
        교육 69 70 72 75 
        과학, 과학서비스 54 56 58 43 42 47 52 
        행정 43 51 61 67 
        신용, 국가보험 19 29 35 58 68 78 86 
        공동주거,소비자서비스 43 54 53 51 51 
        ------------------------------------------------------------------------- 
        출처:G.Lapidus(1978), p.172, T.14;(1988), "The Interaction of Women's 
        Work and Family Roles in the USSR", Women and Work, Vol.3, 
        p.96;M.P.Sack(1977), "Women in the Industrial Labour Force", D.Atkinson, 
        A.Dallin & G.Lapidus eds., Women in Russia(Stanford:Stanford Univ.Press), 
        p.195, T.1. 
        *표는 1975년도 통계자료임. 

        이러한 경제부문의 참여를 역사적인 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사회경제 부문에 
        여성의 참여가 증대함에 따라 각 경제부분에서의 여성참여율도 변화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상업, 통신, 신용부문은 초기 남성 지배적인 
        부문이었으나 여성지배적인 부문으로 전화하였으며, 남성지배적인 공업과 
        농업에서 여성참여율은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성장하게 되었다. 특기할 
        것은 여타의 경제부문과 달리 의료부문에서 여성이 비율이 애초부터 상당히 
        높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경제부문별 분포의 불균형이 문제시 되는 것은 여성들의 집중부문이 
        대부분 평균임금이 수준이 낮은 곳이라는 데 있다. 소련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경제부문별 월평균 소득순위는 남성지배적인 운수업이 1위, 건설업이 2위이며,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유사한 공업과 과학부문이 각각 3위와 4위, 그리고 여성이 
        지배적인 교육, 통신, 사업, 행정, 의료 등은 하위부문을 차지하고 
        있다(각주:Narodnoe chozjajstvo SSSR v 1978g, Moscow (1979), pp.372~73; 
        송두율(1989), [소련과 중국 - 사회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자, 농민, 지식인] 
        (서울:한길사), p.59에서 재구성). 

        한편 통시적으로 보면 성별분리의 정도가 가장 낮았던 시기는 2차대전을 
        지나면서 여성들의 참여율이 남성의 참여율을 웃돌았을 때이다. <표2>를 보면 
        1950년의 통계수치가 대부분의 경제부문에서 여성의 참여율이 40~60%안쪽으로 
        남성과 유사한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1950년을 중심으로 그 이전까지는 
        남성지배적 부문에서 여성의 참여율이 증가함으로서 성별분리가 완화되어온 반면 
        1950년 이후에는 여성지배적 부문이 대거 증가함으로서 성별분리가 증가되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에서의 여성들의 상태에 있어서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 
        노동시장의 수직적인 분절의 문제이다. 여성들은 책임자나 관리자적 지위에서 
        남성보다 낮은 비율을 차지함으로서 경제적으로 낮은 지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경영책임자급에서 여성의 비율은 1985년 현재 11%정도이며 중간관리자급 
        이상에서는 아직 30%정도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각주:L.Attwood & 
        M.McAndrew(1984), "Women at Work in the USSR", M.J.Davidson & C.L.Cooper, 
        eds., Working Women (N.Y.:John Willy & Sons), p.295). 또한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교육, 의료분야에서도 책임자급의 자리는 남성이 보다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소련내 사회학연구를 통해 널리 지적되어 왔다. 

        3.남녀간 임금 및 기술격차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임금이 낮은 경제부문에 취업하고 있다는 사실과 
        여성들의 직위가 평균적으로 남성에 비해 낮은 부분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은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평균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성별임금격차에 대한 소련 국내외 연구들에 의하면 소련의 여성들은 평균 
        남성의 70%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각주: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차인순(1990), "소련의 성별임금격차에 대한 연구", 이화여대 
        석사논문을 참고할 것). 이러한 성별임금격차는 60%수준인 구미에 비해서는 
        격차의 폭이 좁은 편이지만 77%인 스웨덴에 비해서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각주:소련과 각국의 성별임금격차비교에 관해서는 M.Swafford(1978), "Sex 
        Differences in Soviet Earnings",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Vol.43, 
        No.5를 참조할 것). 

        소련에서의 임금은 '노동에 따른 분배'의 원리에 입각하여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과 노동강도와 난이도에 따른 임금차별을 원칙으로 하여 
        제도화되었는데 공업 노동자의 경우 동일노동의 기준은 기본적으로 기술등급을 
        기초로하여 채정된다. A.McAuley의 연구에서 소련에서의 여성과 남성의 
        기술등급의 전형은 다음과 같이 제시되고 있다. 

        <표3> 소련의 성별기술등급분포 (단위:%) 
        ------------------------------------------------------------------------- 
        기술등급 여성 남성 
        ------------------------------------------------------------------------- 
        고숙련(5~6등급) 4 31 
        반숙련(3~4등급) 30 50 
        미숙련(1~2등급) 66 19 
        ------------------------------------------------------------------------- 
        100 100 
        ------------------------------------------------------------------------- 
        출처:A.McAuley(1981), p.81 

        한편 소련 노동법은 모성보호의 차원에서 매우 힘이 드는 일이나 건강에 
        해로운 노동조건에서의 작업 그리고 위생, 공동체 서비스작업을 제외한 모든 
        지하작업에서 여성의 고용은 금지시키고 있는데(각주:A.M.Belyakova외(1978), 
        Soviet Legislation on Women's Right:Collection of Normative 
        Acts(Moscow:Progress), p.76) 이러한 직종들은 주로 건강에 유해하거나 힘이 
        많이 들거나 매우 덥거나, 추운 노동조건에서의 작업이므로 소련의 임금제도상 
        더 많은 임금을 받게 된다. 

        따라서 소련여성은 경제부문과 직위에 의한 임금격차 외에도 기술과 
        노동조건에 의해 평균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게 됨을 알 수 있다. 

        4.모성보호제도의 우수성과 한계 

        소련에서 차세대의 건강과 근대적 모성에 대한 캠페인은 19세기 초부터 국가적 
        관심사가 되어왔다(각주:E.Waters(1992), "The Modernization of Russian 
        Motherhood, 1917~1937", Soviet Studies Vol.44, No.1, p.123). 모성보호에 
        새로운 의료 지식을 동원한 것은 1920,30년대를 지나서이지만 모성보호정책은 
        1922년에 본격적으로 입법조치 되었다. 

        소련의 모성보호정책의 역사적 전개의 특징은 모성보호에 관한 입법과 정책의 
        시행과정에서 혁명이래로 커다란 변화나 논쟁없이 진행되어 왔다는 점이다. 
        소련에서는 서구의 평등과 차등(모성보호)의 원리에 대한 논쟁에 연루되지 않고 
        일관된 모성보호론의 입장을 견지하였으며 고용기간(각주:남성의 정년은 60세 
        여성의 정년은 55세로 규정하고 이 나이부터 양로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이 정년의 규정은 각종 사회보험제도에 적용되기 때문에 이는 
        여성이 우대를 받는 조건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과 모성보호상 노동조건에 
        대한 남성과 다른 원칙의 적용은 사회주의의 한 원리로까지 
        제시되었다(각주:A.McAuley(1981), p.164). 

        모성보호의 구체적 내용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하여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임신, 출산, 수유, 생리 등에 관한 직접적 모성에 관련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작업조건, 직종제한 등 간접적 모성보호에 대한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양육에 
        관한 것이다. 

        엄밀히 다룬다면 모성보호 안에 양육을 포함시키는 것은 모성=양육이라는 
        이데올로기적 도식을 함축하는 문제점을 지니나 소련의 각종 양육제도가 어머니 
        노동자와 관련된다는 현실속에서 이를 모성보호제도의 영역에 넣어 살펴보기로 
        한다(각주:소련의 모성보호제도에 관해 역사적 전개과정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려면 신경아, 차인순(1991), "일본, 스웨덴, 소련의 모성보호정책과 
        현실", [여성과 사회] 2호 (서울:창작과 비평사)를 참조할 것). 

        임신 및 출산에 관련해서 소련여성들은 산전산후 각 8주씩 총 16주의 
        출산휴가를 받게 되는데 이 기간동안의 수당은 근속년수에 관계없이 임금의 
        100%가 지급된다. 이는 대부분이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6~10개월 이상의 
        노동경력을 요구하고 있는 사실과 매우 대조적이다(각주:ILO(1985), Maternity 
        Benefits in Eighties:An ILO Global Survey*1964~1984) (Geneva:ILO), pp.3에서 
        25까지 국제비교를 살펴보면 사회주의 권이 모성보호에 어떠한 자격도 요구하지 
        않는 반면 구미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일정기간의 노동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와 마찬가지로 임신부의 초과 근로나 야간작업 금지, 본인 
        동의하의 출장, 임신중의 경미한 작업으로의 이전 등이 있다. 그리고 현실성의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직장이 멀 경우 집 근처의 작업장에서 일시적으로 
        노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이전 직장에서의 노동경력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수유부의 노동조건에 대한 규정은 임신부와 동일하며 수유시간은 3시간마다 
        30분씩 주어진다.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생리에 대한 모성보호규정이 없는 
        가운데 소련에서는 생리중의 노동조건에 대한 규정을 정하고 있다. 생리중인 
        여성은 진동을 요하는 작업에서 제외되며 의사의 동의하에 3일동안 타직무로의 
        일시적인 이동 또한 가능하다. 

        간접적 모성보호는 여성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모성보호규정이다. 
        여기서는 무게제한과 야간 작업의 제한, 그리고 직종의 제한이 있다. 
        여성노동자는 작업시 20킬로그램이상의 무게가 나가는 물건을 운반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으며, 지렛대의 사용시 115킬로그램이상을 다루지 못하도록 규정받고 
        있다. 야간 작업은 노동과정상 필수인 직종을 제외하고는 여성노동자들이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잠재적 모성에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각종 직종에서 
        여성의 취업을 금하고 있다. 이러한 직종은 1980년 현재 460개에 달한다. 

        그러나 여기서 야간작업 금지조항은 다소 유명무실 한데 총 야간작업의 
        2/3이상이 여성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3교대가 불가피한 섬유, 
        방직업과 이 영역에 여성이 집중되어 있는 성별분업의 현실에 기인한다. 

        양육과 관련하여서는 먼저 출산수당(혹은 신생아 수당)이 있어서 신생아용품 
        일체와 수유비용을 포함하여 50루불을 일괄 지불하고 있다(각주:이는 1981년 
        현재의 루불화이며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의 화폐가치의 하락속에서 이 액수가 
        증액되었는지 아니면 현실성이 없어졌는지 모호한 상태이다. L.Attwood & 
        M.McAndrew(1984), p.284) 육아휴직이라는 개념은 소련에서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출산휴가의 연장선 상에서 모성휴가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육아휴직 
        기간동안 수당은 1986년 현재 월 35루불 즉 최저임금의 50%, 평균임금의 
        17%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소득 가정을 제외하고는 육아휴직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이러한 육아휴직 기간은 휴직 수당을 증액하는 방향이 
        아닌 육아 휴직기간이 연장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데 개혁 정책이후 육아휴직 
        기간은 3년으로 연장되었다. 또한 간병휴가는 자녀가 14이하일 때 일주일 간 
        가능하고 미혼모의 경우는 10일까지 부여되며 자녀가 2세미만일 경우에는 다른 
        간호할 가족이 있어서 어머니에게 유급휴가가 부여된다. 

        이와같은 모성보호제도 이외에도 소련에서는 1920년대부터 계몽포스터를 
        내걸고 무거운 것을 들고 과중한 노동을 하는임신부를 염려하는 모성보호 
        캠페인을 벌여왔다(각주:E.Waters(1992), p.125). 이 포스터들은 각 진료소와 
        제노뗄 등에 게시되면서 거의 문맹상태에 있었던 소련여성들에게 모성보호에 
        관한 홍보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선택적 노동일정제(각주:소련이ㅡ 선택적 
        노동일정제에 관해서는 J.C.Moses(1983), The Politics of Women and Work in 
        the Soviet Union and the United States (Berkeley:University of Calf. 
        Press)를 참조할 것. 그러나 소련에서의 기본적인 노동의 형태는 전일제이며 
        선택적 노동일정제는 1970년대 중반에 제시되어 아주 부분적으로 실시되어 오고 
        있는 제도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와 같이 양육과 관련하여 노동과정에서 
        여성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은 현실적으로 부분적이나마 어머니 노동자들의 
        가족과 직장 사이에서의 갈등을 다소 완하하는데 도움이 되어왔다. 모성보호와 
        관련된 각 입법조치와 제도들의 섬세함은 부분적으로는 선진자본주의 사회의 
        그것을 능가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우수한 모성보호제도가 어떠한 문제를 
        재생산하고 있는가는 명약관화하다. 소련의 모성보호정책은 남성은 빠진, 국가와 
        여성을 축으로만 하여 구성, 진행되고 있다. 비록 스웨덴과 같이 부모가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모성, 부성 프로그램이 실제적인 효과면에서는 남성의 
        참여가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국가, 사회가 이를 정책적으로 지향하는가 
        아닌가의 문제는 무척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련에서의 모성보호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책임과 수당을 부여하는 가운데 각종 사회보장제도에서 
        여성을 우대함으로서 여성을 사회적으로 특별한 존재집단으로 만들어 왔다. 

        소련에서 필요한 것은 기존의 모성보호제도의 영역에서 평등화의 원리를 
        적용시키는 문제일 것이다. 생리적으로 사회적 보호를 받아야할 산전산후 
        관리기간과 모성의 건강에 관련된 문제영역을 제외하고는 평등의 원리를 
        적용시켜 이 영역에서 성역할 구분을 해체시키는 문제가 남녀평등에 큰 과제로 
        남아있다. 



        III. 낮은 경제적 지위의 원인과 기제 

        사회주의 혁명이래로 소련여성들의 경제적 지위의 변화는 많은 진보와 발전을 
        가져왔따. 조직화된 노동의 참여율이 노동가능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경제적으로 고소득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가정주부만의 삶으로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면접자료에서처럼 소련여성들의 사회적 노동에 대한 입장 역시 단단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경제 각 부분에서의 노동참여도 건설업과 운수업을 
        제외하고는 골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평생노동권과 전일제 노동권을 이미 확보한 
        가운데에서 모성보호 제도의 이익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경제의 질적 참여의 
        측면에서 본 경제적 지위의 제양상은 남성과 비교할 때 그 격차를 분명히 하고 
        있다. 남성의 70%에 그치는 평균임금, 기술격차 그리고 수직적 분절 등은 남성과 
        비교되는 소련여성의 경제적 저지위의 요소를 이루고 있다. 임금격차와 
        관련하여서는 모성보호의 규정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기술격차와 노동시장의 수직적 분절이 발생, 유지되는 이유와 기제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여성이 경제적 지위가 낮은 원인은 경제영역 내적 요인들과 외적 요인들로 
        구분해 볼 수있는데 이 글에서는 경제영역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사회주의적 노동원칙에 의하여 남녀노동자는경제영역내부에서 모두 
        평생노동권을 부여받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제하에 놓여 있으며, 여성들은 
        모성보호에 의한 직종제한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제도적 배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영역 내에서 경영책임자들에 의해 여성의 승진이 제한되는 
        사례가 없지 않으나(각주:L.Attwood & M.McAndrew(1984), p.293) 이는 제도화된 
        차별이 아니라 여성의 능력을 불신임하는 성차별 이데올로기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1.국가와 여성만의 여성해방론 

        소련여성들의 경제적 저지위가 나타나게 된 배경에는 소련에서의 여성해방론의 
        특수성이 있다. 소련 특유의 여성해방론이 정립된 과정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레닌이 주장한 여성해방에 관한 몇가지 견해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다. 
        레닌의 의견조차도 소련의 여성해방론에 완전히 반영된 것은 
        아니었다(각주:1919~1921년 당시 레닌의 편지와 연설문들을 분석해보면 레닌의 
        견해는 여성해방에 관하여 몇가지로 나뉘어 진다. 첫째, 가족, 노동, 정치적 
        영역에서의 법적 평등권 둘째, 가사와 양육의 사회화를 기반으로 한 여성의 
        노동자화 셋째, 남성의 봉건적 의식 변화 그리고 매춘 폐지 및 매춘부의 
        노동자화가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남성의 봉건적 의식변화의 항목은 소련 
        여성해방론에 정책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레닌의 편지, 연설문 모음집인 
        [레닌의 청년 여성론] (서울:도서출판 함성)을 참조할 것.). 

        러시아 혁명당시 유력한 여성 볼세비키로는 콜론타이와 아르만드, 
        크롭스카야와 제트킨 그리고 베라 자술리치와 스타쏘바가 있었다. 이들 중 
        콜론타이와 아르만드는 가장 강한 여성해방론자로서 여성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공유하고 있었다(각주:N.C.Noonan(1991), "Two Solution to the Zhenskii Vapros 
        in Russia and the USSR - Kollontai and Krupskaia : A Comparison", Women and 
        Politics Vol.11, No.3, p.82). 그들은 볼세비키의 전통에 따라 여성노동자와 
        농민을 변화의 기반으로 놓으면서도 노동자, 농민으로서의 문제만이 아니라 
        결혼, 가족제도의 새로운 개념을 추구했고, 여성의 전통적 역할로부터의 변화를 
        모색했다. 한편 크룹스카야와 제트킨은 여성의 교육기회를 개선하는 문제와 
        노동자, 어머니로서 사회적 제조건의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구하는, 여성해방론에 
        있어서는 온건론자였다. 이에 반해 자술리치와 스타소바는 여성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여성볼세비키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소련의 여성해방론의 전형이 성립되는 과정은 바로 콜론타이의 신여성모델과 
        크룹스카야의 어머니 - 노동자 모델의 대립에서 찾아볼 수 
        있다(각주:N.C.Noonan(1991)). 

        크룹스카야가 추구했던 모델로서의 신여성은 균형이 잡힌 완벽한 교육을 받은 
        개인이며, 완전히 남성과 동등하고 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전면적으로 참여하는 
        여성이다. 콜론타이는 궁극적으로 여성의 인성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클레멘츠도 
        지적했듯이 콜론타이의 여성해방론은 새로운 사회에서 종속의 심리학을 파괴하는 
        것이었다(각주:B.Clements(1979), Bolshevik Feminist (Bloomington:Indiana 
        Univ. Press), p.75). 그는 남성과의 관계가 단지 인생의 일부분인 지적인 질을 
        소유한 노동자를 지향했으며 인간으로서 여성의 정신적, 성적 측면을 
        고려하였다. 

        이에 비해 크룹스카야의 어머니 - 노동자모델은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적 관심인 
        노동자와 러시아의 전통적 모성상을 러시안 마르크스주의로 결합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각주:N.C.Noonan(1991), p.89). 노동자 - 어머니 상이란 말 그대로 
        여성이 노동자로서의 역할과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조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크룹스카야는 이를 위해 국가가 여성들을 원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교육기회의 개선외에도 노동조건의 개선, 모성보호 그리고 가사부담의 완화를 
        추구했다. 

        크룹스카야의 인맥이 레닌을 통하여 정치적 핵심에 보다 가깝고, 콜론타이가 
        노동자 반대파 사건으로 정치적으로 물러나게 된 것을 차치하더라도 콜론타이의 
        신여성모델은 문맹의 여성노동자와 농민이 대다수였던 당시의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급진적인 논리이자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주장이기도 했다. 

        이후 스탈린이 크룹스카야의 여성론의 여성관련정책에 핵심으로 사용하면서 
        어머니 - 노동자 모델은 소비에트 여성의 이상적 이미지로 굳히게 되었다. 
        스탈린시기의 이데올로기적 경직과 이 시기의 장기성을 고려하면 왜 소련의 
        여성해방론이 역사적으로 변화하지 않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노동자 - 어머니모델을 전제한 소련의 여성해방정책은 각종법제를 통해 
        여성들의 노동자화와 모성의 역할 병행에 큰 관심을 기울이면서 앞서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우수한 모성보호정책을 만들어 나갔다. 이 모성보호정책은 
        2차대전을 전후하여 다소 악화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발전해 왔으며 그 수혜의 
        대상과 폭을 지속적으로 넓혀왔다. 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배려 
        그리고 앞서 살펴 본 양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배려 또한 모두 배타적으로 
        여성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가족정책의 경우, 자녀가 4명 이상인 어머니의 
        경우에는 가족수당이 지급되며 12세 미만의 자녀가 2~3명이 될 경우에는 1981년 
        현재 정기유급휴가를 3일 더 연장시켜주고 있다. 어머니와 자녀는 국가정책에 
        의해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고 국가정책은 아버지를 제외한 어머니만의 
        양육책임을 재생산해왔다. 소련의 여성해방정책에는 아직까지 여성의 전통적인 
        가사와 양육의 역할을 남성과 국가의 공동참여하에 변화시킨다는 논의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소련의 여성해방론의 경향은 브레즈네프 시기를 거쳐 개혁의 시기를 
        표방하는 고르바쵸프시기로 오면서도 여성의 불평등에 관한 여론의 
        문제제기(각주:대표적인 글이 자하로바 외(1989), 박상철 역(1992), 
        "페레스트로이카와 여성문제 - 우리는 여성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가?", 
        [사회주의 여성해방의 현재와 미래](서울:백두)이다. 이 글에서는 소련의 
        여성해방론의 다양한 경향을 비판하고 남녀간의 동등한 책임과 동등한 기회가 
        실제적으로 보장되는, 즉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위장되지 않는 진정한 
        여성해방론을 주장하고 있다)에도 불구하고 불변하고 있다. 오히려 고르바쵸프는 
        그의 저서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이혼, 청소년 비행, 노인문제 등 가족의 불안정 
        문제가 여성해방의 역기능이었음을 강조하면서 여성들이 보다 많이 가사와 
        양육과 기타의 가정일에 헌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각주:고르바쵸프(1987), 
        하용출역(1988), [페레스트로이카] (서울:사계절), pp.146~47). 

        국가와 여성만이 주체가 된 어머니 - 노동자 모델의 여성해방론은 
        노동시장에서 또한 여성이 존재를 특수한 집단으로 인식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여성의 노동자화 정책을 통해 여성들이 사회적 노동에 남성가 동등한 비율로 
        참여하게 하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노동자는 어머니로서 존재의 특수성을 
        가지고 남성과는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식을 고착화시켰다. 이는 전통적 
        성역할이데올로기의 또다른 연장선과 같은 것으로 노동시장내에서 여성들이 
        상위직에 승진하는데 여성의 능력을 불신하는 이데올로기를 간접적으로 
        지속시키는데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2.성역할 사회화의 존재 

        여성만의 변화를 통한 남녀평등과 여성해방은 노동자로 변모된 여성에게도 
        어머니라는 양육의 역할과 이에 수반하는 가사의 역할을 온존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련의 유럽지역의 인구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전통적 의미의 성역할 사회화를 
        부활시키게 했다. 

        소련 특유의 인구문제란 소련의 유럽지역과 중앙아시아지역의 출산율의 
        불균형문제로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발전된 유럽지역의 출산율이 급하강하고, 
        경제적으로 저발전되어 있는 중앙아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인구가 급상승하는 
        문제이다. 소련은 유럽지역 여성들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하여 모성보호와 양육에 
        관한 수당과 사회복지를 상향조정하는 물질적 보완조치 이외에도 여성들이 
        관심을 사회적 노동에서 모성과 가사로 돌리도록 이데올로기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각주:L.Attwood(1990), p.6). 물론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지역에서는 반대로 여성들이 출산과 양육에서 관심을 돌려 경제, 
        정치, 문화생활 등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되어지고 있다.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공식적인 연표는 사회주의 혁명으로 인하여 일단 표면에 
        나설 수 없었으나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남녀의 전통적 역할과 성역할 
        관념에 대한 새로운 사회주의적 정책이 부재한 가운데 성역할에 대한 의견은 
        1964년 성교육의 문제를 통해 교육학자들에 의해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다(각주:앞글, p.209. 여기서 성교육이란 용어는 sex-upbrihging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일상적인 의미에서 성교육과 심리적인 성별의 형성과정 둘 
        다를 포함한다. 특히 소련에서의 sex-upbringing은 남성과 여성 각각에 관련된 
        도덕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 교육학자들은 여성과 남성 사이에는 
        불가피하게 인성적 차이를 창조하는 내적인 능력과 심리적인 특질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소련에서는 그 동안 남녀를 동등하게 대하고 같은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근거하에 남녀간의 인성에 대한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무시해왔다고 
        스스로 지적하고 있다(각주:앞글, p.204). 이와같은 교육학계에서의 관점은 
        1970년대 후반 전술한 인구문제와 관련하여 사회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고, 특히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에는 경제, 고용의 합리화 방향에 부응하여 여성적 역할에 
        대한 강조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각주:자하로바 외(1989), 이러한 관점은 
        저자들이 분류하는 바에 의하면 소련사회내에서 여성문제에 대한 경제적 
        접근으로 이해된다). 

        소련에서 성역할의 사회화를 새롭게 담당하고 있는 기관으로는 제도교육과 TV 
        그리고 가족과 관련된 상담소가 그 주축을 이루고 있다. 소련의 학제에서는 
        9학년과 10학년에 주2시간짜리 강좌로 "가족생활의 윤리와 심리학"을 개설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유럽공화국에 한정된 것인데 교수의 방향은 성에 관련한 
        인성발달법칙에 따라 아이들을 교육시키도록 되어 있다. 즉 궁극적으로 남녀가 
        각기 자기의 역할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교과목에서 그려지는 남녀상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이데올로기적인 남녀의 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적인 
        소년은 먼저 남성성을 이해하고 여성의 덕과 명예를 보호하고 존중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현대적 소년은 정직, 책임, 영리함, 용감, 결정력, 고귀함, 
        자기통제, 일에 대한 애정, 약자보호, 어려운 일에도 과감한 투신, 특정한 
        가사노동에서 아내를 도와야 할 것을 덕목으로 삼는다. 현대적인 소녀는 
        여성성을 갖춰야 하는데 친절, 타자에 대한 관심, 부드러움, 사려깊음 등을 
        덕목으로 가지며 모성이 가장 위대한 사회적 가치이자 여성들의 큰 사명임을 
        인식해야 한다(각주:L.Attwood(1990), pp.186~87). 

        또 이와 같은 교과목의 내용을 사회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동일한 주제로 
        8개월 시리즈의 TV 프로그램이 방영된 바 있다. 교육저널 등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소녀들의 아내, 어머니, 주부로서의 미래의 역할에 대해 길게 
        토론하면서 소녀들은 집밖에서도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교육저널에서 쿠즈넷쵸바 같은 이는 집 밖에서의 노동은 여성에게도 본질적이며 
        가사는 두 성간에 고르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관점은 
        오히려 열세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소련에서는 가족관련 상담소들이 
        가족문제의 상담과정에서 여성이 그들의 성역할을 보다 잘 수행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1970년 소련 최초의 가족상담소인 가족상담센터(Family Consultation 
        Center)는 레닌그라드에서 활동을 개시하였는데 이 상담소의 방향은 
        사회성인들로 하여금 가족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킨다는 것이었다. 또 1980년 
        모스크바에 세워진 '가족에 대한 심리적 원조를 위한 상담소'와 1970년부터의 
        결혼상담소(Get-Aquainted Service)등은 표면적으로 성역할 사회화를 직접 
        드러내지는 않으나 여성의 과도한 직업욕망과 약한 가정지향을 문제로 삼고 
        있으며, 결혼과 모성을 여성이 자기자신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실제적이고 유일한 
        길로 제시하고 있다. 

        70년대부터 본격화된 성역할 사회화의 영향은 스탈린시대에 가장 강력하게 
        형성되었던 강한 노동자로서의 여성상을 잠식하면서 여성성(feminity)을 점점 
        사회적으로 부각시켜 왔다. 이러한 경향은 여성들 스스로가 노동시장 진입이전에 
        여성적이라 판단되는 직업기술학교를 선택하는데서부터 나타나고 
        있다(각주:차인순(1991), p.262). 경제, 법률, 의료, 체육, 교육 분야에서의 
        여성은 85~90%를 차지하므로써 노동시장 진입의 전단계에서부터 성별분리를 
        만들고 있다(각주:이러한 직종들은 한국의 상황에서는 교육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남성지배적 직종이다. 그러나 소련에서는 이미 여성지배적인 직종으로 
        성별분리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분야들이다). 이러한 성역할의 사회화는 
        또한 노동시장 내부에서 여성들이 보다 자신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욕을 
        간접적으로 꺽는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면접조사 자료에 의하면 여성들은 
        사회적 노동에 대한 참여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노동에서의 발전가 승진등 
        성취동기는 남성들보다 느슨하게 나타나고 있다(각주:C.Hasson & K.Liden(1984), 
        Moscow Women(London:Allison & Busby), p.35). 

        3.이중부담의 현실 

        그러나 가장 현실적으로는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이중부담이라는 족쇄이다. 소련여성들의 이중 부담 문제에 관한 논의는 소련 
        사회학계에서는 익히 지적되어 왔따. 소련의 사회학자인 그루즈데바와 
        체르티키나에 따르면 소련의 여성은 평균적으로 소련남성보다 2.3배가량의 
        가사와 양육노동을 더하고 있다(각주:Gruzdeva & Chertikhina(1985/85), "Soviet 
        Women", Soviet Sociology (Summer/Winter), p.163). 이는 여성이 주당 
        31.7시간, 남성이 주당 13.6시간의 수치를 보이는데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의 실제적인 가사와 양육의 시간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련에서의 이중부담의 문제는 일차적으로는 부부갈등과 가족의 불안정 문제로 
        연결된다. 소련의 이혼율은 평균 30%로 세계의 상위권에 속하며 모스크바와 같은 
        곳에서는 50%로 알려져 있다. 이혼 사례의 70%이상이 여성에 의해 
        주도되는데(각주:L.Attwood(1990), p.200) 이중 47%가 남편의 알콜 학대 중세를 
        원인으로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가사의 불평등한 분배가 결혼 
        불만족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각주:A.S.Sanjian(1991), "Soviet Problem 
        Issues:Marriage and Divorce in the USSR", Soviet Studies Vol.43, No.4, 
        p.640). 산지안은 그의 논문에서 소련 가족의 부부갈등을 다음과 같이 
        유형화했다. 

        소련의 부부갈등 유형(각주:앞글, p.645의 내용을 도식화한 것임). 

        +-----------------------------------------------------------------------+ 
        | 아내 남편 | 
        +-----------------------------------------------------------------------+ 
        |사회적 노동, 가사, 양육노동 사회적 노동과 여가 | 
        | | | 
        |남편과 결혼에 대한 불만 -------------------> 아내의 불만에 대한 분개 | 
        | <------------------> | 
        | 상호 불만과 갈등 | 
        +-----------------------------------------------------------------------+ 

        이러한 갈등을 완화하고자 여성노동자들은 문제의 해결을 이혼의 형태나 
        노동시장과 국가의 지원으로부터 찾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소련여성들은 국가와 
        기업이 자신들의 노동생활과 가족일에 보다 많은 지원을 해주기를 요구하고있다. 
        그러나 실제로 소련정부가 내걸었던 물질적 수당이나 특혜제공의 확대, 주택 
        건설의 증진, 사회복지의 제공 그리고 소비재 공급의 증가 정책은 단시일에 
        이루어지는 문제가 아니며 경제적 비용상 쉽게 수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개혁정책 이후 경제의 비용 삭감 경향과 정부의 복지축소논의의 분위기는 
        선택적 노동 일정제의 확대나 가사와 양육의 사회화 사업(각주:가사의 
        사회화에는 가사노동의 상품화, 가사대체 서비스산업화 그리고 가사의 집단화, 
        공동화를 꼽을 수 있으나 3번째를 제외하고는 모두 소비재,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소련에서의 공업화 정책은 이 분야의 발전을 
        느리게 만들었으며 그나마 유통의 문제로 공급조차 문제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양육의 사회화는 탁아소, 유치원, 학교탁아 등으로 구분되는데 소련아동의 
        실수요의 50%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머지는 할머니 등의 
        여자친척에 의하여 양육되고 있다. 그러나 양육의 사회화 정책은 제2차 경제개발 
        계획의 실시 당시인 1932년 경부터 강화되기 시작하여 탁아소 등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1970년대 사회복지강화의 흐름 속에서 오늘날까지 크게 증설되고 
        있는 중이다)이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필요에 역행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 여성들은 노동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책으로 전통적인 주부로의 회귀도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각주:L.Attwood(1990), p.212). 이와같은 이중부담의 
        문제가 여성의 경제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은 여성의 기술수준과 관련해서 
        나타난다. 여성노동자 개인의 기술은 가사와 양육의 책임으로 인해 빠르게 
        향상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각주:차인순(1991), p.265를 참조할 것). 
        1979년 정부가 8세 이하의자녀를 둔 어머니 노동자에게 임금의 손실없이 
        노동시간 중 기술개선과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였다는 사실은 
        여성노동자의 기술수준과 가사, 양육책임이 실제적으로 모순관계에 있음을 
        반영한다. 

        소련노동자들에게 있어 기술은 임금과 직결된다. 뿐만 아니라 사무직, 
        전문직에 있어서도 노동시장에서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자신이 
        투자하는 시간과 비례하는데 남녀간의 불균형적인 가사와 양육의 분담을 
        남녀간의 경제적 지위격차를 종적으로 불가피하게 만든다. 

        즉 초기에 남녀가 동등한 기술이나 직위에서 출발했더라도 가사와 양육을 보다 
        많이 담당하는 여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남성과 점진적인 격차를 갖게 될 
        것이다. 



        IV. 결론 

        여성들이 전담하고 있는 가사와 양육이 가족내에서 여성에 실제적으로 
        역관계를 주도하게 하고, 소련이 보장하는 사회복지 정책들이 여성들을 
        우대함으로서 소련에서의 여성들은 이제 "과도하게 해방되었다"는 일부 비난어린 
        목호리를 받고 있다. 이혼할 경우 집, 자녀들은 모두 어머니의 것이며 국가는 
        편모가정에 양육수당을 보조해준다. 또 여성들은 각종 사회복지의 연령과 
        경력면에서 남성과 다른 우대를 받고 있으며(각주:소련의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참고자료로는 강홍주(1989), "소련의 현행사회보장제도에 관한 고찰", [슬라브 
        연구] 제5호(서울:외대 소련 및 동구문제연구소)를 참고하였다) 노동시장에서는 
        모성보호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여성에 대한 이러한 대우는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사회주의적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는 사회주의적 원칙하에서도 여성의 모성적 기능과 역할을 가진 특별한 
        사회적 존재로서 위치지었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특화된 존재규정은 반대급부로 여성의 노동시장에서의 
        지위를 남성과 차이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련여성들의 
        경제적 지위는 남성들과 비교해 볼 때, 임금, 기술, 직위, 직종의 면에서 
        남성들보다 낮으며, 이러한 지위격차의 원인은 경제 외적인 측면에서 찾아지는데 
        경제 내적인 측면은 이미 평생노동권,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사회주의적 
        평등원리로 구성되어왔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경제적 저지위를 형성하는 경제 외적인 요소들로는 소련의 
        여성해방곤의 성격, 성역할 사회화의 존재, 여성들의 이중부담 등을 들 수 있다. 
        소련의 여성해방론은 여성의 어머니 - 노동자 모델을 이상으로 삼으면서 국가와 
        여성만의 여성해방이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어머니 - 노동자모델은 
        여성들에게만 이중의 역할이 부여되는 것을 의미하고 남성들의 삶에는 아무런 
        변화를 가하지 않은 채 사회제도와 여성들의 역할만을 변화시키는 여성해방의 
        방식을 의미한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여성해방과 남녀평등을 위한 다양한 
        사회제도가 필요함과 동시에 남성과 여성의 삶이 역할기능론이 아닌 협동적, 
        평등적 관계로 재구성되어야 함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이러한 여성해방론은 
        결국 경제적 영역에서 여성의 능력을 불신하는 전통적 인식을 불식시키지 못하게 
        했으며 여성의 책임자급으로의 승진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더우기 이러한 
        여성해방론의 기조와 방식은 소련의 일부지역에서 성역할 사회화를 부활시켰는데 
        이러한 성역할 사회화는 여성들 자신의 취향을 여성적인 것으로 결정하도록 하여 
        여성자신이 직업을 선택할 때 기존의 여성적인 직종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성별직종분리를 온존시켰다. 뿐만 아니라 여성은 양육과 가사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함으로써 직업에서의 발전을 남성처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소련의 여성해방론과 성역할 
        사회화는 여성의 이중부담을 재생산해왔다. 여성은 직장노동과 가사노동을 
        병행함으로써 개인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거의 가질수 없게 되며 이는 
        기술과 직위의 발전에 결정적인 한계로 작용한다. 따라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 저임금을 받게 되는 저기술, 저직위의 직종에 보다 많은 수가 머물게 
        되는 현실은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차등의 원리에 입각한 소련의 여성해방정책은 여성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차등의 원리는 여성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고 여성으로 
        하여금 남성과는 다른, 항상 일정한 격차가 존재하는 사회적인 집단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여성해방론은 이제는 여성들에게 질곡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보다 나은 여성해방을 위해서는 새로운 이론과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이것은 
        차등의 원리를 보다 축소하고, 평등의 원리를 확대하는 일이다. 차등의 원리는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다른 규정을 받는 임신과 출산에 국한시키고 기존의 
        여성우대의 항목들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특별한 모성적 규정과 여성들의 
        이중부담에 이르기까지 이데올로기적으로나 제도적으로 평등의 원리를 새롭게 
        채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만이 여성들의 낮은 경제적 지위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 불안정의 문제등 사회적인 
        문제들도 역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이를 위해서는 좀더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의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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