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여성과 여아들을 위한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
        등록일 2023-03-03

        영국의 여성과 여아들을 위한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

        임다혜 런던열대의학위생대학 국제보건/보건정책학 박사과정

        ○ 2021년 3월 런던의 번화가에서 사라 에버라드(Sarah Everard)라는 여성이 밤에 집에 가는 길에 경찰에게 납치된 후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위협에 대한 분노를 촉발시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 정부(UK Government)는 가로등과 보안 카메라의 수를 늘리기 위한 예산 증액, 클럽과 기타 야간 영업장에 잠복 경찰을 파견하는 시범 프로그램 등 밤길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 에버라드(Sarah Everard)의 강간 및 살인 혐의로 현직 경찰관이 체포되고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많은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가중되었고, 여성들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관들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었다. 해당 사건은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제도의 확대를 촉구하였고, 영국 내무성(Home Office)은 해당 제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 영국 내무성(Home Office)은 해당 사건을 계기로 영국의 우범지대에 가로등과 보안 카메라 수를 늘리고, 경찰력을 충분히 배치하고, 밤길 범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교육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2020년부터 시행된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는 54%의 여성이 밤에 버스와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고, 40% 이상이 낮에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안되었다. 2022년 해당 예산은 확대 되었고, 해당 제도에 대한 평가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본론에서는 영국에서 시행하는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의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해당 제도에 대한 평가 내용을 살펴본다.

        ○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 동향
        - 2019년, 영국 내무부(Home Office)는 “지속적이고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는(persistently and disproportionately affected residential areas)” 주거 지역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2,500만 파운드(한화 약 390억 원)를 ‘안전한 거리 기금(Safer Streets Fund)’에 지원할 것을 발표했다. 잉글랜드(England)와 웨일즈(Wales) 전역의 경찰국(Police and Crime Commissioners)은 각 구역의 상황에 맞는 문제 해결 접근 방식을 이용하여 범죄 예방을 위한 상황 개입에 최대 55만 파운드(한화 약 8억 6천만 원)의 자금을 입찰할 수 있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영국 내무부(Home Office)가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 대한 개입을 연장한 후, 35개 경찰서에서 입찰에 참여하여 52개 지역에 대한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를 실시했다. 내무부 장관(Home Secretary)은 2022년에 영국이 잉글랜드(England)와 웨일스(Wales) 전역의 지역사회에 5천만 파운드(한화 약 78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여 더 많은 지역에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 ‘안전한 거리 기금(Safer Streets Fund)’은 지역사회의 경찰, 지방 당국(local authorities), 교통경찰 및 적격한 지역 사회 단체에 지원되어 공공장소에서 여성과 여아에 대한 폭력, 이웃 간 범죄 및 반사회적 행동을 예방하는 데 사용된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사회에 CCTV와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키고 이러한 범죄가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활동을 확대한다. 예를 들어, 머지사이드(Merseyside) 지역의 대중교통 운전자와 관계자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위협행동에 대한 연수를 지속적으로 받아 범죄를 이해하고, 더 많은 승객이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위협이나 불편함을 느낀 승객은 해당 지역의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안전한 공간(Safe Space)에서 문자 메시지로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 이처럼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는 영국 전역의 거리에서 발생하는 스토킹, 성희롱, 성폭력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범죄를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에 대한 평가
        - 영국 내무부(Home Office)는 2023년에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제도는 현재까지 절도, 강도, 반사회적 행동, 여성과 여아에 대한 폭력 등 지역 범죄를 줄이기 위한 270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잉글랜드(England)와 웨일즈(Wales)의 경찰, 지방 당국, 교통경찰, 그리고 적격한 시민 사회 단체는 총 4회에 걸쳐 1억 2,000만 파운드(한화 약 1900억 원)의 기금을 지원받았다.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기금이 경찰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지역사회가 보다 안전한 장소라고 느끼도록 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은 지역 경찰이 안전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자물쇠, 카메라가 설치된 초인종 그리고 경보기를 설치하고 있다는 것을 지역사회에 알렸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대답했다. 이는 경찰을 신뢰할 수 없는 존재라고 인식했던 지역 주민들의 기존의 인식을 개선한 성공적 사례이다. 실제로 햄프셔(Hampshire) 경찰국장(Police and Crime Commissioner)에 의하면, 해당 제도 시행 이후 여성과 여아에 대한 반사회적 범죄가 45% 감소하였다고 한다. 
        - 또한, 해당 제도는 지방 당국(local authorities)과 경찰, 그리고 교통경찰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증진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안전한 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이해 당사자들의 협력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범죄율이 감소하고, 지역주민들이 이전에 비해 거리나 대중교통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여성과 여아에 대한 젠더기반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는 현재까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는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팬데믹의 영향이 감소하고, 거리에 사람들이 더 많아졌을 때에도 영국 전역의 ‘안전한 거리(Safer Streets)’ 제도가 효과적으로 시행될지에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 BBC. (2022.3.7), “Safer Streets Liverpool launched to make transport safer for women”, https://www.bbc.com/news/uk-england-merseyside-60645751 (접속일: 2023.2.17.)
        ■ GOV.UK (2022.7.25.), “Safer Streets Fund continues to make streets safer”, https://www.gov.uk/government/news/safer-streets-fund-continues-to-make-streets-safer  (접속일: 2023.2.20.).
        ■ GOV.UK (2023.1.11.) “Safer Streets Fund is building confidence in the police”  https://www.gov.uk/government/news/safer-streets-fund-is-building-confidence-in-the-police (접속일: 2023.2.20.).
        ■ The Wall Street Journal (2021.9.23.), “What Happened to Sarah Everard? The London Woman Whose Death Prompted a Safety Debate in the U.K.”, https://www.wsj.com/articles/sarah-everard-uk-11615823395 (접속일: 2023.2.17.).