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성의원, 의회에서 모유권 쟁취
        등록일 2003-03-16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수천명의 호주 여성들이 ’전쟁 반대’와 ‘여성 권리’를
        한 목소리로 외쳤댔기 때문인가? 호주 여성들이 또 하나의 '여성 권리'를 쟁취했다.
        3월 12일 호주 빅토리아 주의회가 그동안 허락하지 않았던 여성 의원들이 회기 중에
        의회 회의실에서 젖먹이는 것을 마침내 허락한 것이다.

        전 스키 세계챔피언으로 호주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고 현재 빅토리아주 노동당 소속
        커스티 마살 주의원이 생후 11일된 딸 샬롯에게 젖을 먹이다가 하원 의회에서 퇴장
        당하는 일이 발생했었다.

        그녀가 딸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모습과 젖먹이던 아가를 감싸 안고 주 하원 회의실
        퇴장당하는 장면이 TV뉴스에 방영되자 호주 여성 단체들과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
        되었고 신문과 라디오 토크쇼에서는 의회 회의실에서 젖을 먹이는 것이 허락되야
        하는지 아니면 허락되서는 안되는지 논쟁을 벌였다.

        한편 호주 모유먹이기 협의회(Australian Breastfeeding Association)는 “젖먹이
        아가들은 언제, 어느 장소에서나 젖을 먹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모유먹이기 옹호자(Breastfeeding Advocates)들 역시 “어찌됐든 젖먹이는
        엄마를 방해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메스컴에 등장하는 다른 주장들 역시 눈길을 끈다. 공공장소를 비롯한 모든
        직장에는 엄마들이 편안한 기분으로 애들에게 젖을 먹일 수 있는 장소가 따로
        마련되야 한다. 직장에서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애 젖먹이는 시간이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한다

        호주에서는 어느 공공장소에서나 엄마들이 아가에게 젖을 먹일 수 있다. 그런데
        마샬의원이 공공장소인 의회에서 쫓겨난 이유는 딸에게 젖을 준 행위때문이 아니라
        의원이 아닌 '이방인'(stranger)이 의회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하는 호주 의회법
        때문이다.

        146년의 아주 오래된 전통을 갖고 있는 그 의회법은 본래는 의회를 지키기 위해
        의회제도를 무너뜨릴려는 전제군주, 군 장성들과 같은 사람들이 의회에 허락없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할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이다. 즉 의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의회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빅토리아주 의회는 그 법을
        마샬 의원의 품에 안겨 젖을 먹고 있는 아가에게도 적용했던 것이다.

        한편 빅토리아 주(수도: 멜버른) 의회의 주요 정당들간의 토론을 거친 뒤 의회에서
        여성의원들이 의회 회의중에 젖 먹이는 것을 허락하는 법이 제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커스티 마샬의원은 “아가에게 젖을 먹이는 일이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것은 본인이나 다른 여성의원들에게 좋은 일이다.”

        빅토리아 주 의회에서 제정한 이 법은 여전히 여성의원들이 의회 회의중에 젖 먹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연방의회나 다른 주의회에 영향을 끼칠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