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개발원 선정, ‘2006년 10대 세계 여성정책’
        배포일 2006-12-20

        여성정책과 관련하여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각국의 고위직에 여성의 진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
        이다.

        이는 지난 20일, 한국여성개발원 동향분석센터에서 올해 발표된 세계 여성정책과 주요 이슈들을 분
        석하고 가장 큰 의의를 갖는 10가지 정책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이다.

        전문가들은 2006년에는 유엔을 통한 성 주류화와 각국의 여성 정치참여가 크게 두드러진 것에 주목했
        다. 더불어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 및 성적결정권, 산후우울증 등의 여성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
        고 관련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낮은 회교국 뿐 아니라 각국에서 많은 노력
        을 기울인 한해로 평가했다.

        10대 세계 여성정책으로는 각국 정치 고위직에 여성의 진출 급증을 비롯해 △ 유엔, 산발적 여성기구
        를 양성평등 기구로 확대 재편 △파키스탄의 종교법 개정 △ 영국, 여성성기절단도 망명 사유로 인정
        △ 인도, 가정폭력방지법 신설 △ 미국 뉴저지 주, 산후우울증 검진 의무화 △ 베트남, 인신매매 방지
        를 위한 국제결혼 규제 강화 △ 방글라데시 여성빈곤 퇴치의 선구자 노벨평화상 수상 △ 유엔 사상 최
        초의 전원 여성 평화 유지군 파병 △ 칠레, 응급피임약 국가 무상 공급 실시 등이 선정되었다.

        이슈별로 살펴본 2006년 10대 세계 여성정책은 다음과 같다. 

        1. 세계 각국 정치 고위직에 여성의 진출 급증
        한명숙 한국 총리, 엘렌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미첼레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
        일 총리, 포르샤 심슨 밀러 자메이카 총리 등 각국 고위 의사결정직에 여성이 크게 증가하였다. 미국
        에서도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승계 2순위인 하원의장에 미 의회 역사
        상 최초로 선출되었다.

        2. 유엔, 산발적 여성기구를 양성평등기구로 확대 재편
        유엔은 여성발전기금(UNIFEM), 여성지위향상국(UNDAW), 여성문제자문관실(OSAGI) 등 현재 개별적
        으로 운영되는 여성기구들을 통폐합하여 하나의 양성평등기구로 확대 재편하기로 하였다. 이는 유엔
        개혁의 일환으로 여성기구를 강화하고자 이루어진 조치이다. 신설된 기구는 예산이 확대될 뿐 아니
        라 유엔 사무차장급의 수장을 두게 된다.

        3. 파키스탄, 종교법 개정한 여성보호법 신설
        파키스탄은 이슬람 전통을 바탕으로 여성을 불공평하게 대했던 강간법을 개정하고 '여성보호법'을
        신설하였다.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 종교법에 의해 여성이 강간 피해를 입증하려면 신실한 이슬람
        교 남성 증인 4인을 확보해야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상 증인을 세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에 피해 여성이 오히려 간통으로 몰리고 최악의 경우 사형까지 선고받았다. 신설된 여성보호법에 따
        라 앞으로는 증인제도를 없애고, 고소인이 원할 경우 민간 법정이 형법을 적용해 강간 사건을 다루
        게 됐다.

        4. 영국, 여성성기절단도 망명 사유로 인정
        영국 정부는 정치적 탄압 외에도 아프리카 등지에서 음핵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는 여성성기절
        단과 같은 여성에 대한 폭력도 망명 사유로 인정하기로 했다. 영국정부는 지난 10월 시에라리온 출신
        여성의 망명 신청에 대해 모국에 돌아갈 경우 강제로 여성성기절단 의식을 받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망명자 지위를 부여하였다. 시에라리온에서는 90%의 여성이 성기절단을 당한다. 여성성기절단은 성
        적 즐거움을 박탈할 뿐만 아니라, 고통과 각종 질병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에는 정신분열 및 사망까지
        도 초래할 수 있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관습이다.

        5. 인도, 가정폭력방지법 신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하게 행해지고 있는 인도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가정폭력 방지를 법제화하
        였다. 신설된 가정폭력방지법은 가정폭력을 언어적, 성적, 감정적, 경제적 폭력으로 정의하고 있으
        며, 남편과 남편의 친척에 의한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 국가범죄기록
        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매 3분마다 여성에 대한 범죄가 발생하고,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기
        혼 여성 70%가 구타당하거나 성적 학대를 받는다고 한다.

        6. 미국 뉴저지 주, 산후우울증 검진 의무화
        미국 뉴저지 주에서는 산후우울증의 조기 발견, 치료를 위하여 산부인과 의료진이 산전 및 산후 산모
        에게 산후우울증을 검진하도록 법제화하였다. 이에 따라 주정부는 산모의 우울증 병력 조사, 우울증
        검진을 비롯해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상담전화도 개통하였다. 산후 여성의 80% 정도가 경험하는 산후
        우울증은 스트레스와 출산 후 호르몬의 불균형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7. 베트남,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국제결혼 규제 강화
        베트남 정부는 국제결혼을 가장하여 국민들이 해외로 인신매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법원에서
        결혼의 실질성을 심사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국제결혼을 신청하는 부부는 지방법원
        에 출석하여 각각 면접 심사를 거쳐야 한다. 국제결혼 명목으로 베트남 여성들이 싱가포르, 말레이시
        아 등에서 술집으로 팔려가거나, 한국과 대만의 남자와 결혼한 상당수의 베트남 여성들이 가족 등으
        로부터 학대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는 가운데 관련법이 제정되
        었다.

        8. 방글라데시 여성 빈곤퇴치에 앞장 선 유누스 박사, 노벨평화상 수상
        2006년 노벨평화상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과 은행의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가 공동 수상
        하였다. 그라민 은행은 ‘여성은 가족에게 필요한 지출을 하기 때문에 적은 액수로도 빈곤퇴치가 가능
        하다’는 신념으로 지난 20년 간 여성 고객에게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을 벌여왔다. 그 결과 방글라데시
        에서는 여성 교육률이 증가했으며, 모성 사망률 등이 감소했다.

        9. 유엔 사상 최초의 전원 여성 평화유지군 파병
        인도 정부는 여성경찰관 125명을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라이베리아에 파견하였다. 인도는 세계에 경
        찰관을 많이 파견하는 상위 10위 안에 드는 국가이지만, 전원이 여성으로 이루어진 경찰을 파견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며, 유엔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유엔은 분쟁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성 평화유지군을 장려해왔다.

        10. 칠레, 응급피임약 국가 무상 공급 실시
        칠레 정부는 모든 공공의료기관에서 14세 이상 여성에게 피임약과 응급피임약을 무상 공급하도록 결
        정하였다. 이에 따라 부모 동의 없이 피임약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모두 무료이다. 여기
        에는 응급피임약도 포함되며, 모든 공영건강센터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인 칠
        레에서 연령과 소득에 관계없이 여성에게 성적 결정권과 재생산 결정권을 준 이 획기적인 법령은 칠
        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미첼레 바첼레트 대통령이 2001년 보건부 장관 재임 시절 응급피임약을 합법
        화한 이후 5년간 쏟은 노력의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